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우리 사회의 교육 문제를 깊이 주시하며, 끊임없이 대안을 모색하고 제시해온 강수돌 교수의 신작이다. 남들과 다르게 사는 게 두렵고 내 아이가 옆집 아이보다 뒤처지게 될까 걱정되어, ‘더불어’ 모색해야 할 변혁에 다가서지 못하는 학부모와 교사들, 또 이러한 어른들의 주저함으로 인해 끝 모를 경쟁과 입시 위주의 교육 현실 안에서 고통 받는 많은 학생들에게 저자가 전하는 메시지는 명료하다.
‘나부터, 지금부터!’ ‘우리부터, 여기부터!’
이 책은 지금, 여기서 실천할 수 있는, 그리고 실천해야 할 여러 가지 시도들을 제시하고, 척박한 교육 현실을 타파하는 삶의 변혁과 희망을 향한 각성을 일깨우며, ‘더불어’ 행복한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혁신적인 대안을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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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난 로봇도 아니고 인형도 아니고 돌멩이처럼 감정이 없는 물건도 아니다. 밟히다 밟히다, 내 소중한 삶의 인생관이나 가치관까지 밟혀버릴 땐, 난 그 이상 참지 못하고 이렇게 쓴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
1986년 1월, 열다섯 살 여중생이 세상을 버리면서 남긴 유서의 한 부분이다. 당시 전교 1등을 하다 자살로 생을 마감한 ?? 양. 이 유서가 신문에 공개되면서 이 이야기를 바탕으로 구성한 기획소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1989년, 고려원)가 출간되고 동명의 영화도 제작되는 등, 이 일은 당시 입시 제도와 교육 환경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만들어주며 커다란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다.
“내가 왜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어른보다 더 공부를 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죽고 싶을 때가 많다. 어른인 아빠는 이틀 동안 20시간 일하고 28시간 쉬는데 어린이인 나는 27시간 공부하고 20시간 30분을 쉰다. 왜 어린이가 어른보다 자유시간이 적은지 이해할 수 없다. ……물고기처럼 자유로워지고 싶다.”
2002년, 초등학교 5학년 아이가 자살하며 남긴 글이다.
“제 머리가 심장을 갉아먹는데 이제 더 이상 못 버티겠어요. 안녕히 계세요. 죄송해요.”
2013년, 경북의 한 자율형 사립고에서 전교 1등을 했다는 고1 학생이 마지막으로 엄마에게 보낸 카톡 메시지다.
무엇이 다른가. 각각의 학생들이 처한 아픔과 그 구체적인 이유는 다르지만, ‘대한민국의 중고교생’이기 때문에 죽음을 택했다는 사실만큼은 동일하다. ‘아이들을 성적 안에 가두어두는 일이 옳은가’라는 주제가 커다란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1986년부터 3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달라진 게 없는 것이다.
최근 한국 전체의 자살자가 해마다 1만 5000여 명을 기록하는 가운데, 10대 청소년 자살자 수가 2009년에는 446명, 2010년에는 353명, 2011년에는 370명, 2012년에는 336명, 2013년에는 308명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아이들의 꿈을 키워주지 못하는 교육 현실이 아이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또 그 현실에 대한 잘못된 대응이 또다시 아이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악순환은 그 뒤로도 이어져 오늘날 대한민국은, 어른들은 물론 청소년들에게도 ‘자살공화국’이 되고 말았다. 거의 하루 평균 한 건 꼴로, 어린 학생이 자기 목숨을 끊는 현실. 내 아이가 이 안에 포함되지 않으리라 장담할 수 있는 부모는 없다.
물리적인 죽음뿐만 아니다. 살아 숨 쉬는 아이들조차 핏기 없이 목표 없이 식물인간처럼 가정, 학교, 학원만 왕래하며 내일의 꿈을 꾸어보지 못하는 정서적인 죽음을 경험하고 있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가. 이런 상황을 탈피할 방도는 없는 건가.
죽음의 행렬에서 벗어나 ‘더불어 삶’을 향한 혁명으로
“현실이 절망적일수록 다른 개념이 필요하다. 기존의 개념, 즉 우리가 내면화한 개념들은 대부분 지배체제 또는 기득권 세력들이 심어놓은 것들이기 때문이다. 진정 우리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정말 내가 살고 싶은 인생의 그림은 무엇인가, 그런 인생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를 생각할 때다. 개념이 바뀌면 실천이 바뀌고 실천이 바뀌면 세상도 바뀐다. 그래서 ‘개념 혁명’이 필요하고 ‘실천 혁명’이 필요하다.”(12쪽)
우리 사회의 교육 문제를 깊이 주시하며, 끊임없이 대안을 모색하고 제시해온 강수돌 교수. 2003년 써낸 『나부터 교육혁명』은 “노동력을 길러내는 학교가 결국은 자본주의 기업의 부속품으로 전락하고 만 현실을 냉정하게 꼬집어내기 위한 작업이자, 직접 아이 셋을 키우는 과정에서 겪는 고민과 갈등을 ‘줏대 있게’ 극복하려는 몸부림이었다.”(11쪽)
그사이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다니던 아이 셋은 모두 중등과정을 마치고 각자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떠났다. 그렇게 10년이 흐르는 동안에도 변하지 않는 교육 현실, 그 안에서 최선의 방도를 찾아 아이들을 키우면서 내린 나름의 결론은 ‘척박한 현실에서 좌절하거나 포기하면 희망이 없다’는 것이다.
『더불어 교육혁명』은 ‘나부터! 지금부터! 여기부터!’라는 구호로 모인 여러 ‘나’들이 ‘더불어’ 만들어가야 할 새로운 희망과, 그 희망을 현실화하기 위한 대안을 말한다.
첫 번째로 중요한 것은 아이를 보는 시각이다. 즉, 아이에 대한 새로운 개념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조건 없는 사랑’을 받아야 할 존재다. 아이를 그 자체로 ‘작은 우주’로 보거나 ‘우주의 선물’로 본다면 아이를 절대 함부로 대할 수 없다.
아이들이 순진하고 어린 껍질을 깨고 나와 지혜롭고 주체적인 인격체로 성장하도록, 경제적?정서적 지원을 해주어야 하는 게 부모의 역할이다. 경제적 지지는 형편이 닿는 만큼, 정서적 지지는 무한정해야 좋다. 물론, 경제적 지지에 따라 아이의 성적이 달라지는 차별적 현실도 바꾸어야 한다. 즉, 경제적 여건이 좋지 않아도 아이들이 원하는 공부를 실컷 할 수 있도록, 핀란드나 독일, 쿠바처럼 돈 없어도 공부할 수 있도록 돕는 사회적 지지도 필요하다.
지금 한국의 부모들은 대부분 거꾸로 한다. 경제적으로는 잔업, 철야, 특근을 해서라도, 나아가 빚을 내서라도 무한 지원을 하려 하지만, 정서적으로는 아이의 꿈이나 뜻을 지지하지 않는다. ‘내가 누구 때문에 이 고생인데!’ ‘쓸데없는 생각 말고 공부나 해’라는 말로, 아이의 생각과 마음을 틀어막는 일이 많다. 이렇게 자녀를 소유물로 보거나 투자 대상으로 보는 시각은 단순한 부모의 관점이 아니라 사실은, ‘자본의 관점’이다. 부모 자신이 일터에서 자본의 논리에 복속되어 살아가는 것처럼, 동일한 논리와 방식을 부모가 자녀에게 적용하고 있는 게 솔직한 우리 현실인 것이다.
‘내 아이’ 중심에서 ‘우리 아이’를 바라보는 시각으로의 전환,
‘나부터’ 바로 서는 것, ‘더불어’ 함께 서는 것,
여기서 희망은 시작된다
독일에서 약 30여 년 전에 ‘올해의 단어’로 선정된 말이 ‘팔꿈치사회’다. 자신의 생존을 위해 옆 사람을 팔꿈치로 쳐야만 하는 냉혹한 경쟁사회를 상징적으로 비꼬는 말이다. 지금 우리가 체험하는 현실은 이렇게 옆 사람을 팔꿈치로 쳐가며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살벌한 경쟁사회다. 이러한 경쟁의 구도는 아이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입시 준비를 시작하는 시기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이제는 유치원, 초등학교 때부터 잘해야 자기가 원하는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다고 한다. 어떤 이는 그것도 늦다고 태아 영어교실 프로그램에 들어간다. 그렇게 태어난 아이는 ‘사교육 대리모’의 손에 아침부터 밤까지 빡빡하게 짜인 입시 트레이닝을 받으며 길러지기도 한다.
경쟁을 하다 보면 더욱 잘하려 노력하는 과정에서 전체 사회가 한층 고양될 것이며, 경쟁을 않고 가만히 있으면 정체된다는 논리 하에 ‘맹목적 속도전’으로 내몰리는 아이들. 남보다 더 빨리, 더 높이 올라가는 것만을 목적으로 달려가면서 아이의 감각, 감성, 내면은 망가진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그렇게 부모가 지시하는 대로 빨리만 달려가다 보니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결정하여 책임감 있게 살아가는 주체로서의 능력을 상실한다는 점이다. 대학에 가서도 마찬가지다. 내가 하고 싶은 공부, 하고 싶은 일을 찾아내지 못한 채 스펙 쌓기에 열중하다 ‘철학 없는 전문가’ 또는 ‘전문가 백치’가 되어 세상을 망치면서 망치는 줄도 모르고 자기 잘난 맛에 젖어 산다. 그렇게 자라나 자신의 부모와 똑같은 우를 범하는 부모가 된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팔꿈치사회, 곧 경쟁사회는 인류 초기부터 있었던 것이 아니다. 오히려 지금까지의 인류 역사 가운데 95퍼센트 이상은 협동사회, 공생사회였다. 지금과 같은 경쟁사회는 불과 500년 내외의 일인 것이다. 희망의 근거는 여기 있다. 살벌한 경쟁 속에서 파괴된 협동사회, 공생사회를 되살리면 된다. 경제적/정서적 지지를 넘어선 ‘사회적 지지’도 이러한 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하여 가능해진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 혁신을 넘어 사회 혁신이 필요하다.
경쟁을 혼자 할 수 없듯이, 더불어 사는 협동 또한 혼자 할 수 없다. 옆집 아이를 밟고 올라서는 것이 아닌, 옆집과 함께 손을 잡고 나아가 다 같이 행복해지는 삶을 꿈꾸고 실천하는 가운데 희망은 생긴다.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라고 아이들을 닦달하는 대신 아이들이 자기 개성을 찾아 마음껏 발휘하도록 도우면서, 나와 너, 나와 네 아이가 서로 소통하고 협동하는 사람으로 키우며 상부상조하는 사회, 연대와 소통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시작한다면, 50년 뒤 한국 사회는 희망이 생긴다. 반면 지금처럼 앞만 보고 계속 달린다면 50년 뒤 한국은 절벽 끝에 매달린 꼴이 되고 말 것이다.
‘과연 우리 아이들이 어떤 세상에 살기를 바라는가?’
남들과 다르게 사는 게 두렵고 내 아이가 옆집 아이보다 뒤처지게 될까 걱정되어, ‘더불어’ 모색해야 할 변혁에 다가서지 못하는 학부모와 교사들, 또 이러한 어른들의 주저함으로 인해 끝 모를 경쟁과 입시 위주의 교육 현실 안에서 고통 받는 많은 학생들에게 저자가 전하는 메시지는 명료하다.
‘나부터, 지금부터!’ ‘우리부터, 여기부터!’
이 책은 지금, 여기서 실천할 수 있는, 그리고 실천해야 할 여러 가지 시도들을 제시하고, 척박한 교육 현실을 타파하는 삶의 변혁과 희망을 향한 각성을 일깨우며, ‘더불어’ 행복한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혁신적인 대안을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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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정보
프로롤그: ‘세월호’ 사건과 개념 혁명
제1부 교육 현실, 무엇이 문제인가?
제2부 인생의 내비게이션―어떻게 살아야 행복할까
제3부 교육 혁신, 우리도 할 수 있다
제4부 사회 혁신 없이 교육 혁신 없다
제5부 ‘나부터’ 실천과 ‘더불어’ 실천이 희망이다
에필로그: ‘행복한 연대’가 희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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