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한국 음악사의 소중한 기록 7명의 호모 무지쿠스의 답변!
『진중권이 사랑한 호모 무지쿠스』는 창비 팟캐스트「진중권의 문화다방」을 찾은 신해철, 윤종신, 신대철, 이자람, 손열음, 장일범, 고건혁 7명의 ‘호모 무지쿠스(homo musicus)'를 만난 진중권이 미학자의 눈으로 그려낸 한국 음악계의 지형도다. 저자 진중권은 대중이 일상에서 가장 쉽게 접하며 직접적으로 우리의 마음을 건드리는 예술장르는 음악이라고 말하며, 음악인들과의 집중적인 대화를 이 책에 담았다. 특히 데뷔부터 2014년까지의 작업을 되돌아보며 자신의 음악관과 인생관을 밝힌 고(故)신해철의 생전 마지막 인터뷰 기록이 담겨있어 특별함을 더했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한국 음악계의 길을 걷고 있는 ‘호모 무지쿠스’들은 각자 음악관이나 창작관을 설명하고, 음악시장의 변화와 한국 음악시장에 대한 의견을 밝히기도 한다. 이 책에서 진중권은 호모 무지쿠스들에게 변화한 음악 산업, 대표적으로 스트리밍 시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공통적 질문을 던짐으로, 여러 분야의 입장에서 답변을 이끌어낸다. 이 모든 답변에 언급되는 음악의 링크는 QR코드가 수록돼 있어 바로 음악을 들으며 입체적으로 인터뷰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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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마왕 신해철부터 피아니스트 손열음까지
미학자 진중권이 만난 한국 음악계의 보석들
‘호모 무지쿠스’의 음악과 열정, 그리고 숨은 이야기
미학자 진중권이 한국 음악계의 보석들을 만났다. 『진중권이 사랑한 호모 무지쿠스』는 창비 팟캐스트 「진중권의 문화다방」을 찾은 신해철, 윤종신, 신대철, 이자람, 손열음, 장일범, 고건혁 등 7인의 ‘호모 무지쿠스’(homo musicus)와 미학자 진중권의 대화를 담은 미학과 음악의 합작물이다. 방송에 담지 못한 시청각 자료를 풍성하게 수록했을 뿐 아니라, 인터뷰를 바탕으로 저자가 새로 집필한 내용까지 실어 미학자의 눈으로 그려낸 한국 음악계의 지형도를 일별할 수 있다. 특히 데뷔부터 2014년까지의 작업을 되돌아보며 자신의 음악관과 인생관을 밝힌 고(故) 신해철의 인터뷰는 그가 생전 마지막으로 한 인터뷰로 각별히 귀한 기록이다.
대중가요 가수, 작곡가, 록커, 판소리 창작자, 클래식 연주자, 클래식 평론가, 인디음악 제작자까지 제각기 다른 방식으로 한국 음악계에서 자신만의 길을 걷고 있는 ‘호모 무지쿠스’들은 서로 교차하고 평행하는 음악관이나 창작관을 설명하기도 하고, 음악시장의 변화 등 한국 음악시장에 대한 의견을 밝히기도 한다. 인터뷰라는 형식에 힘입어 음악에 대한 열정과 고민을 진솔하게 터놓고 장시간 대화할 수 있었다. 본문 곳곳에 언급되는 음악의 링크를 QR코드로 수록해 별도로 검색할 필요 없이 음악을 들을 수 있어 인터뷰를 더욱 입체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미학자 진중권,
한국 음악의 현장으로 뛰어들다
딱딱한 미학이론을 대중에게 쉽게 소개하면서 미학의 대중화에 공을 세웠다고 평가받는 진중권이 예술의 현장으로 뛰어든 데는 그만의 동기가 있다. 진중권은 디자인, 건축, 미술 등의 예술가를 만난 『진중권이 만난 예술가의 비밀』에서 “철학이론으로서의 미학은 잿빛이지만, 창작의 원리로서의 미학은 늘 푸르다”고 말하며 이론은 예술사에서 벌어진 사건들을 사후적으로 쫓아가기 때문에, 예술을 가장 살아 있는 형태로 접하는 방법은 지금 이 순간 예술의 현장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는 것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그중에서도 저자가 음악인들과의 대화를 집중적으로 해야겠다고 결심한 이유는 대중이 일상에서 가장 흔하게 만나는 예술이 음악일뿐더러, 음악만큼 직접적으로 우리의 마음을 건드리는 예술장르는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정서적 울림이라는 면에서 그 어떤 장르의 예술도 음악을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 단언하며 직접 음악인들을 찾아나섰다.
“아프지 말아요”
신해철의 마지막 육성 인터뷰
이 책에 실린 신해철의 인터뷰는 생전의 마지막 육성 기록이다. 2014년 8월 25일, 신해철이 세상을 떠나기 불과 두달 전에 이루어진 이 인터뷰에서 그는 그간의 활동을 되돌아보고 쏠로 6집 발매 소식과 더불어 앞으로의 활동 계획까지 밝힌 바 있다. 익히 알려진 대로 진중권과 신해철은 각별한 사이였다. 저자는 이 인터뷰를 정리하며 자신만이 알고 있던 신해철과의 일화를 풀어놓는다(69면). 2009년 ‘북한의 로켓 발사를 민족의 일원으로서 경축한다’는 글을 올렸다가 보수단체에 국보법 위반으로 고소당한 신해철이 진중권에게 전화를 걸어왔을 때 검찰에 가서 ‘정말로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하겠다는 그를 말리느라 진땀을 빼야 했던 기억이다. 저자는 “별것 아닌 일화지만, 그가 우리 곁을 떠난 지금 나만이 아는 이 사소한 사실 한조각을 보태어 이 대책없이 자유로운 영혼에 대한 세상의 기억을 조금이나마 더 늘리고 싶다”며 그에 대한 애정을 표현한다.
신해철은 사회를 향한 거침없는 쓴소리로 ‘독설가’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지만 근년에는 아이를 키우고 가족을 돌보며 완숙하고 너그러운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악화된 음악시장에서 고군분투하는 후배 뮤지션들에게 선배로서 ‘요즘 세상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아?’라고 겁을 주기보다는 용기를 주어야 한다고, “우리 사회에서 정말 부족한 건 무엇이 정의냐 무엇이 옳으냐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너는 잘못되지 않았다고 편들어주는 사람, 질책하는 사람이 아니라 보듬어주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대목에서 엿볼 수 있는 ‘마왕’의 변화다. 이외에도 대학가요제 데뷔부터 넥스트 활동과 쏠로 활동까지 자신의 음악적 여정을 되돌아보고 「고스트 스테이션」 등 그의 음악 외 활동에 대해서까지 나눈 진솔한 대담에서는 신해철만의 올곧은 인생관과 음악관을 엿볼 수 있다.
창작자, 연주자, 기획자, 제작자, 해설자
‘호모 무지쿠스’의 다양한 음악 이야기
윤종신과의 인터뷰에서는 015B의 객원보컬로 데뷔한 20대 초반의 청년 윤종신부터 발라드의 제왕, 시트콤부터 예능까지 종횡무진하는 방송인, 그리고 연예기획사 미스틱89의 대표가 되어 제작자이자 기획자의 길을 걷기까지 윤종신의 인생의 변곡점들을 살펴본다. ‘한국 록의 전설’ 신대철은 한국의 음원시장을 바로잡기 위해 설립한 ‘바른음악협동조합’의 이사장으로서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아버지 신중현의 음악적 유산, 시나위를 거쳐간 임재범, 서태지와의 이야기도 솔직하게 풀어놓는다.
‘냉정과 열정의 피아니스트’ 손열음과의 인터뷰와 국내에 ‘해설이 있는 음악회’를 최초로 도입한 클래식 평론가 장일범과의 인터뷰에서는 클래식 음악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을 곁들여 클래식이 낯선 독자라도 손쉽게 둘의 대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진중권은 한국의 척박한 음악평론을 꼬집으며 평론가는 “창작자나 연주자와 더불어 한국의 클래식 음악계라는 의자를 떠받치는 제3의 다리라 할 수 있다”며 “근대 이후 융성한 예술문화의 바탕에는 언제나 활발한 비평활동이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꼬집는다.
한편 젊은 음악인들의 이야기 역시 흥미롭다. 「사천가」 「억척가」 등 서양의 문학을 판소리로 완벽하게 재탄생시키고, 인디밴드 활동으로도 이름을 날리고 있는 소리꾼 이자람은 그만의 범상치 않은 창작관을 거침없이 펼친다. 인디음반제작사 ‘붕가붕가레코드’를 설립해 2000년대 이후 한국의 인디음악 씬을 주도해온 ‘곰사장’ 고건혁과의 인터뷰에서는 젊은 음악인들이 새로운 음악시장에서 어떻게 활로를 찾고 있는지, 또 대형 연예기획사의 시대에 소규모 기획사로서의 생존전략을 털어놓는다. 이와 같이 ‘호모 무지쿠스’가 창작, 연주, 기획, 제작, 해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음악계를 헤쳐나가는 전략들을 엿볼 수 있다.
주제와 변주:
음악시장의 변화와 창작자들
인터뷰이들 간의 차이점과 공통점을 통해 그들이 한국 음악계를 어느 방향으로 이끌어갈지 짐작해보는 일도 이 책을 읽는 즐거움 중의 하나다. 음악시장이 황금기를 누렸던 1990년대에 활동한 윤종신, 신해철, 신대철 등의 기성세대와 붕가붕가레코드의 고건혁, 판소리·인디밴드·뮤지컬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자람 등 신세대의 음악시장에 대한 각자의 시각을 절로 비교하게 된다. 진중권은 이들에게 변화한 음악산업, 대표적으로 스트리밍 시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공통적으로 던진다.
윤종신은 음악이 배경음악, 엔터테인먼트가 되고 있는 것에 안타까움을 표시하면서도 “디지털 씽글 시장이 있는데 왜 지금 떠오른 생각을 굳이 내년에 가서 그때의 내 생각인 것처럼 발표해야 하느냐”며 『월간 윤종신』프로젝트 등으로 스트리밍 시장에서 자신의 창작방식에 맞는 판매 활로를 찾는다. ‘바른음악협동조합’의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신대철은 “음악은 산업이기 이전에 하나의 예술”이라며 “음악이 예술작품으로서 가치를 잃어가고 있다는 게” 안타깝다는 고전적인 입장을 견지한다. 신해철은 “카세트테이프의 스위치를 한번이라도 눌렀던 세대는 절대로 아이팟의 조그셔틀을 100퍼센트 사용할 수 없다”면서도 ‘극심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도 사람이 있고 사람은 음악을 듣는다는 단순한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며 후배 뮤지션들에게 힘을 실어주려 한다.
반면 장기하와얼굴들, 브로콜리너마저 등의 음반을 제작하며 2000년대 인디음악 씬의 중심을 잡은 붕가붕가레코드의 고건혁은 본인이 음반 제작자임에도 불구하고 CD를 구매한 지 오래되었다며 “스트리밍 시장은 오히려 기회”라고 말한다. 다른 산업과 다를 바 없이 음악시장도 콘텐츠 소비 방식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클래식 음악계 역시 이 흐름을 피해갈 수는 없다. 클래식 평론가 장일범은 고급음악도 음원으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오히려 디지털 콘서트홀 같은 스트리밍 방식을 통해 지리적 장벽을 허물어 청취층을 늘리고 있다는 점을 짚는다.
창작과 소비:
우리의 음악적 장면의 모자이크
진중권의 ‘호모 무지쿠스’와의 인터뷰는 단순한 질문과 답의 반복이 아니다. 한국 음악사에 획을 그은 작가와 작품들의 창작론인 동시에 음악 씬과 청취층의 변화를 음악 생산자와 소비자 양측에서 골고루 살펴보는 한국 음악사의 소중한 기록이다. 저자는 “이 책에 소개한 일곱명의 아티스트들은 한국 음악계의 지형 속에서 각자 다른 문제와 씨름하며 현재의 교착상태를 돌파하려 애쓰는 이들”이라 정리한다. 그 문제는 혹독한 시장 속에서 음악의 독립성을 유지하는 것일 수도 있고, 변화한 매체환경 속에서 활동을 계속할 방법을 찾는 것일 수도 있고, 우리의 전통을 박제 상태에서 구해내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는 것일 수도 있고, 한국을 벗어나 세계의 유수한 경쟁자들과 어깨를 겨루는 것일 수도 있으며, 역사와 전통이 전혀 다른 외국의 음악을 국내의 청중에게 매개하는 것일 수도 있다. 여기에 수록된 일곱편의 인터뷰는 그야말로 우리의 음악적 장면의 모자이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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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정보
책머리에: 호모 무지쿠스
처음 만날 때처럼 / 윤종신
불멸의 마왕 / 신해철
호모 클라시쿠스 / 장일범
바른 음악 소비를 위해 / 신대철
냉정과 열정 사이 / 손열음
경계를 넘나드는 소리꾼 / 이자람
지속가능한 딴따라질 / 고건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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