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현실과 비현실, 과거와 현재, 선과 악의 틈바구니 속에서의 아찔한 독서체험
성서에 버금갈 '찬란한 생명의 책'이라는 격찬을 받고 있는『악마의 시』. 모두 아홉 개의 장으로 이루어진 이 소설은 홀수장에서 현실이, 짝수장에서 천사로 변신한 지브릴 파리슈타의 꿈이 교대로 진행된다. 물론 그 '현실' 속에서는 사람이 초자연적 존재로 둔갑하는 초현실적 현상이 아무렇지도 않게 발생하고, 또 종종 꿈과 현실이 겹쳐지기도 한다. 이 작품이 마술적 리얼리즘의 대표작 중 하나로 손꼽히는 까닭이 그것이다.
이 책은 신의 묵인 아래 인간을 제물로 삼은 악마의 '실험'을 다루고 있다. 현재와는 다른 상황에 처했을 때 인간의 반응을 다루는 이 주제는 일찍이 세계 각지의 신화와 전설, 동화 등에서 자주 변주되었던 것이다. 선과 악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 만만찮은 분량의『악마의 시』는 수많은 삽입구와 삽입절로 때로는 미로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시종 경쾌하고 해학적인 느낌을 주는 것은 작가의 현란한 말재간과 해박한 지식 그리고 폭포처럼 쏟아져 내리는 무수한 상징과 은유들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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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선과 악의 영원한 대결을 펼쳐보이는 마술적 리얼리즘의 대표작
이슬람교 모독죄로 이란의 정치, 종교 지도자 아야톨라 호메이니로부터 종교 법령 '파트와'에 의해 처형 명령을 받은 살만 루시디의『악마의 시』는 서구와 회교국간의 정치, 종교적 갈등을 불러일으키키도 하였지만, 이미 그 작품은 현 세대가 영어권에서 내놓은 20세기 최고의 소설이 되었다. 그러나 1988년도에 출간된 이 작품이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으면서도 우리나라에서는 여태까지 완역되어 출간되지 못하였다.『악마의 시』출간 당시 그의 책을 번역한 일본인 번역가가 살해당하고, 터키, 이탈리아인 번역가와 노르웨이의 출판인이 부상을 당하였고, 파키스탄에서는 루시디를 옹호한 사람에 대해 사형이 언도되었다. 이러한 정황은 국내에서의 출간을 지연시킨 한 요인이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란 대통령에 의해 루시디에게 내려진 사형선고가 공식적으로 철회된 지금, 루시디에 대한 가십거리나 비극적 뉴스의 한 토막으로만 전해졌던『악마의 시』를 직접 뛰어난 문학작품으로서 읽어볼 수 있게 되었다. 이제 그 책은 우리의 종교적 편견을 벗기고, 무수한 상징과 비범한 상상의 입구를 열어 놓고 있다.
성서에 버금갈 '찬란한 생명의 책'이라는 격찬을 받고 있는『악마의 시』는 온갖 언어와 신화와 상징들을 현란하게 구사하며 강렬한 희극 정신과 폭넓은 지식을 선보였던 루시디의 이전 작품에서보다 더 크고 빠른 상상의 회전문을 돌리고 있다. 이 소설은 꿈과 현실, 과거와 현재가 교대로 진행되며 때로는 겹쳐지기도 하는데, 그 과정에서 작가는 기존의 언어와 사상에 연금술을 가한다. 루시디는 마치 언어의 새로운 창조자처럼 띄어쓰기를 무시하거나 문장부호를 생략하기도 하며, 낱말을 중간에서 뚝 잘라버리거나 몇 개를 합쳐 아예 신조어를 만들기도 하고, 문장구조를 비틀거나 같은 품사 여러 개를 병렬시키기도 한다. 타고난 이야기꾼인 루시디의 몽환적이면서도 요새처럼 견고하기 그지없는 이 소설은 독자들에게 때로는 거대한 흡인력을 내뿜기도 하지만 때로는 무서운 묘사력으로 독자를 압도하기도 한다. '신의 시'와 '악마의 시'가 뒤섞인 계시를 받는 이슬람의 예언자 무하마드처럼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현실과 비현실, 과거와 현재, 선과 악의 틈바구니 속에서 아찔한 독서체험을 하게 될 것이다.
모두 아홉 개의 장으로 이루어진 이 소설은 홀수장에서 현실이, 짝수장에서 천사로 변신한 지브릴 파리슈타의 꿈이 교대로 진행된다. 물론 그 '현실' 속에서는 사람이 초자연적 존재로 둔갑하는 초현실적 현상이 아무렇지도 않게 발생하고, 또 종종 꿈과 현실이 겹쳐지기도 한다. 이 작품이 마술적 리얼리즘의 대표작 중 하나로 손꼽히는 까닭이 그것이다. 간단히 말해서『악마의 시』는 신의 묵인 아래 인간을 제물로 삼은 악마의 '실험'을 다루고 있다. 현재와는 다른 상황에 처했을 때 인간의 반응을 다루는 이 주제는 일찍이 세계 각지의 신화와 전설, 동화 등에서 자주 변주되었던 것인데, 이는 성서의 '욥기'와『파우스트』를 통해 비교해 볼 수 있다. 선과 악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 만만찮은 분량의『악마의 시』는 수많은 삽입구와 삽입절로 때로는 미로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시종 경쾌하고 해학적인 느낌을 주는 것은 작가의 현란한 말재간과 해박한 지식 그리고 폭포처럼 쏟아져 내리는 무수한 상징과 은유들 때문이다.
1989년에 아야툴라 호메이니가 루시디의 작품『악마의 시』는 신성모독이라며 이슬람교 신자들에게 루시디를 추적해서 죽이라는 명령을 내렸을 때 세인의 관심은 그 작품 자체에보다는『악마의 시』에 연관된 여러 사건들에 집중되었다. 영국 정부는 그를 보호하기 위해 거액의 돈을 지출하고, 회교국가에서는 루시디 살해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신장매각 각서를 작성하고, 작가는 멀쩡히 살아 뉴욕에서 인도 출신 미모의 전직 모델과 생명을 건 열애에 빠졌다는 등...... 사실『악마의 시』에는 이슬람의 예언자 무하마드에 대한 부정적인 묘사(그의 예언에 대한 불신)와 그의 열두 명의 아내에 대한 불경한 비유(창녀들에 대비한 내용) 등이 묘사되어 있어 이슬람교인들의 분노를 살 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또한 코란의 일부를 '악마의 시'로 언급한 것은 알라신에 대한 신성 모독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 작품 속에는 이슬람교에 대한 모독적 풍자보다는 영국과 영국인들에 대한 매몰찬 비판이 더욱 강하게 드러나고 있다. 그럼에도 하나의 문학작품에 대한 誤讀이 얼마나 심각한 결과를 낳게 되는가는 '루시디 사건일지'를 통해 확인된다.『악마의 시』를 읽고 종교적 모독을 느끼는 사람들을 겨냥하여 밀란 쿤데라는 소설의 속성인 허구와 유머를 이해하지 못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는『악마의 시』를 종교의 엄숙함으로서가 아니라, 허구와 유머로 얽혀진 하나의 문학작품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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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정보
1. 천사 지브릴 2. 마훈드 3. 엘오엔 디오엔 4. 아예샤 5. 보이지만 안 보이는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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