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세계 권력의 주체인 서양의 세계관을 반영하고 있는 '지도'의 정체성!
『세계지도에서 권력을 읽다』 는 지도학과 정치학을 자유롭게 오가며 너무 익숙하여 당연시 여기는 ‘지도’의 구성에 담긴 권력의 비밀을 흥미롭게 풀어낸 책이다. 본문은 '왜 유럽은 지도 상단에 표시되어 있고, 아프리카는 지도 하단에 표시되어 있을까?'란 의문에서 출발한다. 저자는 한 장의 지도에는 지도 제작자의 명백한 의도가 담겨 있다고 말하며, 일반적으로 지도는 지구의 구체를 완전히 주관적으로 묘사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를 통해 지도에는 지도 제작자나 국가의 가치관이 철저히 투영되는 것임을 증명해 보인다. 더불어 권력 형성의 도구로 지도가 어떤 기능을 해왔는지를 살펴보고, 주권국들의 몰락, 세계화의 확산, 인종의 정체성의 중시 등 최근 현상을 분석하면서 이런 추세가 현대 지도에 미친 영향을 낱낱이 파헤쳤다.
▶ 이 책은 2007년에 출간된 (알마)의 개정판입니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기획 의도
왜 유럽은 지도 상단에 표시되어 있고, 아프리카는 지도 하단에 표시되어 있을까?
우리는 이런 지도에 익숙하다. 하지만 여기에는 지도 제작자의 의도가 담겨 있으며, 우주 공간에서 회전하고 있는 지구의 구체를 완전히 주관적으로 묘사한 것이다. 이처럼 모든 지도 제작에는 목적이 있다. 지도 디자인은 이 목적을 반영한다. 지도 제작자나 국가의 가치관이 철저히 투영되는 것이다. 《세계지도에서 권력을 읽다》은 각 문명에 내재된 세계관에 따라 달라지는 지도 형성의 방식을 탐구하고, 주권국들의 몰락, 세계화의 확산, 인종적 정체성의 중시 등 최근 현상을 분석하면서 이런 추세가 현대 지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 진실을 낱낱이 보여준다.
한 장의 지도는 선과 면의 미학 속에 분출되는
권력투쟁의 용광로다!
이 책은 지도가 ‘서양’의 세계관을 반영하고 형성하는 권력의 도구로서 어떤 기능을 했는지 훌륭하게 보여준다. 세계지도 투영법을 둘러싼 최근의 논쟁들과 방법론에 대한 연구서로서, 이 책은 우리의 일상생활과 역사를 직접 연결시켜준다.
-데니스 코스그로브(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대학교 지리학 교수,
《아폴로의 눈: 서양 상상력의 지도학적 지구의 계보》의 저자)
뛰어난 학자이자 열정적인 지도 애호가 아서 제이 클링호퍼는 이 책을 통해 복잡할 뿐 아니라 위험하기까지 한, 지도학과 정치학의 경계를 탐험하는 데 필요한 완벽한 안내자임을 증명했다.
-마일스 하비(《잃어버린 지도의 섬: 지도 범죄의 실화》의 저자)
독자들은 이 책이 국제정치학의 지리학적 분석에 있어서 필수적인 입문서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하비 지커만(외교정책연구소장)
이 책은 폭넓은 학제 간의 문제를 다루는 흥미진진한 입문서로서 매우 유용한 책이다.
-카렌 바이겐(스탠퍼드 대학교 역사학 조교수)
왜 유럽은 지도 상단에
아프리카는 지도 하단에 표시되어 있을까?
여기 한 장의 세계지도가 있다. 1979년 스튜어트 맥아더라는 사람이 제작한 지도다. 그런데 이 지도, 뭐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돼 보인다. 지금까지 보아 왔던 지도와는 너무 다르다. 그런데 어디가 잘못된 거지? 아, 지도가 거꾸로 됐다! 그럼 바로 놓으면 되지 뭐....라고 생각하기에는 뭔가 찜찜하다.
결론부터 말하면 맥아더의 이 〈수정본 세계지도(Universal Corrective Map of the World)〉는 지극히 정상이다. 단지 그간 알아 왔던(근데 뭘 알아 왔다는 거지?) 지도와 그 배치 방식이 달라져 있을 뿐.
좀더 자세히 지도를 들여다보자. 일단 이 지도는 남쪽을 향해 있다. 또한 자오선이 그리니치 천문대가 아닌 호주의 캔버라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이 지도에서는 우리가 그동안 알고 있던 것과 달리 유럽은 오른쪽 하단 구석에, 미국은 왼쪽 하단에 놓여 있다.
우리가 기존에 보아 왔거나 배워 왔던 지도에 대한 인식은 16세기의 지도 제작자 메르카토르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축척은 적도 부근에서는 정밀하지만 극 쪽으로 갈수록 왜곡이 심한 것이 특징이다(그의 지도에서 땅의 크기는 점층적으로 증가하여 위도 80도 부근에서는 실제 크기의 6배나 과장되어 있다. 그로 인해 거대하게 묘사된 그린란드는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러한 심각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그 영향력은 전 세계 학생들이 그의 지도들을 통해 지리학을 배웠을 정도로 크다. 이는 곧 유럽 중심적인 편견을 갖게 된다는 점을 의미한다. 이 점은 22개 지역(유럽 지역은 세 곳. 이 중 하나는 이스탄불이었는데, 이곳은 대체로 유럽에 속해 있었지만 아시아 국가의 특성이 강한 곳이다) 438명의 지리학 전공 학생들에 대한 조사에서도 증명되었다(학생들에게 자신이 기억하는 대로 대륙들의 지도를 그리게 했다. 예상대로 15개 지역 대부분의 학생이 자신이 속한 대륙을 실제보다 크게 그렸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22개 지역의 모든 학생이 유럽의 크기를 과장되게 그렸고, 20개 지역의 학생들이 아프리카를 작게 그렸다는 점이다. 심지어 이러한 현상은 설문에 응한 5개의 아프리카 지역 중 4개의 지역에서도 나타났다. 메르카토르 투영도법에서 비롯된 유산이었다).
그렇다면 객관적인 사실만을 다룬다고 여겨지는 지도에서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가? 왜 스튜어트 맥아더는 지도를 거꾸로 배치(?)했으며, 메르카토르는 유럽을 중심에(그것도 실제보다 크게) 배치한 지도를 제작했는가. 지도는 객관적인 사실만을 다루는 자료가 아니란 말인가?
‘페터스 이전’과 ‘페터스 이후’ 등의 용어가 지도학 사전에 등재될 만큼 기존 지도의 근간을 뒤흔들었던 페터스의 세계지도가 있다. 이 지도는 오랫동안 유럽 중심적 이미지를 제공했던, 북부 대륙을 과장했던 메르카토르 투영도법에 대한 응답이었다. 페터스는 “백인 우월주의와 외국인 혐오에 근거한 과거의 세계지도”와 달리 자신의 “새로운 지도는 부유하고 가난한 사람들과 국가 사이에 존재하는 깊은 심연”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통적인 지리학적 개념들을 “새로운 가면을 쓰고 착취를 계속하려는 유럽 식민지주의 국가들의 시도”라고 생각했으며, 자신의 접근 방법을 유럽 중심주의에 대항해 자라나고 있는 “전 세계적 유대감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지리학의 역사에서 큰 파장을 불러왔던 세 장의 지도를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은, 지도의 객관성은 신화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세계지도에서 권력을 읽다》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핵심이다.
모든 사람이 동의하는 객관적인 지리학은 없다. 지도는 제작자의 경험, 가치관, 미학, 정치학을 반영하는 ‘대륙’이나 ‘본초자오선’ 같은 개념들을 부여한다. 그리고 우리는 주관적인 객관적 지도(?)를 통해 왜곡된 세계상을 갖게 되는 것이다. 분명 지도 제작자는 과학적 원리를 적용하지만 그들은 같은 지역에 대해서도 상이한 지도를 제작한다. 지도는 의도적으로 제작되며, 상당 부분 인간의 주체성과 결합되어 있다. 르네상스 시대에 실존했던 유명 지도 제작자에 관한 제임스 코원의 소설에서, 주인공 마우로는 자신의 마지막 작품을 다음과 같이 분석한다.
“지도를 응시하면서 나는 내 자신의 초상화를 보기 시작했다.”
이렇듯 지도는 선과 면, 알록달록한 색 속에 수많은 목적과 감정, 의도를 숨기고 있다. 그렇기에 중요한 것은 지도 표면에 나타난 이미지를 심층적으로 분석해 그것이 지도 제작자의 의도를 어떻게 반영하고 있는가를 파악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세계지도에서 권력을 읽다》의 목적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저자 클링호퍼의 마지막 말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그렇다! 경험적 실체가 각색되어 결과물로 나온다-그러나 투영(법)은 이것이 구성하는 현실의 표현에 영향을 준다. 따라서 지도는 세계의 역사와 정치를 묘사하는 데 필수적인 것이지만 단지 반영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이런 이미지들에만 집중하지 말자. 그 과정을 숙고하고 그것을 만든 제작자들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자.
이제 스튜어트 맥아더의 지도 제작 목적이 무엇인지 감이 잡히는가. 그가 이 지도의 주석에서 밝힌 지도 제작의 목적은 “세계 권력투쟁의 암울한 무명의 심연”으로부터 호주를 부각시키는 것이다. “남반부는 더 이상 노고도 인정받지 못한 채 북반구를 어깨에 짊어진 채 비천함의 구덩이에서 허우적거리지 않을 것이다. 이제 남반구가 부상한다… 호주 만세-세계의 지배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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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정보
추천글 l 머리글
제1장 지도 제작자의 거울
권력의 도구
제2장 문화적 요인 l 제3장 정치적 조각 그림 맞추기 l 제4장 교묘한 수완 l 제5장 관찰자의 시각
세계관
제6장 위도의 완성 l 제7장 새로운 방향 l 제8장 제국의 지리학 l 제9장 지정학 l 제10장 서반구 방어
제11장 냉전
지도의 혁명
12장 사회적 항의와 해체 l 제13장 조각들의 재배열
주석 l 옮긴이 글 l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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