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잘난 변호사님들 사무실에선 무슨 일이 일어날까?
엉뚱하고 유치하지만 밉지 않은 변호사 캄피 씨의 일상 『눈물 나게 시니컬한 캄피 씨』. 이탈리아 변호사인 저자가 블로그에 소설 형식으로 일상을 공개하면서 화제가 되었던 이야기로, 현대인의 우울한 직장생활을 여과 없이 드러내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더불어 경쟁에 쫓겨 자아를 상실하고 기계처럼 변해가는 젊은이들의 현실을 직접적으로 꼬집는다. 밀라노 대형 로펌의 젊은 변호사라는 화려한 직업을 가진 안드레아 캄피. 그런데 정작 그의 일상은 친구도 애인도 아무것도 없이 분재 하나를 끼고 벽과 대화하는 우울하고 구질구질한 삶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 초대형 프로젝트가 떨어지고 일상은 점점 꼬여만 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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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블로그 입소문이 낳은 이탈리아 화제의 소설,
매일 1,500여명의 변호사들이 접속하는
숭배의 사이트에 연재된 이야기가 소설로 출간되다!
기업 변호사의 적나라한 일상과 그에게 뒤늦게 찾아온 인생에 대한 고민을 엉뚱하고 유치하게 그려낸 블랙 코미디 같은 소설. 이야기는 문화와 쾌락의 도시, 밤마다 화려한 파티가 열리며 광장에는 연인들이 넘쳐나는 활기찬 도시 밀라노에 살고 있는 주인공의 우울한 일상 고백으로 시작된다.
“내 이름은 안드레아 캄피. 나는 서른 살의 잘나가는 로펌 변호사다.
그런데 요즘 내 상태가 그리 좋지 않다.”
밀라노의 대형 로펌에서 대기업의 법률 업무를 맡고 있는 젊은 변호사 안드레아 캄피 씨. 변호사라는 거창한 직업 탓에 화려한 삶을 누릴 것 같지만 정작 그의 일상은 우울하고 구질구질하다. 하루 종일 커피를 마시며 밤늦게까지 일하고, 분재 하나를 끼고 살면서 벽과 대화하는 것이 전부다. 그런데 이런 그에게 동료가 퇴사하며 벌여놓은 초대형 프로젝트가 떨어지면서 일상은 점점 꼬여만 간다. 그러던 중 그에게 새로운 사랑이 찾아와 잊고 지낸 일에 대한 열정과 인생의 의미에 대해 의문을 던지고, 친구도 애인도 잃은 채 ‘일’의 노예가 되어 있던 캄피 씨는 뒤늦게 인생의 독립을 선언한다.
익명의 변호사가 자신의 블로그에 소설 형식으로 일상을 공개하면서 화제가 된 캄피 씨의 이야기는 블로그 입소문이 낳은 이탈리아 화제의 소설이다. 2007년 4월 ‘불법 법률 사무소’라는 자신의 블로그(http://studioillegale.splinder.com)를 통해 야근과 블랙베리, 계약서 등 기업 변호사의 일상과 밀접한 소재와 사건들에 대한 이야기를 올렸는데, 글을 연재하고 얼마 되지 않아 연일 수백만 명의 블로거들이 그의 블로그를 방문하게 된 것이다. 특히 1,500명의 변호사들이 마치 숭배의 장소처럼 이곳을 매일 찾았으며, 이 이야기는 결국 소설로 발간돼 더욱 주목을 받았다.
우울한 일상을 소심하게 비꼬는 캄피 식 유머,
일상의 비극에 펀치를 날리다!
총 48개의 이야기들이 마치 블로그에 올린 일기처럼 거침없고 솔직하게 펼쳐지는 이 소설은 직장인들이 자판기 앞에서 커피를 마실 때나 메신저로 수다를 떨 때 늘어놓는 뒷담화와 음담패설을 읽는 듯한 재미를 준다. 비속어와 유명 상표 이름이 난무하고, 주인공인 젊은 남성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민망한 생각들까지 그대로 옮겨놓았다. 또한 기업 변호사들의 마라톤 회의와 바쁜 척 하기에 급급한 변호사들의 유치한 모습까지 여과 없이 폭로해, 웃음을 자아낸다.
이러한 이야기는 현대인의 우울한 직장생활을 솔직하게 드러내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열정에 불탔던 신입시절을 지나 어느덧 매너리즘에 빠진 모습, 상사의 말도 안 되는 요구와 이에 순응해야 하는 현실, 일 때문에 사랑도 친구도 잃어버린 상황 등이 결국은 우리의 모습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이 소설은 전문 작가가 쓴 전통 문학이 아니지만 이탈리아 독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으며, 베스트셀러 소설로 자리 잡았다.
게다가 이 시대의 젊은이들이 경쟁에 쫓겨 자아를 잃고 기계처럼 변해가는 현실을 직접적으로 꼬집고 있어, 단순히 재미 위주로 블로그에 올린 가십거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문단의 평을 받았다. 이는 이 책의 원제인 《불법 사무소studio illegale》라는 제목에서도 역설적으로 드러난다. 가장 ‘합법적’이어야 하는 로펌에서 정작 변호사들의 기본적인 인권은 보장되지 않는다는 쓴소리를 담은 것이다.
그렇다고, 이 소설이 무거운 법조계의 비리를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이 시대 모든 직장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문 작가의 글이 아니기에 더욱 살아 있는 일상의 언어로 신선하게 담아낸 것이다. 결국 독자들은 저자 특유의 엉뚱하고 유치하지만 냉소적인 표현과, 지적이고 논리적일 거라는 변호사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란 듯이 비켜가는 주인공 캄피 씨의 행동에 참았던 웃음을 터뜨릴 준비만 하면 된다.
[추천의 글]
시니컬하고 우울한 분위기를 담고 있지만 너무 재미있어 단숨에 읽게 되는 책!
_ 코리에레 델라 세라(이탈리아 유력 일간지)
[책속으로 추가]
이쯤에서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흐른 후, 마침내 상대방이 말한다.
“이런 말 해서 죄송하지만, 진짜 아는 게 하나도 없으시네요.”
그러고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가버린다. 그럴 때 내 기분은 정말이지 불쾌하기 짝이 없다.
반면 기업 변호사라고 대답하면 적어도 그런 대화 따위는 하지 않아도 된다. 수학 공식처럼 사람들의 반응은 매번 딱 맞아떨어진다. 좀 허무하긴 하지만 일단 내 직업과 관련해서 부탁을 받을 걱정은 접어도 된다. 또 상대방이 기업 변호사가 아닌 이상, 변호사로서의 내 자질을 시험해보겠다는 생각일랑 일찌감치 접게 된다. 그들은 기업 변호사라는 한마디에 뭔가 크게 낭패를 봤다고 느끼고는, 직업이 뭐냐고 물은 것 자체를 후회하면서 날씨 이야기 따위로 화제를 돌린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자리를 빨리 뜰까 고민한다.
“얼마 전부터 생각하게 된 건데, 모든 게 너무…… 너무 어리석어. 희생도 포기도, 다 힘들기만 해. 이런 건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 내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말이야. 안드레아, 난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지 알고 싶어.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거니까.”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 그렇기 때문에 알고 싶은 것…….
창문 너머 밤하늘을 보고 싶었지만, 창문에는 사무실 불빛과 내 하얀 셔츠만 흐릿하게 비쳤다. 어쩌면 창문에 비친 내 셔츠는 선명한데 내 눈이 흐릿한 건지도 모르겠다. 한때는 나도 열정이 있었다. 내 첫 이력서와 이력서 마지막 부분에 적어 넣은 취미, 여가 활동, 단체 활동과 직종 외 관심사가 떠올랐다. 직종 외. 하지만 내 삶의 근원지는 빠른 속도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일이 내 태양이 되었고, 그 외의 것들은 상자 속에 넣어져 구석에 처박히고 말았다. 비유를 하자면 직장인을 위한 풀옵션 호텔 패키지에서 따로 돈을 지불해야 하는 서비스 제외 음료라고나 할까. 시간이 흐르면서, 직종 외 관심 분야 칸은 점점 더 길어지는 경력 사항 페이지에 밀리고 또 밀려났다. 그리고 지금은, 직종 외 관심 칸은 아예 사라졌다. 이력서에서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은 정직과 성실, 그 두 가지밖에 남지 않았다.
“니콜라, 뭐 하는 거야?”
잠시 지난 시절을 회상하던 나는 당황하며 니콜라를 쳐다봤다. 킬러같이 생긴 거구의 니콜라, 사무실 분위기를 험악하게 만들기 일쑤인 나의 동료 니콜라가 소리 죽여 울고 있었다. 미동도 하지 않고 컴퓨터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지만, 양 볼에 눈물 자국이 선명했다.
“아냐, 아무것도 아니야.”
재킷 소매로 얼굴을 훔치면서도 니콜라는 여전히 모니터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이봐, 니콜라, 내가 다 잘못했어. 가끔 쉽지 않을 때가 있다는 거 알아. 하지만, 어쨌건, 울지 마…… 이제 그만 울어.”
자리에서 일어나 니콜라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그렇군요. 근데 난 회사에서 당신이 어떤지 물어본 거예요. 왜 변호사가 됐죠?”
“무슨 뜻이에요?”
“법을 좋아해서? 돈 때문에? 성공하려고? 무슨 이유가 있을 거 아니에요.”
“왜 그런 걸 물어요?”
“모르겠어요. ……아무 생각이 없는 것 같아서요. 뭐랄까, 그냥 지금 하는 일에 굉장히 만족하는 것 같아요. 아니, 어떻게 보면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마치 우리에 갇힌 것처럼 행동하고요. 런던 동물원에 지미라는 야생 양이 있었는데, 당신이랑 꼭 닮았어요.”
나는 에밀리의 팔을 살짝 꼬집으며 호탕하게 웃었다.
“그게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요.”
“왜요? ‘왜 이걸 하고 있지?’ 하는 것만 생각해보면 돼요.”
나는 길게 한숨을 내쉬며 생각에 빠졌다.
“……그 우리에 갇힌 것 같다는 느낌 있잖아요, 그건 맞아요. 사실 가끔 느껴요. 항상 그런 건 아니고요. 몇 년 전만 해도 이렇지 않았어요. 내 앞에 수많은 가능성이 펼쳐져 있는 것 같았죠. 그런데 점점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고, 어느 날 보니 내가 생각하는 내 모습이 아니더라고요. 잘 모르겠어요. 어떤 때는 난 아주 큰 인물이 될 운명을 타고났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또 어떤 때는 그냥 보잘것없는 운명에 만족해야 하나 보다 싶어요.”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어요?”
“그만두면 뭐 하게요?”
“뭘 하다니요? 좋아하는 걸 하면 되죠. 동물원의 지미는 어쩔 수 없지만, 당신은 만족하지 못하면 바꿀 수 있잖아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고 말했잖아요. 회사, 동물원, 당신은 어디가 좋아요? 월급도 잘 주고 내 자리도 있고 이 분야에서 성공할 수도 있잖아요. 회사는 뭔가 든든하게 해주죠. 또 바꾸는 게…… 어디서부터 바꿔야 할지도 잘 모르겠어요.”
“아, 뭘 할지를 생각하는 건 나중 문제예요.”
에밀리가 몸을 일으키더니 장난스럽기도 하고 똑똑해 보이기도 한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봤다.
“일단 지금 문제부터 해결하고, 그다음에 나머지 문제를 생각해요. Never trouble trouble, till trouble troubles you. You’ll only double trouble, and trouble others too!”
“잘하네요. 처음 들어보는 발음 연습 문장이네요. 마음에 들어요.”
“속담일 거예요. 문제가 실제로 생기기 전까지는 걱정할 것 없다는 뜻이죠. 문제를 자꾸 확대하지 말라고요.”
“음, 알았어요. 나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건 그렇고, 그 문장 내일 다시 해줘요. 해줄 거죠?”
“알았어요.”
“그런데 지미는 어떻게 됐어요?”
“미쳐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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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정보
프롤로그
1. 어쨌거나 근무 시작
2. 주세페 씨, 귀찮게 좀 굴지 마
3. 눈물 나게 귀여운 니콜라
4. 기업 변호사, 모르세요?
5. 눈물의 계약 한 건
6. 나? 좀 소심한 남자
7. 정신없는 4층 사무실
8. 잡담하느라 바쁜 거 안 보여?
9. 이게 다 아킬레 때문이야
10. 젠장, 훼방꾼 등장
11. 살다 보면 가끔 잔인할 때가 있지
12. 아킬레, 이 망할 자식!
13. 삽질을 마치고
14.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15. 똑똑한 안드레아가 알아서 할 겁니다
16. 늘어나는 혹들
17. 3for2, 엄두가 안 난다
18. 97일이나 됐다고!
19. 도움이 안 되는 인간들
20. 불법 사무소의 두케스네
21. 티치아노, 나도 알아
22. 휴……
23. 네, 네, 전부 다시 할게요
24. 주세페 vs 보랄레티
25. 아, 옛날이여
26. 크리스마스이브의 악몽
27. 이 밤이 어색해
28. 밀라노의 밤은 이제 시작이야!
29. 어찌 됐건 즐기자고요
30. 에밀리, 수 쓰는 거예요, 하하
31. 아무리 바빠도, 나도 남자인가 봐
32. 어딜 가라고요?
33. 니콜라, 역시 넌 내 친구야
34. 헬로우 두바이
35. 다들, 그 입 좀 닫아줄래?
36. 계약 파기라도 하시던지
37. 아라비아의 밤, 잠이 와요?
38. 아침부터 시끄러운 양반들
39. 사랑스러운 에밀리
40. 카르델리니, 내 뒤통수를 쳐?
41. 내가 뭘 잘못 본 거야, 분명!
42. 공황상태
43. 더 이상은 못 참아
44. 에밀리, 진심이 뭔가요?
45. 정신 차려, 고객은 왕이야
46. 이번엔 다르잖아
47. 서명은 누가 하지?
48. 전부 치워주세요, 전부
에필로그 또는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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