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글로벌 통화 질서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국제 금융 시스템의 최고 권위자 배리 아이켄그린이 19세기 금본위제에서 브레튼우즈 체제를 거쳐, 유로화의 탄생과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에 이르기까지 국제 통화 체제 150년 역사를 정리한『글로벌라이징 캐피털』. 국제 통화 체제는 어떻게 형성되고 유지되는가? 대공황의 도전, 대중 민주주의의 압력, 자본 이동의 거대한 파고를 넘어 끊임없이 발전해온 국제 금융사의 파노라마를 대가의 눈으로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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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국제 통화 체제 150년 격변사로 읽는 환율 전쟁!
국제 금융의 대가 배리 아이켄그린의 역작
불안정과 위기를 넘어 끊임없이 진화하는 국제 통화 체제의 모든 것
최고의 석학이 쓴 국제 통화 체제 150년사
『글로벌라이징 캐피털 : 국제 통화 체제는 어떻게 진화하는가』는 19세기 금본위제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까지 국제 통화 체제의 150년 역사를 정리한 책이다. 저자 배리 아이켄그린은 새삼 소개할 필요가 없는 국제 금융사 분야의 최고 석학이며, 특히 1997년 아시아 금융 위기를 통해 소개된 이후 한국에서 지속적으로 거론되는 경제학자이다. 이 책은 국제 금융사의 연대기를 단순히 서술하는 것을 넘어서, 국제 통화 체제가 어떤 원리와 계기로 구성되고 진화하며 종말을 고하는지를 밝힌다. 더 나아가 이 책은 격변하는 21세기 통화 체제가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에 대해 가장 권위 있고 신뢰할 만한 예견과 통찰을 제공할 것이다.
배리 아이켄그린이 보는 국제 통화 체제는 국가 간의 협상 테이블이나 이론의 진공 속에서 탄생하는 존재라기보다는 대부분의 경우 우연적 계기들에 의해 구축되는 역사적 구성물이다. 따라서 국제 통화 체제는 이론가들에 의해 “설계되는” 것이 아니라, 불안정과 위기를 넘어 끝없이 “진화한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폴라니 테제: 민주주의가 국제 통화 체제의 전환을 불러오다
『글로벌라이징 캐피털』은 국제 금융 체제의 역사적 변화를 단순히 경제적 요인에 한정하지 않고 더욱 큰 역사적 맥락에서 파악한다는 점에서 폴라니적 해석을 제시한다. 칼 폴라니는 국민 경제의 정책 결정이 노동자 계급의 이익을 대표하는 정당에게 개방됨으로써 금본위제라는 국제 통화 체제가 몰락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금융 체제는 진공 속에 존재하는 가공물이 아니라 정치 체제 속에서 구성된다는 것이다. 아이켄그린은 이러한 폴라니 테제의 유효성을 현대 금융사 전체로 확장시켜 확인해보고자 시도한다. 이는 대표적으로 1914년 이전 시기와 20세기 말의 세계화를 비교하는 데서 드러난다. 두 시기 모두 자본의 국제적 이동성이 매우 높았던 시기였다. 그러나 1차 세계 대전 이전에는 금본위제와 고정 환율제를 유지할 수 있었지만, 오늘날에는 수많은 역사적 경험을 통해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오늘날 더 이상 금본위제와 같은 고정 환율제가 가능하지 않게 된 데에는 20세기에 들어오면서 진행된 대중 민주주의의 확대 과정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과거에 금융 당국은 환율 안정에 최우선 목표를 두고 금융·재정 정책을 결정할 수 있었다. 중앙은행은 아래로부터의 정치적 압력으로부터 절연되어 있었고, 국내적 목표에 크게 구애받지 않았다. 보통 선거권과 의회 내 노동자 정당이 없었던 19세기에, 일반 노동자들은 불황에 가장 많이 고통 받았지만 중앙은행이 통화 페그를 방어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고 긴축 정책을 펼치는 것에 반대할 수 없었다.
그러나 20세기가 오자 이러한 여건은 바뀌었다. 오늘날 민주주의하에서 정부는 실업과 성장 같은 국내의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 실패하면 다음 선거에서 패배한다. 통화 안정과 완전 고용이 상충하면 정부는 더 이상 통화 안정을 선택하지 않았다. 금융 정책이 정치화되면서 정부는 환율 안정을 우선적 정책 목표로 추구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자본 통제의 시대, 민주주의를 막을 수 없다면 시장의 압력을 막아라!
중앙은행이 아래로부터의 정치적 압력에서 독립적인 정책을 더 이상 설정할 수 없게 되자, 자본 통제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자본 통제는 국내 경제 정책과 대외 경제 정책 간의 연계를 느슨하게 만들고 정부가 완전 고용 등 다른 목표를 추구할 수 있는 여지를 주었다. 1950~1960년대의 브레튼우즈 체제에서 작동되었던 이러한 메커니즘은 2차 세계 대전 이후 아래로부터의 정치적 압력을 피할 수 없었던 정부가 시장 압력으로부터 절연될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자본 통제는 강제하기 힘들어졌다.
정치적 민주주의와 마찬가지로, 국제 자본의 높은 이동성은 전반적으로 되돌릴 수 없는 추세로 흘러갔다. 가속화된 자본 이동은 브레튼우즈 체제의 “조정 가능한 페그 환율”의 운용을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투기꾼들이 환율 페그를 대대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했고 정부가 이를 방어하는 것은 갈수록 힘들어졌다. 브레튼우즈 체제가 가능했던 이유도 자본 통제가 그러한 행위를 금지했기 때문이며, 그것이 붕괴된 이유도 자본 통제가 더 이상 가능하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고도의 자본 이동 추세는 과거에 작동했던 통화 체제로 다시는 돌아갈 수 없게 했다. 변화된 환경으로 인해 환율 관리에서 가능한 선택은 두 가지만이 남게 되었다. 하나는 자유로운 변동 환율제이며, 다른 하나는 통화 동맹을 통해 환율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이 두 경로는 브레튼우즈 체제 붕괴 이후 세계가 걸어온 길이다.
네트워크 외부성: 국제 통화 체제가 형성되고 해체되는 동학의 핵심
각 시대마다 국제 통화 체제가 성립되고 해체되는 데는 “네트워크 외부성”이라는 특징이 작용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윈도 운영 체제를 사용한다면 다른 대안이 있더라도 호환성과 편이성을 이유로 윈도 체제를 선택하게 되는 것처럼, 국제 통화 체제에 관한 개별 국가들의 결정도 사실상 독립적이지 않고 상호 의존적이다. 한 나라가 선택하는 국제 통화 체제는 다른 나라의 제도에 영향을 받는다. 1717년에 영국이 금본위제를 “우연히” 채택한 것으로 말미암아 그 후 150년 안에 전 세계가 사실상 금본위제를 채택하게 된 과정이 바로 그러한 예라고 할 수 있다. 영국에서 조폐국을 총괄했던 아이작 뉴턴이 은 대비 금 가격을 너무 낮게 설정하여 본의 아니게 은화가 영국에서 사라지게 만들었다. 영국이 산업 혁명으로 세계의 주도적인 금융·상업 권력으로 부상하자, 영국의 금본위제는 영국과 교역하던 주변국들마저 끌어들이게 되었다. 제2의 산업국이었던 독일이 보불전쟁에서 프랑스로부터 받아낸 배상금으로 금본위제를 택하자 무게 추는 기울어졌다. 네트워크 외부성은 대부분의 나라들이 신속하게 금본위제로 전환하도록 만들었던 것이다.
국제 통화 체제를 개혁할 때는 네트워크 외부성이라는 특징 때문에 국제 협력이 얼마나 잘 이루어지느냐가 관건이다. 각국은 양보를 받지 않는 한 동의하지 않으려는 무임승차의 유혹에 빠지기 쉽고, 개별 국가의 비협조적 행위로 인해 체제 개혁은 파행으로 치달을 수 있다. 1870년대, 1920년대, 1970년대의 국제 통화 회의는 이러한 이유로 실패했다. 그때마다 통화 체제를 전환하는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고, 각각의 고유한 계기가 계속 진화하게 되었던 것이다. 단 하나의 예외가 있었다면, 그것은 2차 대전과 냉전 중에 존재했던 서방의 연대였다. 그들은 나치와 소련의 위협에 맞서 예외적으로 정치적 단합을 발전시켰고 브레튼우즈 체제와 유럽공동체(현재는 유럽연합)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금본위제는 과연 안정적인 국제 통화 체제였는가
19세기 금본위제는 중앙은행이 고정 환율을 고수할 것(즉, 자국 통화를 정해진 양의 금으로 바꾸어줄 것)이라는 믿음하에 작동되었다. 중앙은행은 환율 안정이 위협받으면 금리를 끌어올려 준비금을 확보하고 자국 통화 가치가 상승하도록 유도했다. 이러한 메커니즘은 아래로부터의 정치적 반대가 공식적으로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우리가 오늘날 공기처럼 생각하는 대중 민주주의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분 지급준비금 은행업이 등장하면서 금본위제 운용에 균열이 생겼다. 은행들이 자산의 오직 일부만을 준비금으로 보유하게 되자, 예금주들이 일시에 인출을 요구하게 되면 펀더멘틀이 건전해도 유동성 부족으로 은행이 도산할 가능성이 발생한 것이다.
뱅크런은 전체 금융 체계까지 위험에 빠뜨리게 하여, 중앙은행이 최종 대부자로서 개입하도록 한다. 그러나 은행 체계를 구하기 위해 유동성을 제공하는 일은 금 태환을 고수하는 중앙은행의 의지를 의심하게 하는 것이다. 일단 평가 절하가 예상되면 투자자들은 자본 손실을 피하기 위해 예금을 인출하여 금으로 바꾸려할 것이고, 따라서 중앙은행이 유동성을 주입하면 할수록 유동성은 더욱 빠르게 유출되고 준비금은 고갈될 것이다. 산업 국가 중심부에서 이러한 일들이 발생하면, 국제 협력을 통해, 즉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위기에 빠진 나라에 준비금을 지원해줌으로써 적절히 극복될 수 있었지만, 주변부에서는 금본위제를 상당히 불안정한 체제로 경험해야 했다.
터무니없는 특권: 브레튼우즈 체제와 트리핀 딜레마
국제 금융사에서 프랑스의 위치는 일관적이었다. 프랑스 프랑은 언제나 기축 통화의 후보에서 제외되었다. 2차 대전 후 달러가 기축 통화가 되자, 프랑스는 국제 통화 체제의 비대칭성에 대해 가장 강력하게 비판했다. 드골은 미국의 “터무니없는 특권”에 대해 비난하면서 프랑스 정부가 갖고 있던 달러 잔고를 청산하겠다고 위협했다. 당시 프랑스는 오늘날 중국과 같이 미국 재무부 국채의 거대 채권국이었다.
드골의 협박은 “트리핀 딜레마”로 알려진 브레튼우즈 체제의 구조적인 약점을 정확히 표현하는 것이었다. 브레튼우즈 체제는 넘쳐나는 준비금 수요를 달러 잔고를 증가시킴으로써 대처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는데, 바로 이 점이 브레튼우즈 체제를 불안정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달러 준비금이 미국의 금 준비금보다 커지면 달러의 금 태환은 의심받게 된다. 1960년에 미국의 해외 달러 부채가 처음으로 금 준비금을 초과했다. 미국은 적자를 축소하여 이 문제를 해결해야 했지만, 베트남전과 같은 군사 지출의 확대로 사태를 도리어 악화시켰다. 남은 방안은 환율 조정뿐이었으나, 브레튼우즈 체제에서 평가 절하는 지독한 투기 공격에 자국 통화를 노출시키는 일이었으므로 거부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레튼우즈 체제가 오랫동안 존속할 수 있었던 것은 국제 협력, 즉 각국 중앙은행들의 기축 통화에 대한 지원 덕분이었다. 산업 국가들은 골드풀을 창설하여 달러를 금으로 태환하는 것을 자제하고 달러를 지탱하기 위해 준비금으로 보유하던 금을 시장에 매각했다. 그러나 그러한 행위는 불가피한 파국을 연기시킬 뿐이었고, 각국이 미국을 위해 지출해야 하는 비용은 명백해 보였다. 더 이상의 국제 협력이 불가능한 시점에서 브레튼우즈 체제는 붕괴되었다.
용맹스러운 새로운 통화들의 세계: 달러, 유로, 위안화
브레튼우즈 체제 종식 이후 고도의 자본 이동과 함께 미국, 일본 그리고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변동 환율제를 채택하거나 더 큰 환율 유연성으로 나아갔다. 반면 유럽은 환율을 더욱 고정시키고 나아가 아예 없애버리는 통화 통합(즉 유로의 탄생)의 길로 걸어갔다. 이러한 사태 전개는 전적으로 저마다의 특수한 역사적 조건 속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지난 20년 동안 태평양을 가운데 두고 이루어진 거대한 무역 불균형(글로벌 불균형)은 “제2의 브레튼우즈”라 불리며 글로벌 경제 성장을 견인해왔다. 그러나 미국의 막대한 경상 수지 적자와 재정 적자는 기축 통화로서의 달러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게 했다. 유로권이 국제 무역에서 미국을 능가하는 세계 최대 금융 시장으로 부상하면서, 새로운 경쟁 통화인 유로 역시 달러의 지배적 위상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역사적으로 어느 시점에서든 지배적인 국제 통화를 위한 자리는 하나밖에 없었다. 일각에서는 중앙은행들이 대대적으로 달러를 버리고 유로로 대체하는 전환점이 도래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대로 현재 유로권에서의 부정적 기류로 말미암아 유로 자체의 존속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아이켄그린은 준비금이 오직 한 가지 형태로 보유된다는 생각은 점점 낡은 사고가 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는 심각한 부채와 재정 문제에도 불구하고 유로권에서 단일 통화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또한 아시아나 남미의 많은 나라들이 유로권의 통화 동맹에 대해 동경과 환상을 가지고 있으나 정치적·역사적 조건의 상이함 때문에 그들에게 가능한 대안은 변동 환율제일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현재 벌어지는 글로벌 환율 전쟁과 국제 통화 체제의 미래에 대해 아이켄그린이 그리는 커다란 밑그림은 다음과 같다. 앞으로 달러는 서반구에서, 유로는 유럽에서, 위안화는 아시아에서 지배적 통화 역할을 하는 삼극의 국제 통화 체제가 부상할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세 개의 최대 지역경제권의 주요 통화는 서로에 대해 더욱 자유롭게 변동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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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정보
한국어판 서문
개정판 서문
옮긴이의 말
1장 서론
2장 금본위제
전사 | 복본위제의 딜레마 | 복본위제의 미끼 | 금본위제의 부상 | 금화의 그늘 | 금본위제는 어떻게 작동했는가 | 특수한 역사적 제도로서의 금본위제 | 국제 연대 | 금본위제와 최종 대부자 | 주변부의 불안정 | 체제의 안정
3장 전간기의 불안정
연대기 | 변동 환율제 실험: 프랑의 논쟁적 사건 | 금본위제의 재건 | 신금본위제 | 국제 수지의 새로운 패턴 | 대공황에 대한 대응 | 은행 위기와 그 운용 | 금본위제의 해체 | 스털링의 위기 | 달러 추종 | 관리 변동 환율제 | 결론
4장 브레튼우즈 체제
전시 계획과 그 결과 | 스털링 위기와 유럽 통화의 환율 조정 | 유럽결제동맹 | 지불 문제와 선별 통제 | 태환성: 문제와 발전 | 특별 인출권 | 통제의 감소와 경직성의 증가 | 스털링 전투 | 달러의 위기 | 브레튼우즈의 교훈
5장 브레튼우즈 이후
1970년대의 변동 환율제 | 1980년대의 변동 환율제 | 스네이크 제도 | 유럽 통화 제도 | 통합을 위한 재도약 | 유럽의 위기 | 위기의 이해 | 개발도상국의 경험 | 결론
6장 용맹스런 새로운 통화 세계
아시아 위기 | 불안정성의 대두 | 글로벌 불균형 | 유로 | 국제 통화 경쟁
7장 결론
용어설명
후주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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