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 책은 일반 독자들을 대상으로 집필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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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폭력과 불륜, 음모로 얼룩진 세상……
비열한 도시에서는 삶이 곧 전쟁이다!
중국 최고의 ‘이야기꾼’ 쑤퉁의 대표 장편소설
『쌀』은 세계적인 중국 작가, 쑤퉁의 가장 대표적인 장편소설이다. 쑤퉁은 장이모우(張藝謨)의 영화 〈홍등〉의 원작자이자, 작년에 출간된 『이혼 지침서』(아고라 펴냄)의 저자로 잘 알려져 있다. 쑤퉁은 1983년에 등단한 이래, 같은 해에 작품 활동을 시작한 위화(余華, 『허삼관 매혈기』의 저자)와 함께 중국 문단을 이끌고 있다. 그는 ‘중국 문단의 선봉장’, ‘중국 제3세대 문학의 대표자’ 등으로 일컬어지며, 미국과 유럽, 일본 등지의 9개국에 책을 출간했다.
그런데 쑤퉁에게 ‘세계적인 작가’라는 명성을 안겨준 작품이 바로 『쌀』이다. 쑤퉁에게 처음으로 세계적인 관심이 쏠린 것은 영화 〈홍등〉의 성공 때문이었지만, 〈홍등〉의 원작인 「처첩성군」(『이혼 지침서』에 수록)은 중편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그후 『쌀』이 미국에 번역되어 쑤퉁 문학의 깊이와 매력을 알렸고, 또 다른 대표작인 『나, 제왕의 생애』와 함께 연이어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등지에 출간되며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쌀』은 번역, 출간된 후 10년이 넘도록 세계 시장에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성악설(性惡說)’ 논쟁, 영화 상영금지 등 논란을 일으킨 화제작
이 책은 1920년대부터 1940년대까지 중국의 중소 도시를 배경으로, ‘대홍기 쌀집’ 사람들 3대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살아남기 위해 싸우고, 증오하고, 스스로 괴물이 되어야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격변하는 역사적 흐름 속에서 유장하게 펼쳐진다.
이 소설은 홍수가 난 고향을 떠나 도시로 온 주인공 우룽이 하루 세 끼를 먹을 수 있기만을 바라며 쌀집에 일꾼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렇게 쌀집과 인연을 맺은 우룽은 불쌍한 떠돌이에서 배신을 꿈꾸는 음모자로, 그리고 악의 화신으로 변모하게 된다.
‘인간은 누구나 악하다’는 관점이 깔려 있는 이 소설은 중국에서 〈대홍기 쌀집(大?米店)〉이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되었는데, 이 영화는 인간의 추악함을 드러냈고 직접적인 성적 묘사가 많다는 이유로 7년간이나 상영을 금지당해야 했다. 그리고 상영된 후에는 ‘독특한 소재로 중국 영화계에 한 획을 그은 작품’, ‘중국 에로영화의 모든 것’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악인이며, 삶은 추악하기 이를 데 없고, 세상은 지옥과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그것은 작가가 인간과 세상을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일까? 답은 반대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에서 대홍기 쌀집이 있는 와장가는 문명화된 도시를 대표하고, 쌀은 물질, 즉 돈을 상징한다. 그리고 그 반대편에는 우룽의 고향인 농촌이 인간성이 살아있는 이상향으로 존재한다. “밥만 먹여달라. 잠은 서서 자도 좋다.”며 일자리를 구하던 순박한 우룽이 삶의 속임수를 배우고, 마침내 타인의 생명을 앗아가는 악한이 되어가는 과정은 물질 문명의 인간성 파괴를 의미한다. 작가는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지 못하게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비열한 세상에서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연민의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악하거나 약하거나, ‘돈’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슬픈 운명
우룽뿐 아니라, 열다섯 살 어린 나이에 모피 코트와 순결을 바꾸어버린 쌀집의 큰딸, 집안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젊음을 버려야 했던 작은딸, 돈만 주면 살인도 서슴지 않는 깡패 조직의 똘마니, 언제나 일확천금을 꿈꾸는 우룽의 아들, 유산을 받기 위해 시아버지가 빨리 죽기만을 바라는 우룽의 며느리 등은 모두 본능에 충실하며, ‘잘살고 싶다’는 단순한 욕심을 가진 평범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들의 모습이 결코 우리와 다르지 않기에, 우리는 악한 존재인 그들을 욕할 수 없는 것이다. 개성 있는 캐릭터를 등장시키면서도 보편적인 상황, 시대와 국적을 뛰어넘는 공감대를 만들어내는 쑤퉁 문학의 특성은 이 작품에서도 잘 드러났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등장인물들이 바라는 ‘천국’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우룽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많은 돈과 권력을 갖게 되지만, 발가락부터 시작하여 신체기관들을 하나하나 잃음으로써 대가를 치르게 된다. 그것은 몸 여기저기가 잘리고, 뒤틀리고, 망가진 우룽이 “사람 대접을 받고 싶다”며 멀쩡한 치아들을 모두 빼고 금으로 만든 틀니를 해 넣으면서, 눈물을 흘리는 장면에서 정점에 다다른다.
이 소설은 ‘대립’과 ‘경쟁’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묻고 있다. 탄탄한 서사 구조와 생동감 있는 인물, 치밀한 구성으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소설 읽기의 진정한 재미를 선사할 것이며, 독자들로 하여금 삶에 대해 회의하고 반성하게 함으로써 소설의 유용성을 입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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