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사십대 아빠가 십대 딸과 함께 떠나는 역사 여행!
1990년대 초부터 지금까지 '산하'라는 닉네임으로 지금까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역사 이야기꾼, SBS CNBC 김형민 PD가 딸에게 담담하게 들려주는 옛날이야기 『딸에게 들려주는 역사 이야기』 제1권. 2015년부터 지금까지 주간지 《시사IN》에 연재 중인 내용 가운데 2016년까지 연재한 100여 개의 이야기를 새롭게 정리해 모두 두 권의 단행본으로 나누어 엮었다.
그동안 너무 접해서 지겨울 법한 성웅 이순신 이야기에서는 거북선을 타고 일본군을 무찌르는 성웅의 모습이 아닌 아들을 잃고 통곡하는 아버지의 슬픔, 부하도 무기도 없는 해군 총사령관으로서의 어려움에 눈을 돌리고, 6월 항쟁을 이야기하면서는 평범한 사람들의 어떤 행동이 그런 큰일을 가능하게 했는지 실감나게 들려주고, 과거에 일어났던 세월호와 같은 참사에 대해 이야기하는 등 손을 뻗으면 입김이 닿고, 목소리가 들리는 것처럼 생생하게 우리의 역사를 딸에게 이야기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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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똑똑, 역사를 노크합니다
사십대 아빠가 십대 딸과 떠나는 역사 여행
627년의 검군과 2017년의 윤석열
627년, 진평왕(제 26대 왕)이 다스리던 신라는 전쟁과 기근에 허덕이고 있었다. 백성은 말할 것도 없고 낮은 벼슬아치들까지 배를 곯는 처지였다. 나라의 곡식을 관리하는 창예창唱?倉의 관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한자리에 모인 창예창 관원들 중 한 사람이 목소리를 낮추면서 말했다. “나라도 나라지만 당장 내 식구들 끼니가 더 걱정이네. 우리 이 창고의 곡식을 나누세. 우리만 입을 다물면 돼. 기록도 우리가 하고 집행도 우리가 하는데 못 할 일이 뭔가.” 창예창의 곡식을 빼돌리자는 말에 둘러앉아 있던 모두가 아연실색했지만 결국은 계획을 완성하고 역할 분담까지 끝냈다. 하지만 뜻밖의 장애물에 부딪힌다. 검군劒君이라는 사람이었다. “나라의 곡식을 사사로이 챙길 수는 없네.” 갖가지 회유와 설득 앞에서 웃음을 지었다던 검군은 결국 동료들이 준 독이 든 음식을 먹고 죽어갔다.
지난 18대 대통령선거 때 이 나라의 정보기관이 선거에 개입해서 야당 후보를 헐뜯는 댓글을 달고 일반 국민에게도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협박을 퍼부었다. 검찰은 수사에 들어갔지만 곧 벽에 부딪치고 만다. 장관부터 검사장까지 수사를 가로막느라 눈에 핏발이 섰고, “야당 도와줄 일 있냐?”는 윽박지름이 난무했던 것이다. “나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습니다”라고 부르짖던 한 엘리트 검사는 변두리로 쫓겨나 한직을 전전해야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불의는 오래가지 않았다. “굽은 건 저들이고 곧은 건 저인데 제기 되레 도망간다면 장부가 아니다”라는 검군의 마음으로 버틴 덕일까. 정권과 검찰 상층부로부터 노골적인 ‘디스’를 당하던 검군 같던 이, 윤석열 이천지청장은 서울중앙지검장이라는 요직으로 금의환향했다. 역사는 그렇게 새롭게 단장하고 우리 곁으로 다가선다.
잃어버려서는 안 되는 100여 꼭지의 역사 조각들
1990년대 초 PC통신 〈하이텔〉에서 온라인 글쓰기를 시작해 ‘산하’라는 닉네임으로 지금까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역사 이야기꾼 김형민(SBS CNBC PD)은 2015년 초부터 주간지 《시사IN》에 ‘딸에게 들려주는 역사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다. 《딸에게 들려주는 역사 이야기》(전2권)는 이 중 2016년까지 연재한 100여 꼭지(1권 50꼭지, 2권 47꼭지)를 새롭게 손본 책이다.
딸에게 담담하게 들려주는 저자의 옛날이야기는 거창하지 않다. 너무 흔해서 지겨울 법한 이순신 이야기에서는 거북선을 타고 일본군을 무찌르는 성웅의 모습이 아닌 아들을 잃고 통곡하는 아버지의 슬픔, 부하도 무기도 없는 해군 총사령관으로서의 어려움에 눈을 돌린다. 민주주의의 초석을 닦은 6월 항쟁 이야기에서는 너무나도 평범한 사람들이 어떻게 그런 큰일을 감행할 수 있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이 같은 관점 아래 저자는 ‘다이나믹’하게 펼쳐지는 대한민국의 일상에서 잃어버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과거의 조각들을 아들과 딸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 우리의 앞길을 알기 위해서는 지나온 길을 돌아볼 줄 알아야 한다는 믿음으로 역사 속 여러 장면들을 되살려 2017년 대한민국을 곱씹는다.
‘오래지 않은 과거’와 ‘오래된 과거’의 교차
저자는 각 꼭지마다 ‘옛날’과 ‘오늘’을 교차시켜 역사가 단순히 옛날이야기만이 아니라는 점을 되새기게 한다. “이런 게 역사라는 거야. 오늘 일어나는 일은 비슷하게라도 일어났던 일이야. 똑같지는 않더라도 말이야.”
한국전쟁과 세월호의 비극을 ‘7시간’이라는 키워드로 교차시킨 꼭지는 역사를 보는 저자의 이 같은 관점이 두드러진다. 1950년 6월 25일 새벽 3시경, 북한 인민군이 국군의 뒤를 찌르기 위해 강릉 근처 정동진에 기습 상륙했다. 그러나 이 절체절명의 순간에 육군참모총장 채병덕은 전날 미군 군사고문단과 가진 술자리 후 새벽 2시에 귀가한 터라 인사불성이었다. 작전국 책임자였던 장창국 작전국장의 집에는 전화가 없어서 연락이 닿지 않았다. 급하게 찾은 신성모 국방부장관의 비서실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장관님은 영국에서 오래 살았기 때문에 일요일에는 아무도 만나시지 않고 전화도 받지 않으십니다.” 덕분에 국방부장관과의 연락은 전화가 아닌 대면으로 진행해야 했다. 그렇다면 이승만 대통령은? “경회루에 낚시 가셨습니다.” 결국 대통령에게 보고한 시간은 오전 10시 30분이었다. 전쟁의 첫날 7시간은 그렇게 한심하게 지나갔다. 대통령에게 보고되는 데만 7시간이 걸린 것이다.
세월호라고 다를까. 모든 국민이 당일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생생하게 떠올리는 2014년 4월 16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무엇을 했는지 정확히 밝히지 못했다. 수십 차례 보고를 받았다는데 기계적인 지시 몇 마디가 다였다. 그 외 어떤 대처를 했는지는 묵묵부답인 가운데 아이들이 배 안에 갇혔음을 5000만 국민 가운데 가장 늦게 알아차린 이가 되었다. 게다가 최근에는 보고 시점 조작 의혹까지 제기된 실정이다. 최초 보고가 10시가 아닌 9시 30분이었다는 것이다. 이런 무책임한 나라가 나라일 수 있을까? 이런 어이없는 지도자가 지도자일 수 있을까?
모든 일의 풀림과 헝클어짐은 그 일의 시작점에서 비롯되게 마련이다. 하물며 전쟁이나 그에 준하는 대재앙을 만났을 경우 첫 출발점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상상하기 어려운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재난을 맞은 국가 지도부의 부실한 대응은 그 자체로 재앙이다. 한국전쟁과 세월호는 이 같은 역사의 진리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역사다.
평범한 사람들의 최선을 다한 삶이 만든 역사
1988년 한 주부가 밤에 길을 가다가 대학생들에게 성추행을 당할 위기에 처했다. 그 주부는 입 안에 들어온 대학생의 혀를 깨물었다가 그게 죄가 돼서 구속되었다. 여자가 술을 막고 식당을 경영하고 밤늦게 혼자 다니는 행위를 ‘무슨 일을 당해도 싸다’고 여기던 당시의 분위기가 투영된 판결이었을까. 하지만 사람들은 이 말도 안 되는 판결에 불복해 움직였다. 데모도 하고 소리도 지르고 판사를 윽박지르기도 했다. 그 덕분에 판결은 뒤집혔다. 문제를 문제로 봤던, 그래서 바로잡고자 행동했던 평범한 이들이 최선을 다한 결과였다.
‘백주의 테러는 테러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이가 있었지만, ‘탁! 치니까 억! 죽었다’고 강변하는 이가 있었지만, 평범한 이들의 힘으로 일군 2016년 11월과 12월의 광장은 그래도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웅변한다. 역사는 ‘특별하지 않을지라도 결코 빛나지 않을지라도’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했던 이들이 살아낸 삶의 총합이다. 저자가 딸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들려주는 역사 이야기에는 이 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힘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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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정보
● 딸이 아빠에게 쓰는 편지
01_우리는 120년 전의 병신년과 다를 수 있을까
02_“몸을 팔았다고? 너희는 나라를 팔았다”
03_‘금수저’ 김경징과 ‘흙수저’ 강진흔
04_굽기보다 곧기를 택한 검군 그리고 검사 윤석열
05_관동대학살 때의 일본인과 만보산 사건 당시 조선인의 광기
06_암태도의 서태석, 송곳 같은 인간
07_친일파 경찰 음모를 폭로한 백민태
08_재벌 가문이 소환한 평강공주 이야기
09_재상 이장용, 쿠빌라이에게 결연히 맞서다
10_돌아온 3월, “대한독립 만세”
11_숙부를 때려죽인 홍윤성, 그러나 ‘공신’이라는 이유로 면책
12_생명을 살리고 죽인 두 얼굴의 과학자
13_총리에서 국회의원까지, 특혜를 제도로 아는 사람들
14_임시정부는 정부가 아니다?
15_스무 살 노동자 문송면의 눈동자를 삼키다
16_무산자, 여성 …… ‘우리에게도 투표권을 달라’
17_아들 권오설을 빼앗긴 아버지의 슬픈 춤
18_관제 폭력배?어용 시위대의 끈질긴 역사
19_연좌제, 후쿠자와 유키치의 비웃음이 들린다
20_박정희에 결코 굴복하지 않았던 신학도들
21_〈님을 위한 행진곡〉이 불편한 사람들
22_개발 논리에 흔적도 없이 사라져가는 ‘흥수아이’들
23_구의역 청년, 그 죽음이 헛되지 않으려면
24_평범한 사람들이 1987년 6월을 달구다
25_섬마을 교사, 그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26_후지무라 신이치, ‘과거와 현재의 대화’를 왜곡하는 사람들
27_“영국은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
28_‘김일성 외삼촌’이면 독립운동도 인정 못 해?
29_조선판 사드 논란 ‘모문룡 사건’
30_“민중은 개돼지”라던 나 아무개 씨를 위한(?) 상소문
31_“사드 말고 대책이 있냐”라고 묻는 너에게
32_역사 속 ‘미러링’이 건네는 고민거리
33_이화학당의 배꽃은 홀로 피지 않는다
34_헌법의 의미를 끄집어내고 윤을 낸 김제동
35_여자 국가대표 선수들, 고생했어요
36_서영춘, 배삼룡, 구봉서 …… 그 코미디언들은 왜 넘어지기만 했을까
37_이임보와 왕진이 전하는 망국신의 그림자
38_황우석 연구소를 고등학생에게 추천하는 공공기관이 있다. 아직도
39_백남기 씨는 왜 그런 삶을 살았을까?
40_백남기 씨 사인 논란으로 본 ‘전문가’의 민낯
41_김제동이 실추했다는 ‘군인의 명예’는 어디에?
42_니시와 우라누스, 그런데 정유라는?
43_정난정, 진령군, 최순실 …… ‘순수한 마음으로’ 나라를 망친 그들
44_2016년 겨울, 우리에게 닥쳐온 ‘발미’
45_영화 〈자백〉, 고문의 현존을 증명하다
46_오뚝이 김종필, 역사에 죄를 짓네
47_한국전쟁 때도 7시간이 문제였다
48_최후의 20세기 인물, 피델 카스트로
49_왕을 죽게 한 비선, 나라를 망친 애국심
50_‘어둠의 세력’, 6월 항쟁의 열기를 ‘지역감정’으로 잠재우다
● 참고문헌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