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문기를 통해 본 한국 문화의 잠재력
〈한국의 문기〉는 한글의 위대함과 그것을 탄생시킨 민족의 저력을 문기라는 새로운 눈으로 살펴보는 책이다. 한국 문화의 원류를 탐색해온 저자는 20여 년에 걸친 연구를 바탕으로 한국 문화의 기운을 신기(神氣)와 문기(文氣)로 정리하고, 2007년 한글날을 기념하여 그 최종편을 펴냈다.
저자는 한국 문화가 신기와 문기라는 두 가지 서로 다른 기운과 원리로 구성되어 있다고 본다. 신기가 기층 문화를 담당하는 기운이고 타고난 기질이라면, 문기는 상층 문화의 원리이고 후천적으로 획득하는 형질이다. 즉, 우리 문화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태생적으로 갖고 있는 신기 위에 노력하여 얻은 문기가 더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한민족 문기의 최고봉으로 특히 한글을 제시하고 있다. 한글은 그 창조 과정이나 문자의 구조가 세계 문자사에서 유일무이하며, 한민족의 문기가 갖는 특성을 종합적으로 구현한 작품이라는 것이다. 또한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문화재들을 통해 문기의 전통을 확인하고, 우리 문화의 자부심과 잠재력을 일깨워준다. [양장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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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2007년 한글날을 기념하여 한글의 위대함과 그것을 탄생시킨 민족의 저력을 문기文氣라는 새로운 눈으로 살피는 책이 출간된다. 저자는 이화여대 최준식 교수로 전공은 종교학이다. 종교학자로서 한국 문화의 원류를 탐색해온 최교수는 20여 년에 걸친 공부 끝에 한국 문화의 저류를 신기神氣와 문기文氣로 정리하고, 그 최종편에 해당하는 ??한국의 문기??를 이번에 출간하게 된 것이다. 최교수는 한민족 문기의 최고봉으로 특히 한글을 강조하고 있다. 한글은 그 창조 과정이나 문자의 구조가 세계 문자사에서 유일무이한 글자로, 한민족의 문기가 갖는 특성을 종합적으로 구현한 작품이라는 것이다.
더불어 최교수는 한민족의 문기가 잘 드러나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문화재들을 통하여 문기의 전통을 확인하고, 그러한 문화 유전자를 오늘에 되살릴 때, 민족 문화의 신천지가 열릴 것이라고 주장한다. 최교수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자.
“우리나라 역사를 보면 정교하고 세련된 문물文物이 아주 많습니다. 예를 들어, 이 책에서 보게 될 우리의 글인 ‘한글’이나 역사 기록인 ??조선왕조실록?? 같은 것은 신기와 아무 관련이 없다고 해도 틀린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런 문물은 신기와 같은 강한 감성을 통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지성을 사용하여 오랜 노력 끝에 생성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는 이와 같은 세련된 문화물文化物이 대단히 많습니다. 이런 것이 하나나 둘 정도 나오면, 그저 ‘우연으로 그랬구나’ 할 수 있겠지만, 아예 무더기로 나오니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문물은 양적으로 많은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질적으로도 걸핏하면 세계 최초니, 세계에서 제일이니 혹은 유일하니 하는 것들입니다.
그런 문물 중에서도 한국인은 문자나 활자나 역사 기록, 그리고 사상 등과 관련해서 대단히 뛰어난 것을 많이 남겼습니다. 그 수준이 하도 뛰어나 믿기 힘들 때가 있을 정도입니다. 그동안 한국 문화를 공부하면서 이런 사실을 새삼스레 발견하곤, 기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믿기마저 힘들다고 감탄하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저는 이 세련된 한국 문화(의 기운)을 일찍이 문기文氣라고 표현해 보았습니다. 앞 책에서 보았던 것처럼, 한국인이 갖고 있는 거칠고 야성적인 기운을 신기라고 한다면, 그와는 사뭇 다른 이 기운을 문기라고 부른 것입니다.”
책과 문자를 주인공 삼은 우리 문화 순례
외국인을 만나, 한국 문화의 특성을 질문 받았을 때, 우리는 어떤 답변을 해야 하나? 이 책은 그러한 쓰임새에 잘 들어맞는 책이다. 저자의 제안을 따르면, 한국은 세계사에 우뚝 선 ‘문기의 왕국’이었던 셈이다. 이러한 주장이 자화자찬 식의 해석은 아니다. 문기 충만한 우리의 유물들이 국제적으로 이미 공인을 받았기에 보편적인 설득력을 지니게 된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직지심체요절??은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 인쇄본으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다. ??다라니경??은 세계 최초 인쇄본의 영예를 가질 수 있다. ??고려대장경??은 근대 이전의 가장 완벽한 대장경으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다. 세계 최대의 단일 왕조 역사서인 ??조선왕조실록?? 역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며, ??승정원일기?? 또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이 책의 주인공 가운데 주인공인 한글은 ??훈민정음??이라는 책자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의 영예를 얻었다.
전통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청소년들에게도 우리 문화의 자부심과 잠재력을 일깨워주는 책이 될 것이다. 이러한 문화재들이 단순히 과거의 영예일 뿐 아니라, 문기라는 문화 유전자로 현재의 우리에게도 전해지고 있으며, 그러한 문기를 어떻게 되살리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가 달라질 것이라는 저자의 메시지는 강한 설득력을 갖게 될 것이다. 저자는 근거 없는 열등감에서 벗어나, 우리 스스로 민족 문화를 보살피고 자부심을 가져야, 남도 우리를 인정하고 존경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누누이 강조하고 있다.
“우리 한국인은 자국의 역사나 문화에 대해 아직도 많은 열등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자국 문화에 대해 관심이 없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이러한 상황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으니 기대를 해봅니다만, 아직은 제 성에 차지 않습니다.
한국인은 미증유의 혼란기인 조선말을 거쳐서 극악한 일제 시대를 간신히 견뎌왔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에 민족 문화를 재정비하는 시간이 있어야 했는데, 서양(미국) 문화의 유입이 너무나 급격하고 강해서 제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 지금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 어려운 세월을 지내오는 동안, 한국인은 타자로부터 의도적이든 비의도적이든 너무나 많은 질타를 받아왔습니다. ……
옛날에는 한국 하면 그야말로 책의 왕국이었습니다. 이런 정황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은 1866년의 병인양요였습니다. 중국 주둔 프랑스 함대 사령관이던 로즈Pierre Gustave Roze 제독은 강화도를 습격하고 외규장각 도서를 약탈해 갔습니다. 이때 그의 부하였던 주베르Joubert라는 프랑스군 해군 장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감탄할 수밖에 없고 우리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것은, 아무리 가난한 집이라 해도 어디든지 책이 있다는 사실이다.’”
신기와 문기가 마주 추는 춤
20여 년에 걸쳐 우리 문화 속에 깊이 흐르고 있는 원형질을 탐색해온 저자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한국 문화는 신기神氣와 문기文氣라는 두 가지 서로 다른 기운과 원리로 구성되어 있는데, 신기는 기층 문화를 담당하는 기운이고 문기는 상층 문화의 원리라는 것이다. 신기가 타고난 기질이라면, 문기는 갈고 다듬은 후천적 획득 형질이 되겠다. 한마디로 우리 문화가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신바람을 일으키는 타고난 자질 위에 궁구하고 노력하는 문기(공부)가 올라타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보다 더 높은 차원에서 이 문기가 한국인의 화끈한 신기와 융합하게 되면, 그때 한국인은 다시 일을 내게 될 겁니다. 매우 세련되고 정교하면서도 에너지가 펄펄 넘치는, 극도로 활력 있는 새로운 한국 문화가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한국인 자신도 놀라고, 세계도 놀랄 것입니다. 한국인은 자신들에게 이러한 능력이 있었나 하면서 놀랄 것이고, 세계인들은 지금껏 세상에서 보지 못한 문화의 탄생에 놀랄 것입니다.
이것은 제가 공연히 희망을 주기 위해 하는 빈말이 아닙니다. 이번 책에서 보았듯이, 우리의 과거 문화를 돌아보면, 우리에게는 그러한 능력이 충분히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은 지금 운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아니 벌써 열렸습니다. 이것 역시 많은 선현들이 익히 설하시던 주장입니다.
지금 우리는 크게 볼 때, 분명 제대로 가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우리 자신을 잘 안다면, 가는 속도가 더 빨라질 것입니다. 그만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우리 문화를 총체적으로 진단해 본 것입니다.
우리 한국은 분명 멀지 않은 미래에 멋진 국가가 될 것입니다. 그런 한국의 모습이 제가 너무 늙기 전에 다가왔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을 안고, 제가 그동안 한국 문화를 찾아 떠난 작은 순례를 예서 마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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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정보
들어가며: 문기의 한국인
한국의 과거와 현재
잘못된 한국인의 역사관
불필요한 문화적 열등감
여는 마당: 한국인은 과연 누구인가?
문화의 최고 상징인 책을 사랑한 사람들
첫째 마당: 경이로운 인쇄 문화를 지닌 사람들
첫째 이야기: 세계 최초의 금속 활자 인쇄본, 『직지심체요절』
고려는 금속 활자의 최초 발명국
『직지』란 어떤 책?
금속 활자 발명의 세계사적 의의
그러나 인쇄술의 주도권은 서양이?
그래도 금속 활자의 선진국은 한국
둘째 이야기: 세계 최초의 인쇄본, 『무구정광대다라니경』
극적이었던 『다라니경』의 발견
『다라니경』은 어떤 경?
『다라니경』이 중국 것이라고?
둘째 마당: 드높은 기록 정신을 가진 사람들
셋째 이야기: 동북아시아에서 가장 완벽한 대장경, 『고려대장경』
대장경 발간의 의미
대장경은 최고 문명의 상징
『고려대장경』은 어떤 문화물?
『고려대장경』은 어떤 면에서 우수하다는 것일까?
고려 과학의 승리, 장경각
넷째 이야기: 세계 최대의 단일 왕조 역사서, 『조선왕조실록』
외물보다는 항상 내심에 더 역점을 둔 조선
『조선왕조실록』이란?
『실록』은 무엇이 뛰어나기에 세계 유산이 되었을까?
첫째: 모든 기록 남기기
둘째: 객관성과 공정성
조선을 넘어서 동아시아로, 그리고 세계로
『실록』이야기를 마치며
다섯째 이야기: 세계 최대의 역사 기록물, 『승정원일기』
승정원은 어떤 곳인가?
『승정원일기』란?
『일기』는 『실록』과 어떻게 다를까?
날씨와 천문도 세세하게 기록한 『일기』
역사학 연구의 지각 변동을 일으킬 『일기』의 번역
조선의 기록 문화 단상
셋째 마당: 가장 탁월한 문자를 가진 사람들
여섯째 이야기: 미스터리 문자, 한글
한글에 무식한 한국인
미스터리 문자, 한글
한글과 『훈민정음』
세종은 왜 한글을 창제했을까 - 왕실 비밀 프로젝트?
일곱째 이야기: 한글을 배우기 쉬운 데는 어떤 원리가 있다
한글 자음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한글 모음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한글이 배우기 쉬운 이유
여덟째 이야기: 한글의 무한한 가능성
한글은 도대체 어떤 점이 우수하다는 것일까
한글은 로마 알파벳보다 한 단계 더 진화한 문자
정보화시대에 빛을 발하는 한글
아홉째 이야기: 한글의 발달사 및 수난사
다시 보는 조선조와 세종 대의 드높은 문기
한글은 수난을 더 많이 받은 문자
닫는 마당: 이렇게 쓰고도 다 하지 못한 이야기들
글을 마치며: 신기와 문기가 마주 추는 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