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인류의 지성사를 영혼·유럽·실험의 세 가지 관념으로 명쾌하게 해석한다! 피터 왓슨의 사람이 알아야 할 거의 모든 것의 역사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의 아홉 번째 시리즈 ≪생각의 역사.Ⅱ: 20세기 지성사≫는 고등학생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인류 지성사에 관심을 모든 사람이 읽을 수 있는 인문교양서이다. 원고지 분량으로 7천매에 가까운 이 책은 인류 역사 전체의 철학, 정치, 경제, 과학, 예술, 일상생활 등에 관한 온갖 생각들을 치밀한 서술과 흥미로운 사례로 재구성한다.
영국의 저명한 저널리스트이자 문화사가인 이 책의 저자 피터 왓슨은 왕과 황제, 왕조, 장군들이 빠진 역사, 군사 원정, 제국 전설, 정복과 평화조약이 누락된 역사로, 기존의 역사서에서 즐겨 다루던 주제를 제외했다고 한다. 그 대신, 시간을 기원전과 기원후로 구분하는 것은 누가 언제부터 생각한 것인지, 플러스와 마이너스 기호는 언제 어디서 수학에 도입되었는지 등 생활방식과 사고방식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친 생각과 발명을 논의한다.
이 책에서는 1900년대의 네 가지 중대 혁신인 ‘무의식, 유전자, 양자, 피카소의 파리 시절 첫 그림’을 중심으로 20세기를 형성한 주요한 지적 관념과 개념들을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저자는 우리 세기를 ‘지적으로 과학과 정면 대결해야 하는 시대’라고 규정한다. 과학이 비단 새로운 제품을 발명하고 우리의 삶을 다각도로 변화시켰기 때문이 아니라 생각하는 대상과 방식까지 바꿔놓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책은 20세기의 지적 관념을 개괄하면서 문학, 예술, 사상의 화려한 전개뿐만 아니라 과학의 발전을 예리하게 다룬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생각의 역사II-20세기 지성사』는 흥미진진한 사상의 파노라마이다
『생각의 역사II-20세기 지성사(원제: Terrible Beauty)』는 지난 7월 들녘출판사에서 출간한 『생각의 역사1-불에서 프로이트까지(원제: Ideas)』의 저자인 피터 왓슨의 출세작이다. 저널리스트인 피터 왓슨은 이 타이틀을 발표함으로써 일약 스타 문화사가의 반열에 올랐다. 광범위한 인류 지성사를 자유자재로 다루면서도 결코 균형을 잃거나 읽는 재미를 반감시키지 않았다는 점, 7000매가 넘는 방대한 양을 저술하는 동안 처음부터 끝까지 저자 특유의 시각을 견지했다는 점에서 학계의 주목을 받았고, 이와 더불어 학문적 크로스오버의 수위를 높인 것으로 평가받은 것이다. 왓슨은 원래 2000년도에 『생각의 역사II』를 발표하고 그로부터 5년 뒤인 2005년에 『생각의 역사I』을 세상에 내놓았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저작의 내용에 따라 ‘불에서 프로이트까지’를 다룬 『생각의 역사1-불에서 프로이트까지(원제: Ideas)』를 먼저 출간하고, ‘프로이트의 무의식의 발견부터 스티븐 호킹의 블랙홀까지’를 다룬 『생각의 역사II-20세기 지성사(원제: Terrible Beauty)』 를 이어서 출간했다. 이는 독자들이 인류 지성사의 맥을 좀 더 수월하게 짚어갈 수 있도록 배려한 처사이지만, 각 타이틀이 독립된 저작물인 만큼 국내 발간 순서에 관계없이 읽어도 좋다. 『생각의 역사II-20세기 지성사』 는 명실 공히 저자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흥미진진한 사상의 파노라마이자 지성의 향연”이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 즈음이면 왜 원제가 ‘Terrible Beauty’인지 절로 깨닫게 된다.
정치적 팩트에 얽매인 기존 역사서의 시각을 거부한 저작
전통적인 스타일의 역사책들은 주로 20세기를 뒤흔든 정치?군사적인 사건에 집중한다. 하지만 왓슨은 전통적인 역사서에서 다루는 사건과 에피소드, 즉 정치와 군사적 사건, 국가 단위의 문제에 천착하지 않는다. 그는 “정치나 군사 역시 지적인 차원에 영향을 미쳤지만 인간의 정신사에 관여했던 뭔가 다른 것, 그 이상의 것, 그러나 아직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것들이 많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그래서 정치에 경도된 기존 역사서의 불균형을 바로잡고, 우리 세기를 형성한 주요한 지적 관념과 개념들을 문화?예술?과학?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포착한 뒤 이를 집중적으로 소개하기로 마음먹는다. 시대정신과 맞물린 과학?문화현상, 출판계의 혁신이라 이를 수 있는 문고판의 탄생, ‘~주의’라는 이름을 단 여러 가지 사상의 패러다임, 작가주의의 탄생을 알린 프랑스 영화, 대중의 심금을 울린 ‘모던 마인드’를 다룬 문학 작품들, 청년들을 사로잡은 비트 문화와 로큰롤, 생각의 방식과 태도를 바꾸어버린 과학적 개념들, 그리고 유전자, 환경?생태학의 탄생, 에이즈, 블랙홀에 이르기까지 왓슨은 종횡무진 20세기 전체를 여행하며 붓을 휘두른다. ??생각의 역사II-20세기 지성사??가 기존 지성사와 달리 ‘읽는 재미’가 뛰어난 것은 저자의 그 같은 혜안과 ‘팩트’를 선정하는 독특한 시각, 그리고 기량 덕분이다. 왓슨은 “우리 세기를 피로 물들인 끔찍한 참사들을 잠시 접어놓고 과거의 공포에서 시선을 돌리면 지성의 도도한 흐름, 그 흥미진진하고 끈질기면서도 심오한 발전과정이 확연히 눈에 들어온다.”고 말한다. 그리고 덧붙여서 우리 세기의 결정적인 특징을 “지적으로 과학과 정면 대결해야 하는 시대”라고 규정한다. 과학이 비단 새로운 제품을 발명하고 우리의 삶을 다각도로 변화시켰기 때문이 아니라 생각하는 ‘대상’과 생각하는 ‘방식’까지 바꿔놓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왓슨이 20세기의 지적 관념을 개괄하면서 문학,예술,사상의 화려한 전개에 못지않게 과학의 발전을 첨예하게 다룬 것은 그 때문이다.
20세기를 형성한 주요한 지적 관념과 과학적 개념들을 소개한다!
저널리스트이자 저명한 문화사가인 피터 왓슨은 1900년대의 네 가지 중대 혁신인 “무의식, 유전자, 양자, 피카소의 파리 시절 첫 그림”을 중심으로 20세기를 형성한 주요한 지적 관념과 개념들을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그는 20세기가 세 가지 근본적인 측면에서 그 이전 세기들과 달랐다고 본다. 첫째 백여 년 전 과학은 지금과는 세부분과가 아주 달랐고, 펀더멘털에 대한 관심이 아직 없는 상태였다는 점, 둘째 20세기에 들어서 다양한 탐구 분야들이 하나의 형태로 강력하게 통합되었으며 그 결과 자연계에 대해 설득력 있게 ‘이야기’하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개개인의 내밀한 자아가 시장으로 나오면서 사람들이 예전에는 불가능했던 방식으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되었다는 점이다. 따라서 근대의 생활을 지배해온 관습주의와 종교가 몰락한 대신 과학과 자아가 전면에 등장함으로써 생활 방식은 물론 인간의 사고 방식까지 바뀌게 되었고, 이런 현상은 결국 과학의 세분화와 문화의 다양성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왓슨이 현대 과학의 개념들을 20세기 지성사의 주춧돌로 파악한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다. 한편 왓슨은 20세기에 발견된 과학의 개념과 많은 이론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말하면서 바로 그 점이 예술과 충돌했다는 사실도 간과하지 않는다. 그리고 C. P. 스노가 말한 두 문화(문학적 문화와 과학)의 반목을 넘어서는 대안으로 존 브록만의 표현대로 ‘제3의 문화’의 부상을 언급한다. 제3의 문화란 세계 속에서, 우주 속에서 인간이 차지하는 위치에 대해 궁구하는 자연철학으로 주로 물리학자와 생물학자들이 나서서 의견을 피력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지식 형태의 진화를 여실히 보여주는 하나의 척도이자 왓슨이 이 책을 통해 전달하고자 한 중심 메시지다.
숨 막히는 학문적 크로스오버, 유쾌하고 위대한 20세기의 내러티브
왓슨은 이 책에 들어 있는 각 장들을 점진적 시간 순으로 다룬다. 그러나 1900년에 관한 1장과 19~20세기 전환기의 ‘과도기적 특성’을 다룬 2장, 기적의 해 1913년에 관한 8장, 1차 세계대전이 지성계에 미친 영향을 논한 9장, 장 폴 사르트르의 파리 시절을 다룬 23장에서는 잠시 전진을 멈추고 동시대의 다양한 발전과정을 섬세하게 고찰한다. 저자의 표현에 따르면 “사실관계도 그러하거니와 독자에게도 호흡 조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왓슨은 이 책을 4부로 나눈다. 1부는 신천지인 20세기의 개막을 알리는 느낌으로 가득하다. 삶의 모든 영역 즉 물리학, 생물학, 회화, 음악, 철학, 영화, 건축, 운송 등등 각 분야에서 새로운 스토리가 펼쳐지면서 예전과는 전혀 다른 종말이 예견된다. 어쩌면 예측조차 불가능하다. 2부 ‘슈펭글러에서 동물농장까지: 문명과 그에 대한 불만’은 프로이트의 저작 『문명과 그에 대한 불만』(1931)을 통해 한 세대 전체의 분위기를 집약적으로 표현한다. 여기서는 ‘자아’의 개념이 모든 문화 현상의 심층에 자리하고 심지어 표현 방식까지 지배하는 ‘뜨거운 감자’로 다뤄진다. 3부에서는 전혀 다른 감성이 반영된다. 왓슨은 이 시기를 2차 대전 이전보다 한결 낙관적인 동시에 ‘유쾌한 시간’ 중에서도 가장 유쾌한 순간으로 본다. 1차 대전이 대중에게 심각한 비관주의를 유포했다면 2차 대전은 그 반대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과학의 눈부신 발전과 대중화, 삶의 ‘도약’이 그 증거다. 마지막 4부는 포스트모더니즘의 감성을 다룬다. 하지만 왓슨은 포스트모더니즘이 일각에서 말하는 대로 커다란 단절인지 확언하기엔 아직 이르며, 앞으로는 탈서구적 사유와 포스트사이언스적 사고의 시대를 기약해야 한다고 말한다. 정치와 군사에 얽매인 진부한 시각을 거부하고 “그럼에도 인간은 왜 행복할 수 있는가” 하는 데서 사유의 단초를 찾은 피터 왓슨. 그의 역작 ??생각의 역사II-20세기 지성사??는 20세기의 변혁을 주도한 사상과 지성을 거침없이 아우른 우리 시대의 가장 유쾌하고 위대한 내러티브다.
책 속으로
1905년 특수 상대성 이론을 발표한 이후 아인슈타인은 머리를 이리저리 굴려봤다. 앞에서 살펴본 대로 특수 상대성 이론에서 아인슈타인은 역사를 통과하는 열차에 관한 사고실험을 한 바 있다(‘특수’ 이론이라고 한 이유는 서로 연관돼 움직이는 물체에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그 실험에서 빛은 열차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은 1911년 이후 중력이 빛을 끌어당기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그는 스스로 진공 상태에서 엘리베이터를 탄 채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상상해 보았다. 따라서 가속도는 삼척동자도 알다시피 초당 9.8미터다. 그러나 창문이 하나도 없고 가속도가 일정하면 엘리베이터가 정지해 있지 않다는 걸 알 수가 없다. 엘리베이터를 탄 사람은 자기 몸무게도 느끼지 못할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아인슈타인은 깜짝 놀랐다. 그는 빛이 엘리베이터의 진행방향이 아니라 직각으로 엘리베이터에 부딪히는 사고실험을 해봤다. 여기서도 빛을 엘리베이터 안에 있는 사람이 보는 경우와 밖에 있는 사람이 보는 경우를 비교해봤다. 1905년의 사고실험에서와 마찬가지로 엘리베이터 안에 있는 사람은 한 지점에서 빛이 상자 내지는 구조물을 통과해 반대편 벽에 닿는 것을 볼 것이다. 그러나 밖에 있는 관찰자는 빛이 ‘휘어지는’것을 볼 것이다. 왜냐하면 빛이 엘리베이터 반대쪽에 도달할 시점에 저쪽 벽은 이미 그만큼 움직였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인슈타인은 가속도가 빛을 휘게 만들 수 있다면, 그리고 가속도가 중력의 결과라면, 중력도 마찬가지로 빛을 굴절시킬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아인슈타인은 이런 내용을 얼마 후 빈의 한 강연장에서 발표했다. 물리학자들은 충격을 받았다. 특수 상대성 이론을 그림자가 생기는 불 달린 연필의 예로 설명했던 것처럼 일반 상대성 이론General Theory of Relativity의 함의도 하나의 모델로 설명할 수가 있다. 얇은 고무판을 캔버스 같은 틀 위에 수평으로 올려놓았다고 가정해보자. 그 위에다가 작은 구슬이나 볼베어링을 굴린다. 그러면 구슬은 직선으로 굴러갈 것이다. 그러나 무거운 공, 말하자면 대포알 같은 것을 틀 한가운데에 놓아두면 고무판은 압력을 받아 움푹 내려앉고, 그러면 구슬은 무거운 물체가 있는 곳으로 굴러가면서 휘어질 것이다. 아인슈타인의 이런 주장은 빛이 별과 같은 거대한 물체에 다가갈 때 실제로 일어났다. 시공간에 만곡이 있고, 빛도 휘어진다는 것이다. _6장 E=mc², ⊃/≡/v + C7H38O43
1차 대전은 많은 작가, 화가, 음악가, 수학자, 철학자, 과학자들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청기사파 화가 아우구스트 마케August Macke는 독일군이 프랑스로 진격하는 과정에서 총에 맞아 전사했다. 조각가이자 화가인 앙리 고디에 브르제스카Henri Gaudier-Brzeska도 영국해협English Channel 인근 프랑스군 참호에서 전사했다. 독일 표현주의 화가 프란츠 마르크는 베르?Verdun에서 죽었다. 이탈리아 미래파 화가 움베르토 보초니Umberto Boccioni는 오스트리아 전선에서 숨을 거뒀고, 영국 시인 윌프레드 오언Wilfred Owen은 종전 조약 체결 일주일 전에 상브르 운하Sambre Canal에서 전사했다. 오스카 코코슈카(오스트리아의 표현주의 화가)와 기욤 아폴리네르는 부상을 당했다. 아폴리네르는 머리에 구멍이 난 채로 파리에 돌아왔지만 곧 죽고 말았다. 반전 운동을 한 버트런드 러셀 등은 투옥되거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처럼 배척당하거나 시그프리드 서순처럼 미친놈 취급을 받았다. 막스 플랑크는 아들 카를을 잃었고, 독일 여성 화가 캐테 콜비츠Kathe Kollwitz도 마찬가지였다(2차 대전 때는 손자가 죽는다). 버지니아 울프는 친구 루퍼트 브루크Rupert Brooke를 잃었다. 영국 시인 아이작 로젠버그Isaac Rosenberg, 줄리안 그렌펠Julian Grenfell, 찰스 해밀턴 솔리Charles Hamilton Sorley도 전사했다.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 중위는 북부 이탈리아 포로수용소에 억류됐을 때, 포연 속에서 틈틈이 메모해 두었던 『논리철학 논고Tractatus Logico-Philosophicus』 원고를 퇴고해 버트런드 러셀한테 보냈다. 그러나 전쟁이 지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 정체를 드러내기까지는 여러 해가 걸렸다. 이 문제는 매우 광범위하고 흥미로워서 전문서가 많이 나와 있다. 엄청난 대량 학살, 어느 한쪽이 군사적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상황, 연합국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종전 협정 등은 그 모두가 당대는 물론 그 이후 세대의 정신구조에 깊이 뿌리 박혔다. 전쟁 와중에 일어난 러시아 혁명은 정치적, 군사적, 지적 상황을 왜곡시켰다. 그런 상황은 이후 70년간 지속된다. 여기서는 1차 대전으로 야기됐고, 전쟁에 대한 직접적인 반응으로 이해할 수 있는 지적인 사건들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_9장 반격
『율리시스』가 나온 지 4년 만인 1926년 F. 스콧 피츠제럴드Scott Fitzgerald(1896~1940)가 소설 『위대한 개츠비The Great Gatsby』를 내놓았다. 한결 전통적인 서술 기법을 사용한 작품으로 정반대 방향에서이긴 하지만 동일한 문제를 천착한다. 레오폴드 블룸이 교묘한 위트와 얍삽한 속임수로 별 볼일 없는 광고를 따내고서 득의양양 하는 중하층 더블린 시민이라면 『개츠비』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대단한 부자이거나 그렇게 되고 싶어 안달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돈 외에는 아무것에도 관심이 없기 때문에 도덕적?지적 공허함을 키우는 일종의 황무지 같은 환경에서 살아간 것이다. (……) 도입부에 “고다드라는 이 사람이 쓴 『유색인종 제국의 부상』이라는 책 말이야……” 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원래는 로드롭 스타다드가 쓴 우생학 관련 책 『백인 지배에 대항하는 유색인종의 급부상』을 말하는 것인데 톰 뷰캐넌이 그 책에 서문을 써준 우생학자 매디슨 그랜트와 원저자 스타다드의 이름을 헷갈려서 고다드라고 한 것이다. 그러면서 톰 뷰캐넌은 인종에 관한 주장을 늘어놓는다. “우리가 경계하지 않으면 백인종은 아마…… 아마 완전히 찌그러지고 말거야. 진짜 과학적인 이야기라고. 입증이 된 이야기라니까…… 우리한테 달렸어. 지배종족인 우리가 조심하지 않으면 다른 종족들이 주도권을 쥘 거라고. ……중요한 건 우리가 북유럽계라는 거야…… 그러니까 우리가 그 모든 걸 만들어낸 거지. 문명을 만드는, 과학과 예술, 뭐 그런 것들 말이야. 안 그래?” 머틀 부인의 죽음이라는 참사가 일어나는 장소는 재의 계곡으로 돼 있다. 쓰레기와 재로 뒤덮인 늪지 플러싱 메도를 모델로 설정한 장소다. 평소 같으면 ‘혈통’이 등장인물들의 큰 관심을 끄는 문제일 것이다. 그러나 이런 논점은 가볍게 언급하는 것으로 그치고 독자들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이 작품의 마지막 장면은 뉴욕이 무대다. 닉은 5번가에서 톰 뷰캐넌을 보고도 악수를 마다한다. 이 만남에서 분명한 것은 톰은 데이지가 차를 몰았다는 사실을 여전히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닉으로서는 그런 무지가 변명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위험하다고까지 생각한다. 그것이야말로 미국을 환상에 들뜨게 했다가 꼴사납게 만드는 것이다. 개츠비는 배신하고 배신당한다. 닉은 톰이 데이지가 운전한 사실을 모른다 하더라도 그의 행동은 비열하기 짝이 없어서 평가가 달라질 건 전혀 없다고 느낀다. 데이지에 대해서도 심한 말을 한다. 일을 엉망으로 만들어놓고 다시 돈한테로 ‘숨어들었다’는 것이다. 그녀를 비난하면서 닉은 혈연관계를 끊는다. 문명을 ‘만들어낸 북유럽계’와 단절하는 것이다. 톰과 데이지가 남긴 것은 그들의 혈통에도 불구하고 결국 파국이었다. 뷰캐넌 부부는―이들과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들도―도덕적 공백 속에서 삶을 살아간다. 의미 있는 것과 사소한 것을 구분할 능력도 없고, 사치한 장식에 눈이 멀어 있다. 『위대한 개츠비』 곳곳에서 독자들은 황무지를 만난다. 도덕적으로나 영적으로, 생물학적으로도 그렇거니와 재의 계곡에서는 풍경까지도 그러하다. _11장 탐욕의 황무지
이듬해인 1925년 물리학의 황금기가 정점에 도달했다. 활동의 중심은 잠시 괴팅겐으로 옮아갔다. 1차 대전 이전에 영국과 미국의 학생들은 독일로 가서 연구를 마치곤 했다. 괴팅겐은 가장 자주 들르는 곳이었다. 게다가 괴팅겐은 바이마르공화국 시절 독보적인 위치를 고수했다. 보어도 1922년 괴팅겐에서 강연을 했는데 한 젊은 학생이 일부 대목을 꼬치꼬치 따지고 나섰다. 그러나 역시 보어답게 별로 괘념치 않았다. “토론 말미에 그는 내게로 오더니 오후에 하인산에 같이 등산 가지 않겠느냐고 했다.” 베르너 하이젠베르크라는 이름의 그 젊은 학생은 후일 이렇게 썼다. “과학도로서 나의 인생은 바로 그날 오후에 시작됐다.” 사실 그것은 가벼운 산책 이상이었다. 보어가 바이에른 출신의 젊은이를 코펜하겐으로 불렀기 때문이다. 하이젠베르크는 2년이나 떠나 있을 마음의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 그러나 한참 후에 찾아갔을 때 보어는 처음과 마찬가지로 환영을 아끼지 않았다. 두 사람은 즉시 양자이론의 또 다른 문제에 뛰어들었다. 이것을 보어는 ‘상보성correspondence’문제라고 불렀다. 상보성이란 저주파 상태에서 양자물리학과 고전물리학은 일치한다는 관찰에서 비롯된 개념이다. 그런데 어떻게 그럴 수 있단 말인가? 양자이론에 따르면 에너지는 빛과 마찬가지로 작은 다발로 방출된다. 반면 고전물리학에 따르면 에너지는 지속적으로 방출된다. 하이젠베르크는 가슴 뿌듯한 한편으로 혼란스러운 상태로 괴팅겐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하이젠베르크는 파울리만큼이나 혼란을 싫어했다. 그래서 1925년 5월 말경 꽃가루 알레르기를 심하게 앓다가 두 주간 휴가를 얻어 독일 연안 북해상의 길쭉한 섬인 헬골란트로 갔다. 꽃가루가 거의 없는 곳이었다. 피아노를 아주 잘 치고 괴테의 논문을 암송할 정도였던 하이젠베르크는 심신이 맑아졌다(그는 등산을 좋아했다). 오래 걷기와 해수욕으로 머리를 식혔다. 그렇게 차고 맑은 환경에서 떠오른 아이디어가 ‘양자의 불가사의quantum weirdness’라고 하는 것이었다. 하이젠베르크는 원자의 속사정이 어떠한지를 시각적으로 그려내려는 시도를 멈춰야 한다고 보았다. 그토록 미세한 대상을 직접 관찰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 속성을 측정하는 것뿐이다. 따라서 어떤 대상이 한 시점에는 연속적인 것으로, 다른 시점에는 독자적인 것으로 측정된다면 그것이 바로 실재의 양태다. 두 가지 측정치가 존재한다고 해서 불일치라고 말하는 것은 난센스다. 둘은 그저 측정치에 불과하다. 이것이 하이젠베르크의 핵심적인 통찰이었다. 그러나 그 분주한 3주 동안 그는 한 걸음 더 나아가 행렬식 방법론을 발전시켰다. 다비드 힐베르트David Hilbert의 아이디어에서 따온 것으로 측정치를 2차원의 표 형태로 배열하는 방식이다. 두 행렬을 곱하면 또 다른 행렬이 나온다. 하이젠베르크의 도식에서는 각 원자가 하나의 행렬로 표현되고, 각각의 ‘규칙’은 또 다른 행렬로 표시된다. ‘나트륨 행렬’을 ‘스펙트럼선 행렬’과 곱하면 결과는 나트륨 스펙트럼선 파장 행렬이 된다. 이러한 성과에 하이젠베르크와 보어는 대단히 만족했다. “원자 구조는 대단히 놀랍기는 하지만 최초로 진정한 수학적 토대를 갖게 됐다.” 이러한 발견 내지 창안을 하이젠베르크는 ‘양자역학quantum mechanics’이라고 불렀다. _15장 물리학의 황금기
영화에 대한 다른 시각을 보여준 것이 1936년에 나온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1892~1940)의『기술복제 시대의 예술작품 Das Kunstwerk im Zeitalter seiner technischen Reproduzierbarkeit』이었다. 이 유명한 에세이는 당시 외국으로 자리를 옮긴 프랑크푸르트 사회연구소가 새로 창간한《사회연구지Zeitschrift fur Sozialforschung》에 실렸다. 벤야민은 1892년 베를린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경매인 겸 미술상으로 유대인이었다. 그는 급진적 지식인으로 스스로의 표현에 따르면 ‘문화적 시오니스트’였다(유럽 문화에서 유대인이 견지해온 자유주의적 가치를 지지한다는 의미다). 역사가, 철학자, 예술?문학평론가, 저널리스트 일을 하면서 생활을 꾸려갔다. 신비주의 성향이 좀 있는 벤야민은 1차 대전 때 스위스로 이주해 후고 폰 호프만슈탈, 여성 조각가 율리아 콘Julia Cohn, 베르톨트 브레히트, 그리고 프랑크푸르트 학파 사람들과 친구가 됐다. 일련의 에세이와 저서―『괴테의 친화력Goethes Wahlverwandtschaften』,『독일 비극의 기원Ursprung des Deutschen Trauerspiels』, 그리고 인텔리겐치아의 정치화에 관한 글들―에서 그는 전통 예술형식과 새로운 예술형식을 비교?대조함으로써 후대에 레이먼드 윌리엄스Raymond Williams, 앤디 워홀Andy Warhol, 마샬 맥루한Marshall McLuhan 등이 주창한 내용을 선구적으로 제시했다. 파리 망명 시절에 쓴 가장 유명한 책『기술복제 시대의 예술작품』에서 벤야민은 ‘아우라가 없는’ 예술에 관한 이론을 발전시켰다. 벤야민에 따르면 고대에서 현재에 이르는 예술은 종교에 기원을 두고 있다. 따라서 아무리 세속적인 작품이라도 ‘아우라Aura’가 스며 있다. 아우라란 예술작품에서 어렴풋하게나마 신성함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물론 그런 느낌은 아주 모호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호프만슈탈, 라이너 마리아 릴케, 호세 오르테가 이 가세트도 말했듯이 전통적인 예술작품은 예술가와 비예술가, 지식인과 프롤레타리아 사이에 존재하는 중요한 차이를 내포한다. 그러나 기술복제 시대에는, 특히 영화의 경우―개인이 혼자 하기보다는 집단으로 하는 작업이다―그런 전통, 예술가와 비예술가 사이에 존재하는 거리가 사라진다. 예술은 더 이상 신성한 것에 호소하지 않는다. 계급들 사이에 새로운 자유가 존재하고 작가와 관객 사이의 구분은 사라진다. 관객은 기회만 있으면 작가가 될 준비가 돼 있다. 벤야민에게 있어서 이러한 변화는 좋은 것이다. 기술복제 시대에 관객은 더 이상 따로 따로 떨어져 존재하는 영혼들의 집합이 아니다. 영화는 특히 대량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함으로써 우리들 마음속에 있는 사회문제들에 대해 발언할 수 있고, 따라서 폭력 없는 사회혁명이 가능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망명한 자유주의 지식인으로서 벤야민이 제시한 논리는 괴벨스와 다분히 대조적이다. 둘 다 영화의 정치적 영향력을 이해하고 있었다. 괴벨스는 그 힘을 단기적인 정치적 도구로 파악했다. 반면 벤야민은 예술의 특성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그 의미의 일부가 사라져가고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간파한 인물 중 한 사람이었다. 그가 포착해낸 문화 발전의 특정 국면은 금세기 후반 들어 더더욱 가속화된다. _18장 좌절과 위안
튜링은 오래지 않아 이런 규칙을 따르는 기계를 고안하게 될 것이라고 믿었다. 그 다음으로는 체스의 규칙을 준수하는 기계를 발명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이런 기계는 이제 나와 있다). 셋째로 튜링은 범용기계universal machine라는 이름하에 모든 계산을 수행할 수 있는 장치를 구상했다. 마지막으로(이 대목이 가장 괴델 같은 냄새가 난다) 그는 다음과 같은 아이디어를 추가했다. 즉 범용기계는 일련의 정수에 반응을 하는데 정수 하나하나는 특정한 유형의 연산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1은 ‘약수를 찾아라’라는 의미이고, 2는 ‘제곱근을 찾아라’, 3은 ‘체스의 규칙을 따라라’ 등등의 의미가 될 수 있다. 범용기계에 그 자신에 상응하는 수를 부여하면 어떻게 될까? 이것이 마지막으로 튜링이 던진 질문이다. 이미 하고 있는 행동 그대로 행동하라는 지침을 어떻게 따를 수 있을 것인가? 그의 논점은 그런 기계는 이론적으로도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그런 유형의 계산은 그저 계산 불가능이라는 의미였다. 수학에서는 수학 자체를 사용해서는 참이나 거짓에 대한 증명 여부를 설명할 수 없는 사례가 있다는 이야기였다. 튜링은 1936년에 《런던수학협회지》에 이런 내용을 담은 논문을 발표했다. 다만 라이너스 폴링의 화학결합의 경우처럼 이 논증을 판정해줄 능력이 있는 심판관이 없어서 출판은 지연됐다. 「계산 가능한 수에 관하여On Computable Numbers」라는 제목의 이 논문은 괴델의 ‘참사’가 그랬던 것만큼이나 엄청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튜링의 아이디어가 수학적으로 중요한 이유는 계산이 무엇인지를 정의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지금은 튜링 머신Turing machine이라고 일컬어지는 기계의 윤곽을 그려보였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었다. 튜링 머신은 이론적으로만 존재하는 것이지만 컴퓨터의 선구였다. 튜링은 1930년대 중반을 미국 프린스턴 대학에서 보내면서 거기서 박사학위를 마쳤다. 프린스턴 대학 수학부는 세운 지 얼마 안 되는 프린스턴고등연구소(IAS)와 같은 건물에 있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아인슈타인, 괴델, 쿠란트, 하디 등등 당대 최고의 두뇌들과 교류하게 됐다. (……) 비트겐슈타인의 강의는 선택된 극소수에게만 개방됐는데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그의 기벽은 여전했다. 튜링도 다른 수강생들과 마찬가지로 접이식 의자 하나만 달랑 지급받았다. 강의실에는 다른 가구라곤 일절 없었다. 세미나의 주제는 수학의 철학적 기초였다.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튜링은 철학에 대해서는 거의 깡통이었다. 그러나 이야기가 수학에 미치면 강점을 발휘했다. 그래서 몇 차례 날 선 질문을 던지며 비트겐슈타인과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 그러나 에니그마를 깨는 것이 그가 가장 빛을 발할 수 있는 분야였기 때문에 위에서는 이런저런 행동을 눈감아줬다.14) 튜링과 동료들이 직면한 가장 큰 어려움은 중간에서 가로챈 메시지에서 규칙적인 양상을 찾아 해독을 하려면 수천 건을 일일이 조사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따라서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튜링 머신으로 풀기 적합한 문제였다. 튜링이 제시한 해법은 암호가 걸린 에니그마 메시지를 받아서 규칙적인 양상을 찾도록 고속으로 계산을 할 수 있는 전자기 장치를 만드는 것이었다. 기계 이름은 ‘콜로수스Colossus’(그리스어로 ‘거대한 조각상’이라는 뜻: 옮긴이)라고 붙였다. 최초의 콜로수스(가동한 콜로수스는 모두 10종이었다)가 건립된 것은 1943년 12월에 가서였다. 세부 구조는 오랜 기간 비밀에 부쳐졌다. 그러나 지금은 진공관이 1,500개였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 후대 버전에 가면 ‘이진수’로(말하자면 모든 정보는 ‘비트’에 담기게 되는데 0이냐 1이냐에 따라 조합이 다양하다) 연산하는 진공관이 2,400개나 됐다. 이런 점에서 현재 콜로수스는 전자기 디지털 컴퓨터의 선구자로 간주되고 있다. 콜로수스는 사람 키보다 약간 컸다. 콜로수스를 찍은 사진들을 보면 블레츨리에 있는 헛간 F의 작은 방 벽 하나를 몽땅 차지하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대단한 발전이었다. 초당 2만 5,000자를 스캔할 수 있었다. _20장 콜로수스
2차 대전의 전쟁터에서 돌아온 세대는 신속히 정착했다. 그들은 교육받을 기회가 많았고, 가정을 꾸렸다. 그리고 부모 세대보다 자녀를 많이 낳았다. 이것이 베이비붐이다. 그들은 삶이 무엇인지를 새롭게 보았다. 인생의 맛을 알았으며 그늘도 알았다. 다른 사람과 가까이 붙어 지내면서 이전 사람들이 체험하지 못한 친밀함intimacy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한 것이다. 특히 사람들이 이렇게 행동하겠지 하는 기대와 실제 행동 사이에 상당한 간극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이러한 간극은 아마도 섹스 문제에서 가장 컸을 것이다. 2차 대전 이전에도 섹스가 있었지만 그 문제에 대해 공공연히 말을 하지는 않았다. 사회학자인 린드 부부는 1920년대에 미들타운을 연구하면서 결혼과 연애 문제를 들여다보기는 했지만 성행위 자체는 다루지 않았다. 그러나 중요한 사회적 변화 한 가지를 분명히 포착했다. 이 변화는 다른 무엇보다도 1930년대 사람들의 행태를 바꿔놓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다름 아닌 자동차였다. 차는 청소년들을 집에서 탈출하게 해주었다. 부모들의 감시를 벗어나게 한 것이다. 청소년들은 친구들과 함께 차를 몰고 영화관으로 달려가곤 했다. 영화관에서는 할리우드가 낭만이라는 아이디어를 팔고 있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동차가 하나의 대체적인 장소, 즉 친밀한 행동을 할 수 있는 사적 공간이 되어주었다는 점이다. 1940년대에 오면 그런 행태는 보편화된다. 그러나 대중의 의식은 현실을 따라가지 못했다. 1948년『남성의 성 행태』라는 싱거운 제목의 무미건조한 804쪽짜리 학술 보고서가 나왔을 때 그토록 인기를 끈 것은 바로 그 때문이었다. 저자는 인디애나대학교(인디애나 주 먼시Muncie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 동물학 교수였다. 책을 낸 의학 전문 출판사는 초판으로 5,000부를 찍었다. 그러나 곧 실수였음을 깨닫게 된다. 거의 25만 부가 팔려나간 것이다. 게다가〈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27주 동안이나 올랐다. 저자인 동물학 교수 알프레드 킨제이Alfred Kinsey(1894~1956)는 유명인사가 되었고《타임》지 표지인물로도 선정됐다. 과학적 필치도 분명 플러스가 됐다. 공들여 만든 차트와 그래프, 인터뷰 과정에 대한 방법론적인 설명, ‘데이터’의 타당성에 대한 고찰 등은 분명 포르노물과는 차원이 달랐다. 그 덕분에 사람들은 이상한 사람으로 보이지 않고도 성 문제에 대해 상세한 논의를 할 수 있었다. 게다가 킨제이는 그런 논란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그의 명성은 말벌 연구로 시작됐다. 인간의 성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1930년대 말 결혼과 가족에 관한 강의를 맡으면서부터였다. 그는 학생들이 ‘편견에 물들지 않은 정확한 성 관련 정보’에 목말라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런데 인간의 성 행태에 관해 ‘도덕 설교가 아닌 믿을 만한 데이터’가 거의 없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과학자로서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싶었다. 그래서 학생들의 성 습관을 기록하는 것으로 통계자료를 축적해갔다. 이어 연구팀을 끌어 모아 인터뷰 기법을 훈련시켰다. 두 시간 정도면 피실험자의 성생활 전반을 완벽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이런 식으로 10년에 걸쳐 수집한 자료가 남성과 여성 1만 8,000명분이었다. _24장 딸과 연인
성난 젊은이들 및 시운동파와 맥을 같이하는, 적어도 두 사조가 묘사하고자 한 세계와 겹치는 것이 리처드 호가트Richard Hoggart(1918~)의 대단히 독창적인 저서 『교양의 효용Uses of Literacy』이다. 1957년『성난 얼굴로 돌아보라』가 초연된 지 1년 만에 낸 이 책으로 호가트는 레이먼드 윌리엄스, 스튜어트 홀, E. P. 톰프슨Thompson과 더불어 문화연구cultural studies(이제는 학문의 한 분야가 됐다)라고 하는 사상사 학파의 창립자가 됐다. 1918년 리즈에서 태어나 리즈 대학을 나온 호가트는 2차 대전에 참전해 북아프리카와 이탈리아에서 전투했다. 윌리엄스와 마찬가지로 군 생활은 독특한 체험이었다. 전쟁이 끝난 후 호가트는 라킨이 사서로 있던 헐 대학 성인교육원 문학 강사로 일하면서 최초의 평론집 『오든Auden』을 냈다. 그러나 노동계급 출신이라는 배경, 군대 생활, 지방대학의 성인교육원 강의 경험 등이 하나로 농축된 것은『교양의 효용』에서였다. 이 책에서 호가트는 지금까지 결여돼 있던 삶의 한 측면을 잘 드러내 보여주는 어휘를 총망라한 것 같았다. 호가트는 I. A. 리처즈(18장 참조)와 F. R. 리비스의 ‘위대한 전통’으로부터 나온 고전적인 문학비평 훈련을 받았다. 그러나 실제 체험은 그를 아주 다른 방향으로 이끌었다. 긴즈버그가 라이오넬 트릴링에 맞선 것처럼 호가트는 리비스에 반기를 들었다. 케임브리지의 전통을 따르는 대신 리처즈의 방법론을 활용해 자신이 아는 문화를 천착했다. 여기서 문화란 노동자들이 단골 술집에서 부르는 노래에서부터 가정용 주간지까지, 상업적인 팝송에서부터 일반인이 많이 보는 영화까지 광범위했다. 그는 일요일 오전의 세차나 현관 계단을 박박 문질러 닦는 행위 등등 아무 의문 제기 없이 당연시해온 관습들을 인류학자처럼 새삼스럽게 기술하고 분석했다. 그의 저서가 한 작업은 두 가지였다. 첫째, 노동계급의 문화를 구체적으로 기술했다. 특히 그들의 언어는 주 연구대상이었다. 책이나 잡지, 노래, 게임에서 노동계급이 사용하는 언어에 주목한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런 문화가 얼마나 풍부한지, 그리고 비평가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얼마나 볼 게 많은지를 입증했다. 이것이 두 번째 작업이었다. 오스본과 마찬가지로 호가트는 노동계급의 결함이나 영국 사회가 노동계급의 신분 상승 기회를 사실상 박탈하고 있다는 현실을 모르지 않았다. 그러나 노골적인 정치 발언보다는 기술과 분석에 훨씬 무게를 뒀다. 호가트의 저서와 오스본의 작품에 대해 비슷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많았다. 지금까지는 눈에 들어오지 않던 어떤 부문에 갑작스레 어떤 정당성이랄까, 나름의 목소리가 주어진 것이다. 이렇게 해서 또 하나의 전통이 형성됐다. _26장 정전正典이 깨지다
정신병을 부적응으로, 신체적 질병이라기보다는 논리 내지 철학의 병리학으로 이해하려는 시도는 연원이 깊다. 특히 정신분석 계열의 정신의학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히치콕의 영화가 개봉된 바로 그해에 영국에서 정신분석 관련서가 하나 나왔는데 이 역시 곧바로 컬트적 지위를 확보했다. 필자는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의 젊은 정신과 의사로 실존주의자를 자처했으며 나중에는 인기 있는 시인이 되었다. 이런 특이한 이력이 정신병 이론에도 반영이 되었다. 『분열된 자아The Divided Self』(1960)에서 로널드 D. 랭Ronald D. Laing(1927~1989)은 사르트르의 실존주의를 그야말로 사이코인 정신분열병 환자들에게 적용했다. 왜 미쳤는지를 이해해보려는 시도였다. 랭은 정신분열병이 어느 정도는 유전이라는 증거가 있기는 하지만(가족력) 생체 이상으로 인한 질병이 아니라 부모의 성장환경에 대한 개인적 반응이라고 주장하는 학파(데이비드 쿠퍼David Cooper와 아론 에스터슨Aaron Esterson 등등)의 대표적 인물이었다. (……) 랭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임상적 의미에서만이 아니다. 그의 접근법은 실존철학을 프로이트 심리학과 연계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1948년~1960년대에 나타난 중요한 크로스오버의 일부였다. 이 시기에 19세기 스타일의 형이상학은 죽었다. 형이상학을 용도 폐기한 것은 바로 철학자들이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그 주범 중 한 사람이 옥스퍼드 대학 웨인플리트좌座 형이상학 철학 교수 길버트 라일Gilbert Ryle(1900~1976)이었다. 1949년에 나온『정신의 개념The Concept of Mind』에서 라일은 정신적 사태와 물리적 사태 사이에는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주장하는 데카르트 스타일의 전통적 이원론을 통렬히 공박했다. (……) 우리가 뭔가를 하고 싶어 근질근질하다고 할 때 모기에 물렸을 때 근질근질한 것과 같은 의미에서 근질근질한 것은 아니다. ‘마음의 눈’으로 사물을 ‘본다’고 할 때 나뭇잎이 떨어지는 걸 보는 것과 같은 의미에서 보는 것은 아니다. 이것이 바로 언어의 허점이라고 그는 지적한다. 그의 저서의 대부분은 이런 허술함을 넘어서는 문제에 집중한다. 뭔가를 의식한다는 것, 자아감을 갖는다는 것은 정신의 부산물이 아니다. 그것은 정신의 활동이다. 정신은 사실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을 ‘엿듣지’ 않는다. 생각하는 것은 정신의 활동이다. 간단히 말하면 기계 속에 유령은 따로 없다. 단지 기계만 있을 뿐이다. 라일은 의지, 상상력, 지성, 정서 등을 이런 식으로 고찰한 다음 요소요소마다 전통적인 데카르트 식 이원론을 분쇄한다. 이어 심리학과 행태주의에 관한 짧은 장으로 마무리한다. 그는 일반적인 평가와는 달리 심리학을 과학이라기보다는 의학―원인조사와 치료법이 헐렁하게 한 덩어리로 연결된 것―에 좀 더 가까운 것으로 보았다. 라일의 저서가 중요한 이유는 심리학에 기여를 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낡은 데카르트식 이원론을 멸절시켰기 때문이다. 라일이 옥스퍼드 대학에서 나름의 사상을 가다듬고 있는 동안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은 케임브리지에서 어찌 보면 그와 유사한 방향을 추구하고 있었다. 1921년 『논리철학 논고』를 낸 이후 10년 동안 비트겐슈타인은 철학을 안중에 두지 않았다. (……) 비트겐슈타인의 기본 아이디어는 철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문제를 없애기 위해 존재한다는 것이다. 끈이 꼬였을 때 매듭 하나를 풀면 다 풀리는 것처럼 말이다. 다른 말로 하면 “문제는 새로운 정보를 제공함으로써가 아니라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재]조합함으로써 풀린다.” 따라서 비트겐슈타인의 진로는 언어 전체를 재조합하는 것이었다. 그런 일을 혼자서 해낼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따라서 비트겐슈타인은, 라일이 그랬던 것처럼, 우선 정신-육체 이원론mind-body duality에 초점을 맞췄다. 나아가 본인이 두뇌-육체 이원론이라고 부른 것과 연계시켰다. 이 두 가지 이원론은 잘못된 개념이라고 그는 말했다. 의식을 ‘두뇌 속에 있는 자기 검열 메커니즘에 비교한다면’ 엉뚱한 길로 들어선 것이라는 이야기다. (……) 비트겐슈타인이 볼 때 정신이라는 개념은 따로 필요치 않다. 그리고 ‘두뇌’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에 있어서 좀 더 세심할 필요가 있다. 통증이나 희망, 실망을 느끼는 것은 ‘사람’이지 두뇌가 아니다. 『철학적 탐구』는 일부 분야에서 더욱 강점이 있었다. 그러나 비트겐슈타인 자신의 기준에 따르면 그것은 어떤 문제들을 없애주었다. 그중 하나가 정신의 문제였다. 의식에 좀 더 많은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촉구한 책들이 있었는데 그의 저서도 그중 하나였다. 비트겐슈타인은 의식의 문제를 해명하는 데 별로 성공하지 못했지만 이 문제는 금세기 말 철학자와 과학자들에게 초미의 관심사가 된다. _28장 정신의 탈형이상학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저자의 말 : 20세기 지성의 재발견
서론 : 지성의 진화
1부 프로이트에서 비트겐슈타인까지 새로운 세기의 감성
1장 동요의 서막
베일 벗은 무의식 - 유럽의 모(母)문명 - 유전자의 재발견 - 막스 플랑크의 양자 - 파리의 피카소
2장 과도기적 전환기
독일 사상의 우위 - 빈의 카페: 사상의 시장 - 슈니츨러와 호프만슈탈 - 브렌타노와 후설 - 크라프트에빙의 성적 정신병질 - 오토 바그너와 아돌프 로스 - 바이닝거와 클림트 - 에른스트 마허
3장 다윈의 암흑의 핵심
니체 - 베블렌 - 스펜서 - 헤켈 - 라푸지의 인종론 - 라첼의 생활공간론 - 휴스턴 체임벌린 - 노르다우의 ‘퇴화’ - 골턴의 우생학 - 헤르츨의 시온주의 - 베버의 프로테스탄트 윤리 - 콘래드의 아프리카
4장 모더니즘의 아가씨들
슈트라우스의 살로메와 엘렉트라 - 쇤베르크의 기다림 - 피카소의 창녀들 - 칸딘스키의 추상화 - 베르그송의 엘랑 비탈 - 주의 양떼를 먹임 - 중국의 신학문
5장 미국의 실용주의 정신
대학 개혁 - 찰스 엘리어트 - 퍼스, 제임스, 프래그머티즘 철학 - 존 듀이 -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 - 호프스태터와 미국의 실용 문화 - 설리번과 마천루 - 라이트 형제 - 애시캔파 - 대열차 강도 - D. W. 그리피스 - 메리 픽포드
6장 E=mc², ⊃/≡/v + C7H38O43
러더퍼드의 원자 -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 베이클랜드의 플라스틱 - 러셀과 화이트헤드 - 아드레날린 - 에를리히의 마법의 탄환
7장 인종 간의 우열
W. E. B. 듀보이스와 흑인의 영혼 - NAACP - 세인트루이스 만국박람회 - T. H. 모건과 초파리 - 프란츠 보아스와 원시인의 마음 - 하이람 빙엄과 마추픽추 - 베게너의 대륙이동설
8장 활화산
아모리 쇼 - 존더분트 전시회 - 아폴리네르의 알코올과 ‘지역’ -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 - 디아길레프와 니진스키 -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 이론 - 닐스 보어의 궤도 - 베네치아에서의 죽음 - 아들과 연인 - 프루스트 - 융과 프로이트의 결별 - 로버트 프로스트
9장 반격
1차 대전의 충격 - 성형수술 - 혈액형 구분과 수혈 - IQ - IQ의 미국화 - 정신분석이 인정을 받다 - 전쟁시인들 - 양극단화의 습관 - 정신주의 - 비트겐슈타인의 논리철학 논고 - 취리히의 다다 - 러시아 혁명기 예술가들
2부 슈펭글러에서 동물농장까지 문명과 그에 대한 불만
10장 저물어가는 세계
슈펭글러의 서구의 몰락 - 베르사유 체제 - 평화의 경제적 귀결 - 중국 5?4운동 - 지외르지 루카치와 일요서클 - 바르톡의 푸른 수염의 성주 - 프린시페로 간 에딩턴
11장 탐욕의 황무지
토니의 비관적 전망 - 엘리엇의 황무지 - 피란델로의 황량한 무대 - 카를 크라우스의 최후의 날들 - 조이스의 블룸 - 예이츠 - 개츠비의 황무지 - 다시 프루스트 - 지드의 도덕적 황무지 - 제이콥의 방 - 브르통의 무의식의 속삭임 - 에른스트와 달리의 생물학적 황무지 - 르네 마그리트
12장 배빗의 미들타운
IQ와 인종 - 스콥스 재판 - 배빗 - ‘미들브로’ 개념 - 미들타운 - 할렘 르네상스 - 뉴요커 - BBC의 탄생
13장 영웅들의 황혼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 - 바르부르크예술사연구소 - 바우하우스 - 프랑크푸르트 학파 - 영적靈的 독일 - 릴케 - 마의 산 - 음렬주의 - 브레히트 - 하이데거 - 역사와 계급의식 - 빈 서클 - 로베르트 무질 - 카프카 - 히틀러와 제3제국의 지적 연원
14장 진화의 진화
진보와 진화 - 투탕카멘 무덤 - 우르 발굴 - 레너드 울리와 수메르 - 대홍수와 최초의 도서관 - 라스 샤므라와 엘의 진화 - 나이테 연대측정법 - 휘그당식 역사해석
15장 물리학의 황금기
원자를 ‘쪼갠’ 러더퍼드 - 물리학과 화학을 연결한 보어 - 파울리의 배타원리 -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의 원리 - 슈뢰딩거의 파장 - 채드윅
과 중성자 - 허블의 팽창우주 - 폴링의 화학결합 - 휘틀과 폰 오하인의 제트기관 -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
16장 문명과 그에 대한 불만
프로이트와 서구의 병리현상 - 융의 현대인 - 호나이의 신경증적 성격 - 나 혼자만의 방 - 마가렛 미드와 루스 베네딕트의 인류학 - 시카고 학파 사회학 - 미국 문명에서의 흑인 - 포크너의 남부 - 오웰의 파리, 런던, 와이건 부두 - 멈퍼드의 도시 문화사 - 윌리엄 인지 vs 버트란드 러셀 - 대중의 반역 - 소련에 간 웨브 부부 - 로젠베르크의 ‘신화’ - 헉슬리의 신세계
17장 박해
독일의 미술가 블랙리스트 - 압수된 그림들 - 아인슈타인 박해 - 오토 프리시, 바우하우스, 바르부르크연구소, 프랑크푸르트 학파에 대한 박해 - 빈 서클의 망명 - 프로이트와 한나 아렌트의 경우 - 나치에 봉사한 콘라트 로렌츠 - 힘러의 ‘과학’ 정책 - 퇴폐 미술 전시회 - 디트리히 본회퍼의 철학과 용기와 죽음 - 소련의 미술?과학 국유화 - 막심 고리키 - 붉은 교수들 - 박해 받는 니콜라이 바빌로프 - 리센코 - 과학자들을 숙청하다 - KGB 문서고 - 오시프 만델스탐의 죽음
18장 좌절과 위안
유성영화 - 괴벨스와 리펜슈탈 - 기술복제 시대의 예술작품 - 국제현대건축회의CIAM - 오든과 그의 세대 - 스페인 내전에 참전한 작가들 - 피카소의 게르니카 - 펭귄 북스 - 픽션과 독서 대중 - 케인스의 고용?화폐 이론 - 콜 포터 - 셀로판지와 나일론 - 유진 오닐 - 고국에 서서 - 시민 케인
19장 히틀러의 선물
미술가들 미국으로 망명하다 - 터키로 간 독일 학자들 - 수학자, 음악가, 심리학자들 미국으로 망명하다 - 배리언 프라이와 긴급구조위원회ERC - 망명 대학 - 몬드리안의 뉴욕 연작 - 로스앤젤레스로 간 망명객들(쇤베르크 등등) - 링컨 커스틴과 조지 발란신
20장 콜로수스
앨런 튜링, 에니그마, 에니악 - 레이더 - 페니실린 - 라스코 동굴벽화 - 진화종합설 - 슈뢰딩거의 ‘생명이란 무엇인가?’
21장 과거 회귀는 없다
칼 만하임 - 요제프 슘페터 - 프리드리히 폰 하이에크 - 칼 포퍼 - ‘그리스도교와 사회질서’ - 베버리지 보고서 - 동물농장 - 케인스와 전쟁 - 브레턴우즈 협정과 평화 - 미국의 딜레마
22장 8월의 섬광
핵 연쇄반응이 가능해지다 - 엔리코 페르미 - 핵분열 - 맨해튼 프로젝트 - 하이젠베르크와 보어의 만남 - 독일, 러시아, 일본의 원폭 제조 계획 - 히로시마 - 국화와 칼
3부 사르트르에서 고요의 바다까지 새로운 인간의 조건 그리고 위대한 사회
23장 파리의 원년元年
사르트르 - 파리 해방 - 메를로퐁티 - 아라공 - 카페 - 크라브첸코 - 메시앙 - 파리파 화가들 - 카뮈 - 주네 -베케트 - 이오네스코
24장 딸과 연인
시몬 드 보부아르 - 킨제이 보고서 - 매스터스와 존슨 - 그레고리 핀커스와 피임약 - 나보코프의 롤리타 - 베티 프리던의 여성의 신비
25장 새로운 인간의 조건
고독한 군중 - 권위주의적 성격 - 한나 아렌트 - 에리히 프롬의 건전한 사회 - 조직 인간 - C. 라이트 밀스 - 갤브레이스의 풍요로운 사회 - W. W. 로스토 - 밴스 패커드의 숨은 유혹자들 - 다니엘 벨의 이데올로기의 종언 - 실력사회의 등장
26장 정전正典이 깨지다
엘리엇의 문화에 대한 정의 - F. R. 리비스 -라이오넬 트릴링 - 미국의 정신 - 긴즈버그의 울부짖음 - 케루악의 길 위에서 - 새로운 팝 - 제임스 볼드윈 - 붕괴 - 레비스트로스 - 존 오스본 - 시운동파와 필립 라킨 - 교양의 효용 - 레이먼드 윌리엄스 - 스노의 두 문화
27장 과학의 이면
마이클 폴라니 - 1984년 - 리센코 - 쇼클리와 트랜지스터 - 왓슨, 크릭, DNA - 코롤료프와 스푸트니크 - 리키 부부와 진잔트로푸스 - 과학혁명의 구조
28장 정신의 탈형이상학
사이코 - 분열된 자아 - 길버트 라일 - 비트겐슈타인 - 정신분석의 실패 - 스키너 vs 촘스키 - 모성 박탈 - 피아제 - 진정제 - 헤르베르트 마르쿠제
29장 뉴욕 뉴욕 뉴욕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 미국의 망명 정신분석학자들 - 브루노 베텔하임 - 에릭 에릭슨 - 미국의 물리학자들: 가모브와 겔만, 그리고 쿼크 - 앤디 워홀 - 마지막 아방가르드 - 손택의 ‘해석에 반대한다’
30장 위대한 사회, 그리고 평등?자유?정의
자유의 조건(하이에크) - 밀턴 프리드먼 - 또 하나의 미국 - 제인 제이콥스 - 마틴 루터 킹 - 민권운동 - 프란츠 파농 - 엘드리지 클리버 - 마야 앤절루 - 저메인 그리어 - 줄리엣 미첼 - 케이트 밀레트- 셰어 하이트 - 콜먼 보고서 - 아서 젠센 - 크리스토퍼 젠크스 - 학교 없는 사회 - 일차원적 인간 - 노먼 메일러 -중국의 문화혁명 - 러시아의 광기 - 솔제니친 - 이사야 벌린의 자유론 - 마셜 맥루한 - 기 드보르 - 롤스의 정의론 - 로버트 노직의 아나키론 - 스키너의 자유와 존엄을 넘어서
31장 장기지속
해저확장과 판구조론 - 베링 육교 - 배질 데이비슨의 고대 아프리카 재발견 - 페르낭 브로델과 아날 학파 - 영국 마르크스주의 역사학자들 - 렌프루의 방사성탄소 연대측정 혁명
32장 우주와 지구
달 착륙 - 펄서와 우주 배경복사 - 태초의 3분간 - 퀘이사 - 성서와 고고학 - 파울 틸리히 - 루돌프 불트만 - 데야르 드 샤르댕 - 라인홀드 니부어 - 제 2차 바티칸 공의회 - 레이첼 카슨 - 성장의 한계 - 젊어지는 미국 - 작은 것이 아름답다
4부 대항문화에서 코소보까지 20세기를 넘어 21세기로
33장 새로운 감성
석유위기 - 새로운 산업국가 - 탈산업사회와 자본주의의 문화적 모순 - 로자크의 대항문화 - 선禪과 오토바이 - 톰 울프의 LSD 파티 - 미 데케이드 - 라슈 교수의 나르시시즘 - 종교와 주술의 몰락 - 뒤집어진 세계
34장 유전자 사냥
동물행동학 - 아프리카 창세기 - 아프리카로 간 세 여걸 - 세렝게티의 사자 - 표범과 코끼리 연구 - 루시와 라에톨리 발굴 - 노벨상을 두 번 받은 프레드 생거 - 지넨테크 - 자크 모노 - 사회생물학 - 도킨스의 정글의 수학
35장 프렌치 컬렉션
퐁피두센터 - 렌조 피아노와 리처드 로저스 - IRCAM음악·음향연구소과 피에르 불레즈 - 카를하인츠 슈톡하우젠 - 자크 라캉 - 미셸 푸코 - 피아제의 구조주의 - 자크 데리다 - 루이 알튀세 - 위르겐 하버마스 - 롤랑 바르트 - 로베르 브레송 - 자크 타티 - 프랑수아 트뤼포 - 장 뤽 고다르 - 피터 브룩의 CIRT국제연극연구센터
36장 경제학 논쟁
드워킨의 권리론 - 자유로운 선택 - 솔로 잔차 - 신성장이론 - 아마르티아 센의 기근 이론 - 만족의 문화 - 머레이의 후퇴 - 식지 않는 미국의 인종 문제
37장 암과 에이즈
에이즈 - 베타차단제 - 면역억제제 - 심장이식 - 발암유전자 - 수잔 손택의 은유로서의 질병 - 에이즈와 예술 - 정신분석에 대한 공격 - 마가렛 미드에 대한 공격
38장 국지적 지식
리오타르의 포스트모던의 조건 - 리처드 로티의 철학 - 토마스 네이글의 죽음에 대한 질문 - 클리포드 기어츠 - 힐러리 퍼트넘 - 윌러드 밴 콰인 - 상대적 합리성 - 데이비드 하비의 덧없는 진리
39장 사상 최고의 아이디어
유전자 지문 감식 - 생명의 기원 - 린 마굴리스의 진핵생물 - K/T 경계층 - 공룡의 멸종 - 투르카나 소년 - 미토콘드리아 DNA - ‘모어母語’ - 신다윈주의자들과 내분 - 종형곡선 - 인간게놈프로젝트 - 의식연구
40장 새로운 문학, 새로운 비평
논픽션 vs 픽션 - 미국 영어 vs 영국 영어 - 세계어로서의 영어 - 토니 모리슨 - 앨리스 워커 - 바르가스 요사 -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 R. K. 나라얀 - 아니타 데사이 - 살만 루시디 - V. S. 나이폴 - 사티아지트 라이 - 월레 소잉카 -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 - 가야트리 스피박의 종속집단연구 - 정치적 무의식 - 정치로 본 셰익스피어 - 데이비드 마멧 - 존 업다이크 -솔 벨로 - 아메리카 인디언 텍스트
41장 문화 전쟁
미국 정신의 종언 - 서구의 정전正典 - 반격 - 블랙 아테나 - 반격 - 에놀라 게이 전시 논란 - 캠퍼스의 문화정치학 - 인문성의 계발 - 현대의 위대한 책들 - 거트루드 힘멜파브의 경고
42장 심층질서
인터넷 - 인터넷의 역사 - 스티븐 호킹의 ‘특이점’ - 블랙홀 - 우주의 탄생 - 웜홀 - 인본人本 우주론 - 끈이론 - 혼돈복잡성 - 인공생명 - 수학적 심층질서 - 형태수학
결론 : 포스트 포스트모던 시대를 위하여
옮긴이의 말 : 20세기 전체를 아우른 멋진 지적 스케치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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