책소개
생물학적 유행병이라는 폭넓은 주제를 설득력 있게 총망라한 이 책은 일촉즉발의 불안정성, 예측 불가능한 미래, 우리 모두의 문 앞에 숨어 있는 미생물 테러리스트에 대처하기 위한 가이드북이다. 점점 늘어나는 세계의 공장형 양돈장에서 이제는 조류 유형, 인간 유형, 돼지 유형이 모두 유전자 스와핑을 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급속히 진행되는 세계화와 살아 있는 모든 것을 사고파는 생물무역에 대해 총체적으로 다시 생각해야 할 시점이라고 경고한다.
▶ 이 책은 2010년에 출간된 《대혼란: 유전자 스와핑과 바이러스 섹스》(알마)의 개정판입니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21세기를 위협하는 생물학적 유행병에 대한 보고서
“우리는 지금 생물학적 시한폭탄을 끌어안고 있다.
성대한 바이러스 파티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그것은 바로 전염성이 매우 높은 병원 바이러스 감염으로, 재난 사태가 발생한 원인이다. (…) 손 씻기 지침을 무시하고, 가운 및 마스크 착용을 ‘망각’한 상태에서 처치를 하고, 크기가 큰 비말핵(droplet nuclei)을 통해 병원 감염이 일어날 수 있을 정도로 조밀하게 병상을 배치한 채 환자들을 병원에 잡아두는 데만 골몰하며, 격리해야 할 호흡기 질환을 무신경하게 치료하던 시절로 되돌아가는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기만을 간절히 바랄 뿐이다.”
_본문 353쪽(감염질환전문가 폴 탐비아, 2003년 《싱가포르 의학 저널Singapore Medical Journal》에서 ‘사스’에 관해)
구제역, 신종플루, 광우병, 조류독감, 사스 그리고 메르스까지…
평범한 바이러스는 어떻게 세계를 위협하는 살인마가 되었을까?
세계를 공포로 들끓게 한 조류독감, 광우병, 구제역, 사스 그리고 신종 플루를 기억하는가. 잊을 만하면 한번씩 찾아오는 이들은 지난 공포까지 되새기며 더 큰 불안을 불러일으켰다. 이 책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온갖 바이러스를 생물학적 ‘침입자’라고 말한다. 생물학적 침입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지면서 인류의 건강과 환경이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이 책 《바이러스 대습격》의 저자 앤드류 니키포룩은 머잖아 한계에 도달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조류독감이 유행하고 그것이 인간 유행병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은 인류가 추진해온 세계화가 본의 아니게 세계를 궁지에 몰아넣은 수많은 사례 중 하나에 불과하다.
1997년 홍콩에서 최초의 인간 감염 사례가 발생하면서 18명이 발병하고 6명이 사망한 뒤 홍콩 당국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2003년 12월에는 한국에서도 가금류에서 H5N1이 확인되었다. 같은 해 이미 사스의 대유행으로 공포는 최고조에 달했다. 당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었는가. 당국은 ‘안심’하라는 말을 끝없이 되풀이했지만 양계 소비는 큰 폭으로 떨어졌고, 사람들은 가벼운 오한, 발열, 기침에도 공포에 몸서리쳤다. 외출 시에는 마스크를 착용하며 가급적 사람이 많은 곳을 피하고 집에 돌아오면 잊지 말고 손발을 깨끗이 닦으라는 지침을 따르는 것 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한마디로 우리는 무방비 상태였다.
경제 행위의 일환으로 시도되는 모든 일에는 그에 상응하는 생물학적 거래가 수반된다. 이제는 곰팡이나 박테리아가 세계를 누비면서 눈에 띄게 불안정한 인간의 라이프스타일을 적나라하게 파헤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광우병이 버젓이 세계 시민의 대열에 합류하게 된 것은 국제무역과 방만한 권력 덕분이었다. 여행이 용이해지면서(아울러 무엇이든 식재료로 삼는 광둥성의 식습관에 힘입어) 비교적 게으른 바이러스에 속하는 사스까지 해외여행에 나섰고 결국 전염병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각국 병원의 심히 유감스런 현실을 만천하에 드러냈다. 침입자들은 가는 곳마다 원색적인 사회 비판을 퍼붓는다. 지난 20년 간 (조류독감부터 구제역까지) 600종이나 되는 가축 질병이 불안스럽게 만연한 것으로 보아 ‘가축 혁명’과 농업계에 만연한 규모 지상주의 사고방식이 과연 현명한 것인지 의심하게 된다.
문명과 함께 들어온 바이러스, 인류에게 해를 끼치는 모든 바이러스는 문명과 함께 시작되었다. 위대한 생태학자 찰스 엘튼은 50년 전에 이미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지금 세계 곳곳에서 모여든 수천 종의 유기체들이 한데 뒤섞여 자연에서 무시무시한 ‘전위’가 시작되는 역사적인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런 식의 난장판으로 말미암아 앞으로 ‘예기치 못한 비상사태’가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언했다. “인류에게 내린 최악의 저주는 환경이 아무리 끔찍해도 습관화되면 참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19세기의 한 저명한 병리학자는 이렇게 한탄했다. 또한 루돌프 피르호는 “개인의 생명이 불리한 상황에 처했다고 표출하는 것이 질병이라면 유행병은 대중의 불안 상태를 나타내는 지표임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생물학적 유행병이라는 폭넓은 주제를 설득력 있게 총망라한 이 책은 일촉즉발의 불안정성, 예측 불가능한 미래, 우리 모두의 문 앞에 매복해 있는 미생물 테러리스트에 대처하기 위한 가이드북이다.
우리에게는 여분의 침대와 장비, 백신이나 의약품을 생산할 ‘여분의 능력’이 전혀 없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기침과 재채기는 반드시 가리고 하세요’라는 식의 첨단 과학기술과 거리가 먼 저급 기술적 메시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가. 우리는 지금 시한폭탄을 끌어안고 살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성대한 바이러스 파티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 책속으로 추가 ●
5장 곰팡이한테 빼앗긴 찬장
“미래를 팔아서라도 단일 작물을 통해 손쉽게 재산을 축적하는 나라는 결국 파산할 수밖에 없다.” (…) 트와이츠 박사가 경고했던 파산은 커피녹병곰팡이인 헤밀레이아 바스타릭스라는 병원균의 형태로 현실화되었다. (…) 헤밀레이아 바스타릭스의 원산지는 아프리카다. 그런데 정작 고향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커피 작물과 다른 식물들 때문에 크게 성장할 수 없었다. 반면에 햇빛이 쨍쨍 내리쬐는 가운데 단일종의 커피나무가 줄줄이 늘어서 있는 실론 섬은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진수성찬이었다. (…) 나뭇잎에 내려앉은 포자는 성장하면서 나무의 생명을 빨아먹고 농포라고 하는 수포를 퍼뜨려 더욱 많은 포자를 만들어낸다. 한마디로 단일 품종 커피만 재배하는 통에 실론 섬 전체가 최고 효율을 자랑하는 곰팡이 번식 공장으로 변해버린 것이다._181~182쪽
6장 부활하는 탄저균
2001년에 일어난 탄저균 공격으로 미국은 발칵 뒤집혔다. 미국인 다섯 명이 사망하고 스물네 명의 시민(대부분이 우체국 직원)이 피해를 입었으며 수백만 명이 공포에 떨었다. (…) 그들은 이 사건을 아메리스랙스라고 불렀다. 탄저균 공격으로 미국의 우편 업무가 마비되었고, 생물전에 대비한 안보 대책에 그랜드 캐니언만한 구멍이 뚫렸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결국 미국 정부는 탄저균에 오염된 건물을 정화하느라 수천만 달러의 비용을 들여야 했다. (…) 아메리스랙스 사건을 통해 탄저균과 세균전, 인간이 제조한 침입자들의 놀라운 최신 진화 단계를 엿볼 수 있다. 탄저균은 지난 100년 동안 생물학적 극비 계획과 고차원적인 살인 방법을 연구하는 과학의 최전방에 서 있었다. 여기서 고차원적 살인이란 재산은 파괴하지 않은 채 재산의 소유주만 죽이는 살인 형태를 가리킨다._217~219쪽
7장 바다의 침입자, 콜레라의 자식들
콜레라는 1817년 국제 무대에 데뷔한 이래 세계를 일주하며 유행병을 여섯 차례나 일으켰다. 그때마다 이 침입자는 지리적 영역을 야금야금 넓혀가면서 사람들을 죽거나 병들게 만들었고 매번 점점 더 빠른 속도로 이동해나갔다. 1830년대에는 독일의 함부르크에서 출발해 영국 북부 지방에 도착하기까지 3개월이 걸렸다. 1948년 폴란드에서 병든 이민자들과 함께 증기선 일등칸에 오른 콜레라가 뉴올리언스에 도착하는 데는 겨우 7주가 소요되었다. 2002년이 되자 콜레라는 여객기의 오염된 기내식을 통해 단 몇 시간 만에 전 세계를 종횡무진으로 누빌 수 있게 되었다._265쪽
8장 진드기와 모기, 기후변화로 활개를 치다
겨울이 따뜻해지고 토지 용도가 미묘하면서도 흥미롭게 바뀌는 일이 늘어나면서 진드기 매개 질병이 유럽, 북아메리카, 아시아로 극악무도하게 밀고 들어가고 있다. 1970년대 이후 라임병에 감염된 검은다리진드기가 코네티컷 주 올드 라임 마을에서 출발해 미국의 47개 주와 캐나다의 몇몇 주를 거쳐 6개 대륙의 30개국으로 번져나갔다. (…) 그런데 요즘 들어 기후변화에 편승한 병원균이 라임 외에도 많이 늘어났다. 감염 질병이 가득 들어 있던 판도라 상자가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뚜껑이 다시 열린 것이다. 기후에 민감한 유명한 질병(실제로 모든 질병은 산악 등반가만큼 기후에 까다롭게 반응한다)으로는 웨스트나일바이러스같이 출현한 지 얼마 안 되는 침입자도 있고, 말라리아나 뎅기열같이 이미 옛날부터 치명적 위력이 입증된 질병도 있다._303~304쪽
9장 네메시스의 복수, 세계의 병원
따지고 보면 병원이란 병든 사람들이 가득한 곳이며, 몸이 편치 않은 사람들의 면역 체계란 공장형으로 사육되면서 노상 약물에 절어 있는 닭보다 나을 것이 하나도 없다. 실제로 사스는 야심에 불타는 침입자가 세계에 진출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병원에서 발견한 경우다. (…) 호흡기 바이러스가 세계에서 가장 혼잡한 응급실 병동을 나다니게 하는 것은 얼룩홍합 한 마리를 오대호에 던져넣거나 공장형 양계 시설에 조류독감을 잠입시키는 일이나 다름없다. (349쪽) 지금도 언론에서는 사스를 외인성 신흥 병원균처럼 묘사하지만 의료계에서는 냉정한 사실을 순순히 시인했다. 다시 말해서 사스는 순수하게 병원에서 만들어진 질병, 즉 병원 감염 전염병이라는 것이다._353쪽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들어가는 말
1장 닭장 속의 야만적 침입자, 조류독감
2장 종의 저글링, 글로벌 서커스
3장 가축 전염병으로 시작된 동물 대학살
4장 카니발리즘이 부른 인간 광우병
5장 곰팡이한테 빼앗긴 찬장
6장 부활하는 탄저균
7장 바다의 침입자, 콜레라의 자식들
8장 진드기와 모기, 기후변화로 활개를 치다
9장 네메시스의 복수, 세계의 병원
나가는 말 대대적인 사망의 시대를 위한 기도
덧붙이는 말1 지역 기반의 삶을 위한 찬가
덧붙이는 말2 병원 감염의 위험을 줄이는 14가지 방법
부록 참고 문헌·찾아보기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