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백인 사위와 한국인 장모의 가슴 따뜻한 모험담!
『마이 코리안 델리』는 문예지 편집자 백인 사위와 세상풍파를 헤치며 살아온 한국인 장모가 뉴욕 한복판에 이민자들의 전유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델리, 일명 편의점을 함께 운영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다. 문학잡지 ‘파리리뷰’의 중견 편집자로 여유로운 직장 생활을 즐기던 저자는 처가살이를 시작하며 처가의 낯선 문화의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가던 중, 한국인 부인의 제안으로 한국인 타이슨이라고 불리는 장모와 함께 브루클린의 델리를 운영하게 된다. ‘속물 백인’에서 델리를 운영하며 변화한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 문화충돌, 삶의 진정한 가치에 대해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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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난, 달라졌다.
코리안 델리는 나를 더욱 나다운 사람으로 변화시켰다!
고상한 문학가 백인 사위와 세상풍파를 헤치며 살아온 한국인 장모의 좌충우돌 델리 운영기!
유유자적 예술에 푹 빠져 지내던 문예지 편집자 백인 사위, 세상풍파를 헤치며 살아온 권투 챔피언 같은 한국인 장모와 함께 뉴욕 한복판에 이민자들의 전유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델리(편의점)를 차리다!
≪마이 코리안 델리≫는 이 무모하고 불가능해 보이는 프로젝트를 통해 저자가 느낀 가족, 사랑, 문화 충돌, 돈, 문학에 대한 다큐멘터리이자, ‘고상한 속물 백인’에서 ‘명예 한국인’으로 다시 태어난 남자의 감동 드라마이다.
전형적인 청교도 집안의 인류학자 아들로 태어난 보스턴 출신의 벤 라이더 하우. 명망 높은 문예지 에서 중견 편집자로 여유로운 직장 생활을 즐기던 그는 집 장만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한국인 타이슨이라고 불리는 장모네에서 잠시 처가살이를 시작한다. 장인과 속옷까지 나눠 입게 되는 처가의 낯선 문화에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가던 중, 한국인 부인의 제안으로 오직 행동뿐인 장모와 함께 브루클린의 델리를 운영하면서 가족, 문화 충돌, 삶의 진정한 가치에 대한 탐험을 시작한다.
1부는 이민자 사업가 태도로 똘똘 뭉친 장모와의 삐걱거림, 좁은 가게 안에서 부딪치는 괴짜 죽돌이 단골들과의 기싸움, 조폭 같은 도매상과의 줄다리기 거래, 법령 단속반까지 매일매일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사건들에 위트와 유머를 버무린 배꼽 빠지는 일화들이 가득하다. 반면 2부는 델리를 운영하면서 변화한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세상과 타인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으로 자신에게 큰 영향을 끼친 주변 인물들(케이, 드웨인, 조지)을 이야기하며 가슴 따뜻한 감동을 선사한다.
뉴욕의 델리(배추)를 톡 쏘는 양념(한국인 처가)으로 버무려 발효(맨해튼 문학)시킨 ‘김치’ 같은 백인 사위와 한국인 장모의 고군분투 ‘델리’ 도전기!
이 책의 작가 벤 라이더 하우는 역사와 교육의 도시, 보스턴의 문화인류학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사립기숙학교에서 교육을 받으며 어쩔 수 없는 백인 중산층으로 자랐고 미국에서 제일 재미없는 학교로 뽑힌 바 있는, 시카고 대학에 들어갔다. 그리고 거기서 한국인 아내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런데 이민자 1.5세인 아내는 장학금과 학자금 대출까지 받으며 법학 대학원을 거쳐 잘나가는 변호사가 되었지만, 작가 자신은 법정최저임금에 가까운 봉급을 받으며 문학잡지에서 유유자적 예술에 푹 빠져 지낸다.
문예 편집자와 델리 주인을 오가는 요절복통 이중생활!
에서 중견 편집자로 5년째 일하며 슬슬 직업에 권태가 찾아올 무렵, 월세도 절약할 겸, 잠시 처갓집에 들어가 살기로 한다. 그런데 돈이 모이자 이런저런 궁리를 하게 되면서, 덜컥 델리를 하나 인수해서 호랑이 같은 한국인 장모와 동업을 하기에 이른다. 낮에는 뉴욕의 중심 맨해튼에서 예술을 논하고, 저녁에는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브루클린에서 구멍가게와 씨름하며, 밤에는 쓰레기매립지가 위치한 교외지역 스태튼아일랜드에서 이민자 식구들과 복닥거리면서, 벤 라이더 하우는 인생의 중대한 국면 전환을 맞는다.
이민자 한국인 vs 미국 중산층
실제로 미국으로 이민 간 한국인들은 주로 식료품점(혹은 세탁소)을 운영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미국 문단에서도 인정을 받은 한국인 2세의 작품들, 이창래의 ≪영원한 이방인≫이나 수키 김의 ≪통역사≫에서도 한국인 부모들은 모두 식료품점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러나 무겁고 비극적인 이들 소설의 색채와는 정반대로, 이 책은 뉴욕의 한국인 가게의 모습을 코믹하고 밝은 모습으로 그리고 있다. 물론 진한 페이소스를 바탕에 깔고 있는, 건강한 깨달음의 웃음이다.
이 책을 읽으며, 한국인들의 세련되지 못한 모습을 비하했다고 분노할 독자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작가는 미국 중산층의 위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포복절도할 입담을 과시하고 있다.
자신과 타인의 삶을 뒤돌아보게 하는 선물
원래 ‘델리’는 선물이었다. 저자의 아내, 한국인 이민자 가정의 딸이 어머니의 희생에 델리(편의점)을 사드리는 것으로 보답하려고 했던 것이다. 그러나 사태는 복잡해지고 사업은 삐걱거리기 시작하고, 델리의 단골고객들을 만나면서 자신의 삶에 대해 돌아보는 계기를 갖는다. 이 책은 가게의 어지러운 생태를 따라가며 서로 다른 계층의 인물들이 함께 일하는 모습을 그린다. 그 차이는 서울과 뉴욕 브루클린, 청교도의 뉴잉글랜드 차이만큼이나 멀다. 델리를 소유한다는 것은 모두에게 전환적 경험으로 작용하고, 저자 자신 또한 가족을 구원하려고 애쓰면서 사회계급, 인종간 결혼, 점점 외국적이 되어가는 미국 뉴욕의 삶 등을 살피며 변화한다.
추천의 글
“문학편집자 생활이 ‘가공’ 같이 느껴졌고 편의점 운영이 ‘해독제’가 되어주었으면 했다고 썼는데, ‘진정한 뉴욕’이라는 낭만적인 관념을 추구했던 건가요?”
“계급이나 문화의 차이를 초월할 수 있었던 거냐고 묻는 거라면, 그렇진 않습니다. 그보다는 더욱 나다운 사람으로 변화시켜 주었달까요.”
- 작가 인터뷰 중에서
뉴욕 이민자들의 소규모 사업장에 대한 고통과 환희의 연대기. 타인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배꼽 빠지는 일화들을 늘어놓는 이 책과 사랑에 빠지지 않기란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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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편없던 가게 점원, 뛰어난 작가가 되다. 뉴욕의 구질구질한 소규모 사업장(문예지 그리고 편의점)에서 흥미진진한 경험을 쌓고, ‘속물 백인’에서 ‘명예 한국인’으로 다시 태어난 남자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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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터치로 문학, 인종, 계급, 가족 같은 현실적 문제를 다루며, 자기비하의 유머로 독자를 즐겁게 하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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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구멍가게에서 ‘구원’을 찾은 백인 문학편집자의, 마음 따뜻하게 해주는 모험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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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코리언 델리는, 예상했던 대로 한국인 델리에 대한 내용이었다. 하지만 또한 사랑, 문화충돌, 가족, 돈, 문학에 대한 것이기도 하다. 더구나 매우 재미있고 통렬하기까지 하다. 그러니 슬림짐 육포와 비타민워터 한 병을 들고 앉아서 즐겨보시길.
-A. J. 제이콥스, ≪한 권으로 읽는 브리태니커≫ ≪성경 말씀대로 살아본 1년≫ 저자
벤 라이더 하우는 이 책을 ‘김치’로 만들어놓았다. 이 멋진 한국 음식처럼, 세속적 재료(배추/브루클린의 가게)를 톡 쏘는 양념(한국인 처가)으로 버무려 자연스럽게 발효(맨해튼의 문학)시켰다. 그 결과는 강력하고도 놀랍다.
-P. J. 오루크(언론인)
책속으로 추가
전형적인 복권 손님은 또 어떻고. 아침에 집을 나오자마자 버스에 칠 뻔하고 보니 버스 번호판 네 자리 숫자가 자기 어머니 생일과 똑같다. 그러자 옛날 어머니가 살던 동네의 가게에 가서 어머니가 살던 아파트 층수(9), 어머니가 가장 좋아했던 인물인 존 F 케네디가 죽은 년도(63), 어머니가 제일 좋아한 나머지 보다 돌아가신 텔레비전 프로그램 를 방영하던 채널(2)을 조합해 복권을 긁는다. 이렇게 확고한 목표의식을 지닌 가슴 찡하고 감성적인 이벤트를 수행하는 사람이 이것저것 사는 방탕한 쇼핑도 함께 일삼을까? 전혀 아니다. 그들은 숫자들을 몽땅 조합해 열여섯 장쯤 복권을 긁고 나선 계산대 옆에 놓인 오렌지를 멀뚱멀뚱 살핀다. “과일이 많이 묵은 것 같네.” 등의 촌평을 날리다, 퍼뜩 하나에 35센트나 한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는 인상을 찌푸리며 뱃속을 찌르는 허기에도 불구하고 또 복권을 달라고 한다. 이번엔 3과 5를 이용한 갖가지 조합으로 긁어본다. 그 와중에 다른 손님이 지나다니지 못하게 통로를 막고 선 것은 물론, 음량을 잔뜩 키운 휴대전화로 온 가게가 울리도록 통화를 한다.
“뭐라고? 뭐라고?”
어떤 복권 손님들은 아주 괴팍하고 요구사항도 많다. 그래서 내가 별명을 붙여주었다. 투덜이, 빽빽이, 휴지(화장실 휴지에다 번호를 갈겨써 입력해달라고 준 손님).
-가루담배 135쪽
맙소사. 나는 탄식을 내지른다. 한국 여자들은 다 이런가? 성실한 딸, 아내, 어머니 노릇을 하면서 힘든 일까지 하는 것으론 성이 안 차나? 친척들을 위해 집을 하숙으로 만든 것도 모자라, 꽃꽂이 수강에, 교회 성경 교사에, 한국 음식 요리 비법(물론 엄격한 채식주의에 기반해서) 숙달까지 동시에 해치워야만 만족하는 건가?
대화를 나누는 동안 개브가 창고에 두었던 낡고 우중충한, 어깨에 뽕 넣은 재킷과 무릎까지 오는 회색 치마를 꺼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어휴, 당신은 얼마나 끔찍했는지 기억 안 나는가 본데. 나는 기억한다고. 하루에 열일곱 시간씩 창문도 없는 사무실에서 계약서를 검토하고 밤에 집에 오면 수돗물에 밥 한 덩이 말아 먹고 잤잖아. 주말에는 내내 잠만 자다가 월요일 아침이면 그대로 일어나 사무실 가고. 사람 사는 게 아니었어.”
“혹시 증거 있어? 어디 적어놓기라도 했냐고. 정말 솔직하게 말하는 건데, 나는 전혀 그렇게 기억이 안 돼.”
좀비를 세뇌시키는 게 차라리 쉽겠다. 훼방을 놓으면 어떨까. 면접 본 은행에 전화를 해서 개브가 망해가는 델리를 운영하고 있다고 고자질하는 거다. 가게 하나도 건사 못하는 사람을 누가 뽑겠는가?
“이건 미친 짓이야. 당신 어머니랑 똑같이 굴고 있잖아.”
-무리들 231
“뭐가 좋아? 점박이 아니면 줄무늬?”
케이가 트로얀 콘돔 상자를 들고 묻는다.
“손님들이 뭘 더 좋아하지?”
돌아버리겠다. 이 여인은 자기 딸과 거의 사춘기 때부터 사귀어온 내가, 이 모든 사람들 중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제일 잘 안다고 생각하는 걸까? 나는 콘돔을 낚아채 두 종류 다 U보트에 던져 넣는다.
“다음으로 가죠.”
케이는 어깨를 으쓱하고 만다. 다음은 애완동물 먹이다. 여기선 별 일 없겠지. 그러나 내가 등을 돌리자마자 케이가 고양이 배설판 커다란 묶음 몇 개를 끙 하고 들어 U보트에 올린다.
“어라, 그러시면 안 되죠. 제가 할 일이란 말이에요.”
고양이 배설판은 젖은 깔개만큼이나 무거운데다 딱히 잡을 손잡이도 없다. 케이가 한국 슈퍼에서 집까지 힘겹게 들고 오는 40킬로그램 쌀 포대만큼이나 허리 건강에 위험하다. 하지만 너무 늦었다.
“다 했어.”
케이는 대신 옆 구역으로 얼른 뛰어가서 종이 행주를 가져 오라고 부탁한다. 휴우. 바운티 휴지 제품만 한 구역 전체를 차지하는데, 머리 위로 번쩍 들어올리면 대단해 보여도 실은 마시멜로처럼 가볍다. 내가 그러는 사이, 케이는 또 무거운 제품들을 담아나간다(고양이 먹이엔 뭘 넣는지 납덩이보다 무겁다). 난 결국 별 도움이 못 되나보다.
이런 상황이 반복된다. 케이는 누가 도와줄 때까지 30초를 못 기다리고 상당한 무게와 크기의 뭔가를 직접 옮기는 것이다. 이렇게 잠시도 가만히 못 있는 사람은 처음 본다. 가족들 전부 말리려 애를 쓰지만, 옆에서 꼭 붙들고 있지 않는 한 불가능한 일이다.
-노동의 소외 279쪽
드웨인은 가게에 총을 가지고 온다. 가게 인수 초기였는데, 늘 그렇듯 드웨인이 거칠게 놀던 시절 무용담을 들려주고 있었다. 포크로 어떤 남자의 뺨을 찍은 이야기를 막 끝내고 나서였다.
“그럼, 벤은 뭘 가지고 다녀?”
“가지고 다니다니?”
“호신용 무기 말이야.”
나는 당황스럽다(얼굴에 박힌 포크의 모습만 머릿속에 선명했다). 가게에서 일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데다, 신경 쓸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닌 때에 호신용 무기 같은 것을 생각해 보지도 못했다(지금 돌이켜보면 좀 이상하지만). 쿠어스 라이트 됫병 가격도 외워야 했고 졸음을 쫓으려면 기운 차릴 것도 필요했다. 하지만 무기 같은 건 생각조차 못해본 순진한 남자로 얕보이기는 싫었다. 그래서 “오늘은 깜빡.”이나 “샐러드용 포크.” 비슷하게 뭐라고 중얼거렸으나 드웨인은 즉각 “아무것도.”로 알아들었다.
드웨인은 기함했다. 마치 재개발로 평화롭기 짝이 없게 바뀐 브루클린이 아직도 한창 교전 중인 내전 지역이라도 된다는 투였다. 조만간 가게에 강도라도 들 것 같았다. 강도가 드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몇 번 드느냐가 문제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순순히 내줄 것인가, 드웨인 식으로 대처할 것인가. 그 결과는 즉시 ‘전국 델리 강도 연합’인지 뭔지에 보고되어, 그들의 ‘밥’이 될 것이냐 아니면 어쩌다 한 번씩만 털릴 것이냐가 결정된다. 무기 준비를 안 하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럼, 드웨인은 뭘 가지고 있는데”
나는 물었다. 꼼꼼한 성격에 걸맞게, 드웨인은 영화 의 로버트 드니로도 오싹해질 무기 목록을 하나하나 읊었다.
“곤봉, 별 모양 표창, 대형 칼, 사슬 채찍, 쌍절곤, 후추 스프레이…….”
이어 마지막에야 생각이 난 것처럼, 권총을 슬쩍 덧붙인다.
-문제적 점원 30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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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정보
1부
보온 진열대 | 투고 더미 | 장소가 제일 중요해 | 너무 무리하진 마시고요 | 아마추어들 | 유령 | 도넛의 제곱근? | 사고 | 가루담배 | 모시게 되어 기쁩니다 | 노동은 공짜이어라 | ㅋ은 쿠키 | 사망 무덤
2부
무리들 | 벌거벗은 욕망 | 노동의 소외 | 문제적 점원 | 내일은 사랑할 거야 | 희귀한 고양이 | 위험 요소 | 코스타리카 | 스스로 해내기 | 문을 닫을 때 | 내가 왜 브루클린을 떠나
지은이의 말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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