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귀양지에서 옛 조선의 한 선비는 노래했다. “옥에 흙이 묻어 길가에 버리시니, 오는 이 가는 이 흙이라 하는고야, 두어라 알 이 있을지니, 흙인 듯이 있거라” 왕에게 버림받은 가운데에서도 선비의 기상을 잃지 않으려는 처연하지만 의연한 자세이다. 하지만 이보다도 2천여 년 전에 중국 땅에서는 흙을 털어 옥이 되는 순간에 오히려 흙으로 돌아간 선비가 있었다. 바로 장자방이 그 주인공.
한고조 유방을 도와 항우를 꺾고 한나라 시대를 연 일등공신 장자방. 하지만 그는 “봄 매화와 가을 국화는 피는 때가 다르다”는 말을 남기며 천하통일 후 일등공신의 부귀영화를 뒤로 하고 역사의 무대에서 홀연히 사라졌다. 자기 시대, 자기의 역할을 다하며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후 스스로 무대 뒤로 사라진 거인의 이야기는 욕망과 무한경쟁에 찌들어있는 오늘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초한지의 주요 책사로만 알려져 있는 장자방의 진면목을 다시 새겨볼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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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장 자 방
봄 매화와 가을 국화는 피는 때가 다르거늘…
황제의 한 걸음 뒤에서 천하 구만 리를 평정했으면서도
나가고 들어올 때를 지켰던 한 사내의 이야기
초한지의 재발견!
국내 최초 장자방을 다룬 본격역사소설!
황제는 하늘이 내리고, 황제의 천하통일은 장자방이 만든다!
귀양지에서 옛 조선의 한 선비는 노래했다. “옥에 흙이 묻어 길가에 버리시니, 오는 이 가는 이 흙이라 하는고야, 두어라 알 이 있을지니, 흙인 듯이 있거라” 왕에게 버림받은 가운데에서도 선비의 기상을 잃지 않으려는 처연하지만 의연한 자세이다. 하지만 이보다도 2천여 년 전에 중국 땅에서는 흙을 털어 옥이 되는 순간에 오히려 흙으로 돌아간 선비가 있었다. 바로 장자방이 그 주인공. 한고조 유방을 도와 항우를 꺾고 한나라 시대를 연 일등공신 장자방. 하지만 그는 “봄 매화와 가을 국화는 피는 때가 다르다”는 말을 남기며 천하통일 후 일등공신의 부귀영화를 뒤로 하고 역사의 무대에서 홀연히 사라졌다. 자기 시대, 자기의 역할을 다하며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후 스스로 무대 뒤로 사라진 거인의 이야기는 욕망과 무한경쟁에 찌들어있는 오늘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초한지의 주요 책사로만 알려져 있는 장자방의 진면목을 다시 새겨볼 수 있는 책이다. 《조선을 뒤흔든 16가지 살인사건》《조선을 뒤흔든 16가지 연애사건》등 ‘조선을 뒤흔든’ 시리즈로 유명한 이수광 작가가 국내 최초로 장자방을 다룬 본격역사소설이다. 책마루 펴냄.
《책속으로 추가》
유방은 장자방의 계책에 따라 관중을 향해 진격한다는 소문을 내고 환원성을 우회했다. 유방의 군대가 우회하는 것을 본 환원성의 진군은 벌떼처럼 쏟아져 나와 뒤쫓았다. 유방의 군대는 쫓기듯이 계곡으로 달려갔다.
“초군이 달아난다. 모두 죽여라.”
환도성의 진군은 파도가 몰아치듯 유방의 군대를 뒤쫓았다. 그러나 그들이 20리도 뒤쫓지 못했을 때 양쪽 계곡에서 천둥소리와 같은 북소리가 들리더니 번쾌와 팽월의 군대가 쏟아져 나왔다.
“매복이다.”
환원성의 군사들은 우왕좌왕하다가 하다가 몰살을 당했다. 유방의 군대는 대승을 거두었다.
“군사의 계책이 절묘합니다.”
번쾌가 대승을 거두고 유방에게 달려와 기뻐했다.
“계책은 대단한 것이 아닙니다. 장군들이 용맹하여 승리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장자방은 한가하게 부채질을 하면서 웃고 있었다.
영양은 오광도 공격하다가 실패했고 항량도 함락하지 못한 견고한 요새였다.
“조나라 군사가 관중으로 진격하고 있습니다.”
척후병이 다급하게 달려와 보고했다. 장자방은 척후병의 보고를 받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조나라 군을 누가 지휘하느냐?”
“별장 사마앙이라고 합니다.”
“조나라왕이 아니라 다행이구나. 주공, 즉시 황하로 달려가서 배를 모조리 파괴하고 평음을 공격하십시오.”
“조나라는 우리와 같이 진나라를 공격하는데 왜 그들을 공격하는 것이오?”
유방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유방의 심복인 번쾌와 소하도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웅성거렸다.
“초회왕의 말을 잊지 마십시오. 사마앙이 관중에 먼저 들어가면 그가 왕이 됩니다.”
장자방의 말에 유방의 참모들은 벼락을 맞은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진나라 군은 조나라, 제나라, 위나라의 연합군에 맞서기 위해 대군을 동원하여 동진하고 있었다. 장한이 이들을 격파하자 항우는 관중을 향해 진격하던 진격로를 동쪽으로 바꾸었다.
“평음을 공격한다.”
유방은 대군을 휘몰아 사마앙의 진격로인 평음을 공격하여 점령했다.
“강가의 배를 모조리 파괴하라.”
장자방이 군사들에게 영을 내렸다. 이에 군사들이 황하 강변을 누비면서 강가의 나룻배를 모조리 파괴하고 불을 질러 사마앙의 진격을 차단했다.
“주공, 이제 관중으로 진격하십시오.”
유방의 군대는 파죽지세로 관중을 향해 달려갔다.
“백전백승(百戰百勝) 부전이승(不戰而勝)… 손자가 말하기를 백번 싸워 백번 이기는 것보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상책이라고 했습니다.”
장자방은 진격로에 있는 각 군과 현에 사자를 보내 회유했다. 투항하는 군수와 현령은 그대로 자리를 보전해 준다고 약속하고, 진을 치는 것이 대의라고 설득했다. 장자방의 설득에 따라 여러 군과 현이 투항하면서 유방은 싸우지 않고 수백 리를 진격할 수 있었다.
유방의 군대는 낙양 동쪽에서 진군과 교전하고 남양 군수 여의와 교전하여 대승을 거두었다. 여의는 완성(宛城)으로 달아나 방어선을 구축했다. 유방은 완성을 맹렬하게 공략했으나 함락되지 않았다.
“완성에서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 다른 길로 돌아서 관중으로 진격하라.”
유방은 완성을 우회하여 관중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주공께서는 관중에 입성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눈앞의 진군을 그냥 두고 지나갈 수는 없습니다. 완성을 지나가면 완성의 군사들이 배후를 공격할 위험이 있습니다.”
장자방이 완성을 우회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완성의 방어가 완강하니 어떻게 하면 좋겠소?”
“우리는 이미 완성을 지나왔습니다. 군복을 바꾸어 입고 깃발을 바꾸면 저들은 구원군이 온 줄 알고 방심할 것입니다.”
“좋은 계책이오.”
유방은 장자방의 계책대로 깃발을 바꾸고 군사들의 군복을 갈아입힌 뒤에 완성으로 달려갔다. 완성의 진군은 구원군이 온 줄 알고 방어를 소홀하게 했다. 유방의 군사들이 목전에 도착하여 일제히 공격을 하자 일거에 무너졌다.
(본문 210~213쪽)
‘아아 이제 말도 없는데 어디로 달아난다는 말이냐?’
유방은 눈앞이 캄캄했다.
‘여기서 죽음을 당할 수는 없다. 뛰어서라도 위기를 모면해야 한다.’
유방은 몸을 일으켜 어둠 속으로 달아나려고 했다.
“대왕!”
그때 그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유방이 낯익은 목소리라 뒤를 돌아보자 말을 타고 강을 건너온 사람은 뜻밖에 장자방이었다.
“선생은 군사가 아니오?”
“예. 신, 장자방입니다.”
장자방은 강을 건너오자 굴러 떨어지듯이 말에서 내렸다.
“대왕, 어서 이 말에 타십시오.”
장자방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유방에게 말고삐를 넘겼다. 그러는 동안에도 화살이 빗발치듯 날아오고 있었다.
“선생은 어떻게 하겠소?”
“신은 걱정하지 마시고 대왕께서 말에 올라 속히 탈출하십시오.”
“선생, 우리 같이 타고 달아납시다.”
“아닙니다. 적병이 강을 건너기 전에 속히 말을 타고 달아나야 합니다.”
유방이 강을 보자 적군이 이미 사납게 강을 건너고 있었다. 유방은 말에 올라타면서 장자방을 재촉했다.
“선생, 어서 같이 타고 갑시다.”
“아닙니다. 대왕이 어서 말에 오르시어….”
장자방은 미처 말을 맺지 못하고 단말마의 비명을 지르면서 쓰러졌다. 강 건너에서 날아온 화살이 그의 가슴에 박힌 것이다.
“선생!”
유방은 처절하게 부르짖으면서 말에서 내리려다가 추격병들이 쇄도하자 말을 박차고 달리기 시작했다.
유방은 팽성 전투에서 대패했다. 다행히 옆구리를 초군의 창에 찔린 번쾌가 살아 돌아왔으나 책사인 장자방이 보이지 않았다.
(본문 253~254쪽)
‘장자방은 적멸지수계(賊滅之首計)로 항우를 패퇴시키는구나.’
한신은 장자방의 지략에 감탄했다. 적멸지수는 적을 제압하기 위해서는 우두머리를 제압한다는 뜻이었다. 장자방은 성보에서 기발한 작전으로 항우를 본진에서 갈라놓고 패퇴시켰다. 그리고는 항우가 달아난 틈에 그의 대군을 몰살시켰다.
‘이제 관문착적(關文捉賊)으로 해하에서 항우를 죽일 것이다.’
관문착적은 문을 닫아걸고 도적을 잡는다는 뜻이었다.
한군은 초군을 추격하지 않았다. 50만 명에 이르는 한군은 항우와 떨어진 초의 본진을 맹렬하게 공격했다. 항우의 본진은 전체가 20만 명이었다. 그들은 한군에 도륙을 당하면서 해하로 탈출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지옥의 전장이나 다를 바 없었다.
초군의 비참한 패배였다. 초군의 시체가 산처럼 쌓이고 피가 강물이 되어 흘러내렸다.
(본문 297~298쪽)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1장 장자방이 전쟁에서 돌아오고 천하에 피바람이 불다.
2장 자객 형가가 시황을 암살하려고 하다.
3장 동해의 장사가 박랑사의 모래를 피로 물들이다.
4장 장자방이 요희를 만나고 시황이 죽다.
5장 항우가 우미인을 만나고 유방이 여후와 혼인하다.
6장 유방이 장자방을 만나 책사로 삼다.
7장 천하제일의 명장 한신이 항우를 찾아오다.
8장 거록에서 항우가 장한을 격파하다.
9장 홍문지연에서 장자방과 범증이 대결하다.
10장 괴통이 천하삼분지략을 논하다.
11장 항우가 전설이 되고 유방이 한나라를 세우다.
12장 살구꽃은 3월에 피고 국화꽃은 9월에 핀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