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하루 6시간 근무제로, 이웃과 나누는 사회로 변화시키자!
변산농부 윤구병과의 대화『노동시간 줄이고 농촌을 살려라』. 이 책은 인터뷰어 손석춘의 날카로운 질문과 압축적인 서술을 통해 이미 오래전부터 산업화, 문명화의 대안을 실천적으로 고민해온 철학자이자 농부인 윤구병의 하루 6시간 근무제와 농촌의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아낸 책이다.
윤구병은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보리출판사가 최근 ‘9시 출근, 4시 퇴근’이라는 파격적인 실험을 통해 ‘저녁이 있는 삶’을 지향하고 있다고 말하며, 이는 한국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인 일자리 부족을 해소하고 여가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획기적인 대안이라고 이야기한다. 더불어 자연에게 배우고, 농촌이 사회의 중심이 될 때 비로소 미래의 희망을 말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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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왜, 지금, 윤구병인가
혼탁한 공기와 분주한 사람들로 가득 찬 대도시, 그 팍팍한 공간에서 삶은 점차 온기를 잃어간다. 한국도 예외일 수 없는 도시 문명 속에서 삶은 불안하기만 하다. 생존을 지탱하는 가장 기본적인 음식조차 안심하고 먹을 수 없고, 삶의 터전은 공해로 찌들었으며, 그 속에서 공동체적 유대감은 사라진 지 오래다. 미래의 주역이라고 할 수 있는 아이들 또한 병든 어른들의 잘못된 교육 아래, 협동보다는 경쟁을, 자유보다는 통제를, 창의성보다는 단편적 암기를 강요받고 있는 현실이다. 세계에서 보기 드문 대도시를 형성하고 있는 한국 사회는 이러한 도시 문명의 한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희망을 발견할 수 있을까?
윤구병은 이미 오래전부터 산업화, 문명화의 대안을 실천적으로 고민해온 철학자이자 농부다. 그는 한국 사회가 한창 산업화에 매몰되어가던 1970년대에 〈뿌리깊은 나무〉의 초대 편집장을 지내며, 시대의 흐름에 ‘역행’해 외래 상업문화에 밀린 토박이 민중문화에 물길을 터주는 소중한 역할을 했다. 또 15년간 일하던 대학의 철학교수 직을 그만두고 전북 부안으로 내려가 농부로서의 삶을 살며, 위기에 처한 도시 문명의 대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그가 그곳에서 설립한 ‘변산교육공동체’는 논농사와 밭농사를 짓고 자급자족하면서 자녀들에게 공동체 삶의 소중함을 배우고 가르쳐왔다. 이러한 그의 인생 궤적은 곤고한 삶에 지친 도시인들에게, 삶의 새로운 문화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풍부한 영감을 주는 동시에 희망의 단초를 제공해주었다. 도시 문명의 한계를 분명히 인식하는 사람이라면, 대한민국에서 누구보다 앞서서 공동체적 삶의 대안에 천착해온 원로학자 윤구병에게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하루 6시간 근무제를 실시하다
윤구병은 묵직한 혜안이 돋보이는 철학자이자, 여러 조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실천가이기도 하다. 이때 성공적인 조직 운영이란 단지 매출이나 이익의 측면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얼마나 조직원들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었느냐 하는 것과 연관된다. 그가 변산공동체를 통해 ‘죽어가는’ 농촌에서 그 구성원들의 삶을 살찌게 만들었던 것처럼, 이 실천가는 도시라는 한계 안에서도 새로운 희망을 준비하고 있다. 바로 ‘하루 6시간 근무제’가 그것이다.
윤구병이 2009년 복귀해 운영하고 있는 보리출판사는 최근 ‘9시 출근, 4시 퇴근’이라는 파격적인 실험을 하고 있다. 이 회사 사람들은 오후 4시면 퇴근해 개인의 또다른 삶을 꾸려나간다. 모두 정규직이며, 월급 삭감이나 어떠한 근로 조건의 불이익도 없다. 이는 OECD 국가들 중 근로시간 1위, 비정규직 1위라는 한국의 불명예스러운 현실에 충격을 주는 행보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이 소식이 알려지자 주요 신문들이 앞다퉈 이를 보도했다. 한국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인 일자리 부족을 해소하고 여가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획기적인 대안일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 전체에 파격적인 화두를 던진 보리출판사의 실험은 아직은 더 지켜봐야 할 단계다. 그것이 과연 경영의 안정성을 유지하면서도 조직 구성원들의 행복한 삶을 약속할 수 있을까? 분명한 건 윤구병의 단안이 ‘저녁이 있는 삶’을 향한 것이라는 사실이다.
다시, 농촌이 희망이다
윤구병은 이 책에서 기성 정치인들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하지만 보통의 지식인들의 비판과는 그 각이 사뭇 다르다. 그의 초점은 수구세력의 비판이나 민주진보 진영의 집권에 맞춰져 있기보다는, 더 근본적이고 원대한 차원, 즉 근대 산업사회의 극복에 맞춰져 있다. 그가 보기에 국회의원이나 지식인 가운데 산업사회의 대안인 농촌의 현실을 정확히 알고 이를 육성시키기 위해 고민하는 이는 매우 드물다. 대부분의 엘리트들은 권력투쟁이나 경제성장 이데올로기에 갇혀 한 치 앞의 미래를 보고 있지 못하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하지만 평화의 근거지이자 생명의 뿌리인 농촌 없이는 미래도 없다. 당장 식량 문제만 해도 그렇다. 한국의 농촌 인구가 70, 80대의 고령층만 남아 고사해가는 사이, 다국적기업체들이 세계 식량시장을 장악했다. 더 문제인 건 한국 사람들의 입맛조차 여기에 길들여져 점점 우리 땅에서 생산된 곡물을 외면한다는 점이다. 이에 젊은 세대들은 더욱더 농촌에 가지 않으려 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도시의 논리로 아이들의 교육을 망치는 것도 비관적이다. 농촌의 공동체적 합리성이 무너진 자리에 목전의 이익에 치중하는 도시의 합리성이 자리했다. 이런 환경에서 교육받은 아이들은 지나치게 커진 두뇌와 하얀 손으로 어리석은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윤구병은 이러한 현실을 단호하게 비판하며 “산과 들과 바다와 해와 바람에서 신선한 상상력을 길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연 앞에서 겸허하고, 자연에게 배우고, 농촌이 사회의 중심이 될 때라야 비로소 미래의 희망을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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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정보
|책머리에|2030세대 절반을 농촌으로 보낼 수 있는 대통령이 희망이다
1. 정치란 '다사롭게 다 살리는 일'
2. 하루 6시간 노동제 얼마든지 가능하다
3. '정치 잘못'으로 형 여섯을 잃은 소년
4. 유신 선포될 때 머리를 박박 밀었다
5. 한국 민주주의, 지나친 낙관은 위험하다
6. 삼류 제국주의로 변해가는 대한민국
7. 죽이는 도시, 살리는 교육
8. 사랑의 진보와 진보적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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