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국가와 지역의 정치 경제의 발전을 모색해 본다!
다중스케일 관점에서 본 한국의 지역 『국가와 지역』. 이 책은 ‘국가 스케일’ 일변도의 연구에서 비롯된 스케일적 왜곡을 해소하고자 ‘다중 스케일’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다중 스케일 관점을 통해 ‘국가 보다 큰’ 동아시아, 환태평양, 글로벌 스케일에서 이루어진 지정학적, 지경학적, 관계 및 과정과 ‘국가보다 작은’, 도시가 지역 스케일의 과정들에 관심을 기울일 수 있다고 말하며 이러한 관점에 따라 쓰여진 11편의 논문을 수록하여 지방 차원의 과정과 국가 글로벌 차원의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 있다.
총 3부로 구성되어진 이 책은 국가공간론의 견지에서 불균등 발전과 지역주의를 다루며 한국 지역 정책을 분석한다. 또한 한국의 지방 정치와 토건 국가 사이의 관계를 밝혀 한국의 지방 정치가 민주주의 대신 개발 지향적인 정치에 의해 지배되는 과정을 그려 한국 국가가 토건 지향적 특성을 가지게 된 배경을 설명한다. 더불어 글로컬리제이션의 모습을 조명하고 지방 차원에서 일어나는 정치경제적 과정들이 글로컬리제이션의 공간적 재편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하며 로컬한 실천과 운동을 적절히 정치적 전략과 연대를 통해 국가와 글로벌한 차원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중요한 동력이며 다중적 스케일적 관점과 그에 입각한 정치적 전략과 실천이 필수적임을 시사한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국가-지역 연구의 위기와 ‘다중스케일’이라는 돌파구
이제껏 국내외의 여러 연구자들이 한국사회의 정치경제 발전에 대해 다양한 설명들을 제시하여 왔으나, 대부분 발전과정에서의 국가의 역할만을 과잉해석할 뿐, 그 과정에서의 글로벌-국가-지역 연계에 대한 사회공간적 이해는 부족하기 짝이 없었다. 어쩌면 한국의 사회과학 전반이 정치 사회 경제의 과정을 ‘국가스케일 중심’적인 시각에서만 바라본 오류로 인해 지역문제에 대해 만족스러운 분석과 이론을 제시하지 못했다.
이 책은 ‘국가스케일’ 일변도의 연구에서 비롯된 스케일적 왜곡을 해소하고자 ‘다중스케일’ 관점을 최초로 제시한다. 스케일(scale)은 원래 지도의 축척을 뜻하지만, 여기서는 이러한 지도적 축척의 의미보다는 사회적 현상과 사건을 바라보는 인식론적 렌즈의 하나로 이해된다. 요즘 흔히 보는 인터넷 지도에서 축척을 달리하면 드러나는 장소들이 달라지듯, 사회과정도 스케일을 달리하여 관찰하면 드러나는 현상도, 그에 대한 이해방식도 달라진다.
다중스케일 관점을 통해 우리는, “국가보다 큰” 동아시아, 환태평양, 글로벌 스케일 등에서 이루어진 지정학적/지경학적 관계 및 과정, 그리고 “국가보다 작은” 도시나 지역스케일의 과정들에 온당한 관심을 기울일 수 있다. 국가의 행위는 국가스케일의 정치 사회 경제 과정의 결과물로서만 인식될 수 없다. 국가의 행위는 글로벌, 국가, 지역, 도시 등 다양한 지리적 스케일에서 작동하는 사회적 세력과 힘들이 국가 안에서 또 국가를 통해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구성된다. 이러한 관점에 따라 이 책에 실린 11편의 논문들은 지방 차원의 과정들이 국가 및 글로벌 차원의 변화에 미치는 영향에 구체적으로 주목한다.
책의 구성 및 요약
본 편서 전체의 문제의식과 입장을 제시하는 1장에서는 한국 자본주의 발전을 사회공간론적 관점에서 이해할 인식론의 틀이 구체화된다. 근대국가의 영역성을 절대시하는 ‘영역적 함정’과 정치 사회 경제 과정들을 국가스케일 중심으로만 바라보는 ‘방법론적 국가주의’가 한국의 사회과학 연구들을 스케일적으로 왜곡시켰으므로, 공간과 사회 사이의 내재적 연관성을 강조하는 사회공간론적 관점을 지역연구에 적극 도입하기를 주장한다. 장소, 영역, 네트워크, 스케일 등 사회공간적 관계의 네 차원이 어떻게 서로 중첩 결합하며 역동적으로 상호작용하는지를 살피는 핵심 개념인 ‘다중스케일의 네트워크적 영역성’ 또한 제시된다.
국가공간론의 견지에서 불균등발전과 지역주의를 다룬 1부(2~4장)에서는 논문 세 편이 소개된다. 여기서 필자들은 국가의 지역정책을 기술관료적 합리성 혹은 경제적 합리성 관점에서 보는 기존 관점 대신에, 국가 안에서(또 국가를 통해서) 작동하는 여러 다양한 사회세력들 간의 경합 갈등 타협의 과정 속에서 바라보는 ‘국가공간론’의 관점에서, 한국의 지역정책을 분석한다. 특히 지방 혹은 도시 차원의 이해관계가 영역을 구축(構築)하고 지역주의를 도모하는 과정에 주목한다. 광주에서 아래로부터 지역주의의 등장, 서구 케인즈주의 복지국가의 공간과 발전주의 국가적 개발체제의 공간, 경제적 민족주의 공간의 착시효과 등의 분석이 흥미롭다.
한국의 지방정치와 토건국가 사이의 관계를 밝히는 2부(5~8장)의 네 편의 논문들은 한국의 지방정치가 풀뿌리 민주주의 대신, 개발지향적인 정치에 의해 지배되는 과정을 조명함으로써, 한국 국가가 토건지향적인 특성을 띄게 된 배경을 설명한다. 토건지향적 영역정치가 전방위적으로 확장되면서, 국가 지역 도시 가릴 것 없이 모든 스케일에서 영역적 이해를 동원하는 정치적 행위가 벌어졌다. 이런 영역정치는 토건동맹의 성장을 촉진시켰고, 지난 50년 동안 한국의 국가형태를 구성하는 중요한 정치경제적 과정이 되었다. 지역이나 도시스케일에서 작동하는 개발정치와 그것이 국가스케일의 전략적 선택에 개입하는 과정, 기업도시 포항의 등장과 지역엘리트의 재생산 과정 등을 살필 수 있다.
세계화와 지방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글로컬리제이션의 구체적 모습을 조명한 3부(9~11장)는 지방 차원에서 일어나는 정치경제적 과정들이 글로컬리제이션의 공간적 재편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한다. 특히, 국가의 스케일 재편에 대해 초점을 둔다. 국가는 하나의 스케일에 스스로를 구속하지 않는다. 특히 세계화 이후 국가는 기존 국민국가스케일 중심의 형태에서 지역이나 도시스케일로 스케일 분업의 형태를 바꾸어 가고 있다. 지역 혹은 도시-지역을 재발견하고 강조하는 정책적 정치적 담론의 과잉은 이러한 변화를 반영한다. 따라서 아직 국내 학계에서는 생소한 논의이긴 하지만, 국가의 스케일 재편 논의는 세계화와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한국의 지역정치와 국가의 공간생산을 이해하기 위한 핵심 개념이다.
글로벌주의, 국가주의, 로컬주의를 넘어: 다중스케일적 사고와 실천의 활성화를 기대하며
이 책에서 제시된 다중스케일 관점 덕분에 우리는 지역 및 도시 차원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정치적 실험과 사회적 실천들의 중요성과 가능성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다. 보다 정의롭고 평등하며 민주적인 사회를 건설하려는 정치적 기획가들은 로컬 행위자들의 운동과 실천들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경기도에서 벌어진 무상급식을 둘러싼 정치적 투쟁이 보편적 복지에 대한 전국적인 관심을 환기시켰고, 영국에서 1948년에 세워진 국가의료보장제도(NHS)가 1890년대 남부 웨일스 지방의 트레데거라는 곳에서 로컬하게 형성되었던 노동자계급 집단 간의 상호부조시스템에서 출발하여 전국으로 확대되어 만들어졌던 것처럼, 로컬한 실천과 운동은 적절한 정치적 전략과 연대를 통해 국가와 글로벌한 차원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중요한 동력이 될 수 있다.
물론 로컬주의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특정 로컬에서의 실천이 다른 로컬에서 벌어지거나, 혹은 국가, 글로벌 등 다른 스케일에서 이루어지는 운동 및 실천들과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인식하는 다중스케일적 관점과 그에 입각한 정치적 전략과 실천적 노력이 필수적이다. 이 편서는 이러한 다중스케일적 사고와 실천의 확대에 기여할 밑거름으로서 모자람이 없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프롤로그 | 다중스케일: 국가-지역 연구의 대안을 찾아서
1장 | 국가-지역 연구의 인식론
| 제1부 | 국가공간과 지역
2장 | 지역균형과 국가공간
3장 | 광주: 지역개발담론과 아래로부터 지역주의
4장 | 불균등발전과 국가공간
| 제2부 | 지방정치와 토건국가
5장 | 한국형 토건국가의 출현
6장 | 포항1: 기업도시의 사회생태학
7장 | 포항2: 지방자치와 지역엘리트의 재생산
8장 | 저탄소 녹색성장 전략의 정치경제
| 제3부 | 글로컬리제이션과 지역정치
9장 | 국가의 스케일 재편과 지역
10장 | 지역정치와 세계화
11장 | 신자유주의화의 공간선택성과 ‘경제자유구역’
참고문헌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