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박학진 장편소설 『칼의 춤』제1권. 검무로 조선 권력을 뒤흔들었던 운심의 일대기를 그린 소설이다. 이 책의 주인공 운심은 비록 몸을 팔지만 마음만은 팔지 않는 여인이다. 남정네들 속에 묻혀 살아야만 했던 조선시대 여인의 한과 얼이 숨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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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1. 책 소개
연아가 스물에 장안에 들어가
가을 연꽃처럼 춤을 추자 일 만 개의 눈이 서늘했지.
듣자니 청루에는 말들이 몰려들어
젊은 귀족 자제들이 끊일 새가 없다지.
중국 상인의 모시는 눈처럼 새하얗고
송도 객주의 운라 비단은 그 값이 얼마인가?
술에 취해 화대로 주어도 아깝지 않은 건
운심의 검무와 옥랑의 거문고뿐이라네.
煙兒二十入長安 一舞秋蓮萬目寒
見說靑樓簇鞍馬 五陵年少不曾閒
胡商苧布白如雪 松客雲羅直幾金
醉興纏頭也不惜 雲心劍舞玉娘金
2. 출판사 리뷰
참새가 뜻을 품고 오동나무에 둥지를 틀고
천년을 살아도 봉황이 되는 것은 아니니라.
검무로 조선 권력을 뒤흔들었던 운심의 일대기를 그린 소설 『칼의 춤』. 조선 명기로 이름을 날린 운심은 역사 속에 등장하는 단순한 인물이 아니다.
“백세를 산들 강건한 때 얼마이며
봄 한철이라 한들 맑은 날 얼마이랴.
이렇게 만났으니 마다말고 취하여
남도의 서글픈 이별가나 듣세나.”
『칼의 춤』에는 몸을 팔지만 마음만은 팔지 않는 여인의 애틋함이 서려있다. 또한 남정네들 속에 묻혀 살아야만 했던 조선시대 여인의 한과 얼이 숨겨 있다.
“화창한 봄기운이 꾀꼬리울음을 재촉하고
맑은 햇살은 개구리밥 위에서 파랗게 구르는데,
문득 들려오는 옛 노랫소리에
고향 돌아가고픈 생각에 손수건에 눈물 적시네.”
운심의 칼춤을 바라보는 이라면 누구라도 그 아름다움에 도취되어 본인의 생명도 버릴 수 있는 강한 중독성을 가지고 있었다. 꿈에서조차 잊을 수 없는 운심의 검무는 가히 마약과도 같았다.
“근래 안부를 묻습니다. 임은 잘 계신지요.
달 비친 비단 창가에 제 슬픔이 깊습니다.
만약 꿈속 혼이 다닌 길에 자취가 남는다면
임의 문 앞 돌길이 반쯤은 모래가 되었을 것이옵니다.”
운심은 중국의 서시와 양귀비, 조선의 황진이를 뛰어넘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운심의 동작 하나하나에 남정네들의 감탄이 온 도성을 가득 메웠다.
“내가 매일같이 책을 읽는 것은
누구의 스승이 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다만 그대를 위한 시를 짓기 위해서이라.
내가 매일 뒷산의 꾀꼬리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그의 소리가 듣기에 좋아서가 아니라
오로지 그대의 목소리를 잊지 않기 위함이라.”
운심은 뛰어난 춤꾼이었지만 도도한 정신을 가진 협기였다. 힘깨나 쓰는 왈패들의 장단에 춤을 추지 않았으며, 올곧지 못한 사대부의 부름에 칼춤을 보이지 않았다. 운심은 그 누구를 원망하거나 갈망하지 않고 생을 마감했다.
“어느덧 미인도 늙어
뭇사람과 애끓는 이별하고
평생 아름다운 곳을 원했으나
결국 황진이처럼 무덤에 몸을 의탁했을 뿐,
적적한 꽃밭에서 새들이 우는 것은
그대 넋이 화한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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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정보
서
동문고개
응천교방
기예시험
단오경연
비사
뇌우
해어화
매화기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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