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르네 바르자벨 소설 『시간의 밤』. 현재와 90만 년 전의 시공간을 오가는 독특한 서사 방식을 취하고 있는 이 소설은 르네 바르자벨 특유의 웅장한 상상력이 유감없이 발휘된다. 1천 미터 빙하 아래에서 타전되는 정체모를 신호음…… 긴급하게 국제탐사단이 꾸려지고, 각고의 노력 끝에 빙하 밑 황금 구체에서 동면 중인 남녀 한 쌍을 발견하게 된다. 그중 먼저 깨어난 푸른 눈빛의 절대미인 엘레아를 통해 알게 된 90만 년 전 인류의 과학 문명에 전 세계는 충격에 휩싸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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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프랑스 SF의 거장 르네 바르자벨의 베스트셀러!
과학적 상상력으로 펼쳐내는 빙하 밑 인류의 대비밀
90만 년 만에 깨어난 여인 엘레아가 당신 앞에 나타난다.
프랑스 SF의 거장이자 현대문명의 예언자 르네 바르자벨의 최고 베스트셀러『시간의 밤』이 [아침이슬]에서 출간되었다. 1968년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된『시간의 밤』은 프랑스 서점연합회상을 수상하고 미국, 일본 등 많은 나라에서 번역되면서 프랑스 SF의 고전으로 인정받았다.
현재와 90만 년 전의 시공간을 오가는 독특한 서사 방식을 취하고 있는 이 소설은 르네 바르자벨 특유의 웅장한 상상력이 유감없이 발휘된다. 1천 미터 빙하 아래에서 타전되는 정체모를 신호음…… 긴급하게 국제탐사단이 꾸려지고, 각고의 노력 끝에 빙하 밑 황금 구체에서 동면 중인 남녀 한 쌍을 발견하게 된다. 그중 먼저 깨어난 푸른 눈빛의 절대미인 엘레아를 통해 알게 된 90만 년 전 인류의 과학 문명에 전 세계는 충격에 휩싸이는데…….
과학적 상상력으로 빚어낸 탁월한 인류사 SF
영화 ‘쥬라기 공원’이 수억 년 전 모기의 화석에서 공룡 DNA를 상상했다면, 이 소설은 남극 빙하와 동면을 소재로 현재 인류 이전의 인류 문명을 상상한다. 빙하 밑에서 타전되는 신호음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갈수록 긴박한 속도감으로 독자를 사로잡는다. 과학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재가 도처에 잠복해 있기 때문이다. 수십만 년 동안 동면을 가능케 한 비밀은 무엇인지, 현대 과학은 이 과제를 어떻게 풀어내는지, 90년 만에 깨어난 여인과 어떤 언어 장치로 소통하는지, 조란의 방정식에 기초한 고대문명의 모습은 어떠했는지……
그러나 작가는 단순히 호기심이나 흥미 만을 노리지 않는다. 눈치 빠른 독자라면 왜 과거 문명이 그 두 사람을 택해 미래로 보냈는지 이야기의 전말을 통해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인류에 대한 경고를 쉽게 간파할 수 있을 것이다. 르네 바르자벨이 평생 몰두했던 전쟁의 공포나 사랑의 불멸성 같은 주제 의식을 집약적으로 담아낸 이 소설은 SF 거장으로서 현대 문명의 미래를 진단하는 작가적 통찰이 범상치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숨 가쁘게 전개되는 SF의 한 축을 이끄는 세 개의 사랑 이야기나, 그를 섬세하게 묘사하는 환상적이며 시적인 문체는 한 편의 소설로서 충분한 미덕을 선사한다.
남극 빙하 밑에서 발견된 90만 년 전 유적
세계의 냉전 구도가 절정에 이를 무렵, 프랑스 남극탐사단은 빙하 1천 미터 아래서 발신되는 정체 모를 신호음을 포착한다. 90만 년 전에 생성된 빙하 밑에 누군가가 있다! 인류사를 다시 써야 할 이 중대한 발견에 국제탐사단이 구성되고 빙하를 파 들어간다. 드디어 빙하 1천 미터 밑에서 지름 27미터의 황금 구체와 그 안에서 동면중인 남녀 한 쌍을 발견하게 된다. 세계 최고의 전문가들이 여자를 먼저 소생시키는 데 성공하고, 그렇게 깨어난 여인 엘레아를 통해 동면 중인 남자가 ‘곤다와’의 천재과학자 코반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90만 년 전의 강대국이었던 ‘곤다와’와 ‘에니소라이’의 대전쟁으로 인류가 절멸될 지경에 이르자 코반이 인류의 보존을 위해 은신처를 만든 것이다. 첫눈에 엘레아를 사랑하게 된 의사 시몽은 엘레아를 현재 세계에 적응시키려 애쓰는데…….
엘레아의 기억을 통해 고도의 과학문명을 지닌 90만 년 전 인류의 모습이 알려지자 전 세계는 충격에 휩싸인다. 특히 만유 에너지에서 모든 것을 만들어 내는 [조란의 방정식]을 알고 있는 코반을 깨우면 더 이상 전쟁도 굶주림도 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으리라는 희망에 불탄다. 코반을 소생시키려면 엘레아의 피를 수혈해야 한다. 그러나 엘레아는 인류의 보존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자신을 연인 파이칸과 떼어놓은 코반을 용서할 수 없다.
한편 곤다와의 과학기술을 먼저 빼돌리려는 강대국들의 암투로 남극 기지에서는 크고 작은 사건이 벌어지고 결국 원자로가 폭발하고 마는데…….
SF를 떠받치는 또 하나의 축, 세 개의 사랑 이야기
이 작품 속에서 우리는 세 개의 사랑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 먼저 곤다와의 두 연인, 엘레아와 파이칸의 사랑은 소설의 중심축이 되며, 과거에서 깨어난 여인 엘레아를 향한 시몽 박사의 열렬하고 애타는 짝사랑이 현재를 중심으로 일어난다.(소설은 엘레아를 향한 시몽의 독백으로 시작된다.) 여기에 서로 갈등하고 다툼을 반복하던 두 학자 후버와 레오노바의 연인 관계가 덧붙여진다.
엘레아와 파이칸의 사랑은 질투나 하찮은 소유욕 등의 감정까지 초월하여 ‘하나로 굳게 결속된 존재’에까지 이르는 완벽한 사랑이다. 이들의 결합은 육체적 아름다움과 뛰어난 지성 등 모든 탁월한 요소를 겸비한 두 완벽한 존재의 결합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야무진 공산주의자 레오노바와 자본주의 속성을 지닌 후버의 결합은 현실적이며 상징적이다. 외모에서 성격, 이념까지 공통점이라곤 하나도 없는 두 사람이 우여곡절 끝에 연인 관계로 발전하는 과정은 완벽한 합일이 아니어도 서로 차이점을 극복하고 수용하는 법을 배워 가는 것 또한 사랑의 한 형태임을 보여준다. 첨예한 냉전으로 맞섰던 60년대에 평화와 화해를 촉구하는 작가의 메시지를 담고 있기도 하다.
SF영화처럼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지는 이미지
『시간의 밤』은 원래 영화로 기획되었던 작품이다. 앙드레 카야트가 바르자벨에게 “당신이 아니라면 할 수 없는 작업”이라며 시나리오 집필을 의뢰했고, 이에 바르자벨은 시나리오를 완성하지만, 막대한 예산상의 문제 때문에 영화화 작업은 중단된다. 나중에 바르자벨은 이 시나리오를 소설로 고쳐 SF 독자들의 폭발적 반응을 불러일으킨다.
르네 바르자벨은 프랑스에 아직 ‘SF’라는 용어가 정착되기 전, 그리고 아시모프를 비롯한 영미권 SF들이 프랑스에 알려지기 이전인 40년대부터 SF를 집필하기 시작해서(최근 국내에 소개된 『대재난』, 『경솔한 여행자』, 그리고 『타랑돌』등) 프랑스 SF의 선구자이자 예언자라 불리는 명성을 얻었다. 그러나 이는 훗날의 일이며, 당시에는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영화계 쪽으로 방향을 틀어 여러 영화(대표작으로 [돈 카밀로의 작은 세상])의 대본과 대사 집필 작업을 한다. 그가 다시 소설로 회귀하여 명성을 얻게 되는 작품이 바로 『시간의 밤』이며, 원숙기에 달한 저자의 필력과 그가 몰두했던 전쟁의 공포나 불멸 같은 주제를 잘 구현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영화를 염두에 두고 썼던 작품답게 소설의 곳곳에는 한 편의 영화 같은 생생한 이미지들로 가득하다. 얼음과 눈과 바람이 지배하는 남극 대륙 위에 점처럼 작게 보이는 탐험대원들의 모습, 밤하늘처럼 맑고 푸른 눈을 가진 엘레아의 아름다움, 바벨탑처럼 높이 솟은 번역기며 각종 첨단 설비를 갖춘 연구 기지의 위용, 고도로 발달했으되 소박하고 자연친화적인 환경으로 묘사되는 곤다와의 정경들…….
한편 전쟁으로 유린된 대지와 마치 성경 속 종말의 장면처럼 묘사되는 끔찍한 대전쟁의 참화는 분쟁이 끊이지 않는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큰 경각심을 일깨운다. 중앙 컴퓨터가 모든 것을 완벽하게 제어하고 공정하게 분배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누구의 탈출도 자유롭지 못한 곤다와의 운영시스템은 통제된 사회 속에 도사린 위험을 암시하는 듯하다.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아니 더 심각해져 가는 현대 사회의 문제들을 훤히 꿰고 있는 듯한 저자의 혜안에 감탄을 금치 못할 대목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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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정보
1 남극 탐사대
2 황금 구체
3 엘레아
4 태양의 무기
5 다시 시간의 밤으로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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