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돌고래 냄새를 물씬 풍기는 바다 남자, 한창훈이 전하는 진솔한 바다의 삶!
소설가 한창훈의 첫 번째 산문집 『한창훈의 향연』. 제3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창훈은 바다 냄새 물씬 풍기는 일상을 자신만의 걸쭉한 입담으로 풀어낸다. 그가 살아오면서 만난 이들과의 우정, 바다를 짊어지고 살아가는 서민들의 진솔한 삶, 소설의 모태가 된 체험 등 소설가의 내면을 드러내는 세상살이 이야기를 뜨겁고 해학적이면서도 눈물겹게 펼쳐낸다.
작가가 나고 자란 곳이기도 한 ‘거문도’로 대표 되는 섬과 그곳을 떠나 겪은 이야기들은 총 3부에 걸쳐 소개된다. 1부작가의 고향이자 삶의 고향인 거문도와 여수 바다 섬을 바다 사나이의 거칠면서도 내성적인 언어로 드러낸다. 2부는 작가의 길을 가기 시작하면서 경험했던 문인들과의 만남의 이야기를 전하며, 3부는 한창훈 작품 세계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체험들을 담았다.
이 책은 에피소드 하나하나의 가치를 넘어, 통째로 읽어도 될 만큼의 완결성과 장편소설을 접하는 것과 같은 질량의 무게감을 담고 있다. 한창훈은 도시가 아닌 섬과 항구, 그리고 내륙에서 글쓰기와 노동을 겸하며 뜨겁게 살아왔다. 그런 그는 강인한 생명의 기운으로 현실 속에 짙게 드리운 절망의 그늘을 걷어내는 이야기를 전한다. 또 섬을 떠나 항구를 돌며 헤어짐과 만남을 반복하고, 생계형 작가가 되어 문단의 동지들과 함께한 사연을 담담하게 펼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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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몸으로 쓴 언어, 바람과 파도로 빚은 산문
『홍합』으로 제3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창훈의 첫 산문집. 도시나 도시의 외곽이 아닌 섬과 항구, 그리고 내륙에서 글쓰기와 노동을 함께 해온 한창훈의 글은 카페나 통유리창이 있는 작업실 안에서 쓰여진 글과는 태생적으로 다르다. 글을 쓰기 시작한 지 근 20년 만에 처음으로 내놓는 이 산문집은 그것이 어떻게 다르고, 지금 이 시대에도 몸의 근육을 쓰고, 땀을 흘리며 사는 사람들의 피치 못할 사연과 감정들이 어떻게 끝끝내 유효할 것인지를 증거 한다. 책을 읽다보면 상대적으로 더욱 더디게 변하는 변방의 삶과 사람들의 이야기가 마치 한 시도 쉬지 않아 변함이 없는 바다처럼 생생한데, 어촌 경험이 없는 도시에서 나고 자란 이들도 공감할 수 있는 것은 ‘바다형’ 유전자 같은 것이 어쩌면 누구에게나 잠복되어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특히 근래의 작가들이 천착하는 관계의 심리를 다룬 소설이나, 상상력에 의존한 젊은 작가들의 작품들, 그리고 여행 산문들이 주종을 이루는 한국 문단에서 한창훈의 이번 산문집은 가히 천연기념물 격으로 귀한 작품이라고 해도 과장은 아닐 것이다.
작가의 고향, 삶의 고향 이야기
실제로 작가가 나고 자란 곳이기도 한 ‘거문도’로 대표되는 섬과 고향. 나고 먹고 자라고 떠나서, 그리워하다가 결국 다시 돌아오고야 마는 그곳에서 작가가 가슴에 묻어둔 이야기, 그리고 섬을 떠나 항구를 떠돌며 숱한 인생들을 만나서 엮이고, 헤어지고, 재회하거나 영영 못 만난 사연들, 생계형 작가가 되고 나서 사귄 문단의 한 족속들과 뒹굴었던 서늘한 사연들이 이 산문집의 겉으로 드러난 이야기들이지만, 그 웃으면서 슬퍼지는 이야기들을 마음의 혀로 씹어 읽다보면 세상살이가 외롭다, 외롭다, 하고 힘들다, 힘들다, 하지만 그런 감정의 키를 훌쩍 뛰어넘는 해일 같은 삶의 파도가 있으며, 그것을 일상으로 겪는 사람들의 지혜랄지, 육화된 삶의 태도와 생존 차원의 본능적인 반응들을 헤아려보면서 어쩌면 삶은 그리 어렵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불쑥 들게 된다. 마치 시멘트 바닥 틈 사이에서 자라는 풀을 문득 발견한 때처럼.
한 편의 소설 같은 문학적 산문집
한편 책에 실린 글들은 조각조각 떨어진 것이 아니라, 통째로 읽어도 될 만큼 완결성을 갖추었다. 특히 몇 편의 글은 탁월한 절창이어서(동행의 이유, 겨울바다, 지평선을 향하여 걷는 사람아, 박남준 시인 말입니까, 그리움이란 계절을 기다리는 철새의 침묵과도 같은 것, 연탄불이 있던 풍경, 외할머니, 남도 봄소식 등) 산문으로 도달할 수 있는 한 경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하여 육중한 장편소설을 읽는 것과 같은 질량의 무게감 있는 산문집으로 읽기에도 충분하다. 『한창훈의 향연』은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닻 놓았던 자리’는 작가의 고향이자 삶의 고향인 거문도와 여수 등 바다와 섬을 지리적, 감성적 배경으로 한 글들로 소설에서는 차마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이 바다 사나이의 거칠면서도 내성적인 언어들로 차려져 있다. 2부 ‘애염명왕의 초대장’에는 섬을 떠나 내륙에서 작가의 길을 가기 시작하면서부터 경험했던 문인들과의 만남(이문구, 송기원, 박상륭, 유용주, 박남준, 이흔복 등)과 그 인간 군상들에 대한 살가운 이야기들로 가득하며, 3부 ‘돌아보지 마라, 앞에 있다’에는 바다와 섬의 작가 한창훈 작품 세계의 원형질이라고 할 수 있는 근원적인 체험들이 담겨 있다.
작가 한창훈이 초대하는 그리움과 희망의 향연
한국 문단에서 가장 독창적인 작가로 꼽히는 박상륭과 ‘여자 한창훈’이라고 할 수도 있는 공선옥이 이 산문집을 먼저 읽고 보내온 글을 함께 읽을 수 있다는 것도 이 책이 주는 즐거움을 증폭시키고 있으며, 김훈의 『자전거 여행』에서 사진을 찍은 이강빈 작가가 거문도로 직접 내려가 한창훈의 고향 풍경을 담은 아련하고 시원한 흑백 바다 풍경 사진들을 수록하여 책을 ‘보는’ 즐거움도 주고 있다. 작가의 말에서처럼 『한창훈의 향연』은 작가가 올리는 그리움과 희망의 성찬이다. 산문집 곳곳에서 등장하는 작가가 인연 맺은 사람들과 항구와 섬과 바닷물고기들과 숲과 바람과 기타 등등들과 몸과 마음과 영혼의 살을 섞으며 교감했던 시간과 추억들이 고스란히 한 상 가득 차려진 슬프고 아름다운 향연인 것이다. 그리하여 작가는 또다시 수평선을 향하여 새로운 비상을 꿈꾸며, 이렇게 희망의 전언을 남긴다. “기다리면 올 것은 온다. 견디느냐 못 견디느냐의 차이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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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정보
추천의 글
그에게서 돌고래 냄새가 난다 :: 박상륭
어떤 귀인 :: 공선옥
1부 닻 놓았던 자리
내가 꼼짝없이 술 마시게 된 이유
가을 운동회가 있던 풍경
이름과 관련된 짧은 이야기
열여섯의 섬
변방의 말과 노래
닻 놓았던 자리
여수항
행방을 알 수 없는 한 사람에 대하여
연등천의 여인들
동행의 이유
이사
겨울바다
2부 애염명왕의 초대장
지평선을 향하여 걷는 사람아
오래 전 겨울 풍경
여승
그대가 있기에 봄도 있고
터진 언 살이 아물기까지
시인의 죽음
깊고 푸른 바다를 보았지
박남준 시인 말입니까
편지
여행
식귀(食鬼)가 온다
해마다 오월은 돌아와
구멍에 대하여
3부 돌아보지 마라, 앞에 있다
그리움이란 계절을 기다리는 철새의 침묵과도 같은 것
부산에서
연탄불이 있던 풍경
방이 이모
방이 이모부
방헌 외숙
외할머니
글쎄 귀신은 있을까, 없을까
내 이모가 보면 안 되는 페이지
깊고 푸른 강
웃음에 대하여
남도 봄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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