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독서와 몽상, 게으름이 갖춰진 셰익스피어 배케이션을 떠나다. 칼럼니스트 김경이 전하는 책을 사랑하고 여행을 꿈꾸는 독서휴가 이야기!
여행지와 문학작품을 오가며 전하는 자유로운 여행기『셰익스피어 배케이션』. 일 년간의 장기 휴가를 받은 김경은 책 속에서 만났던 수많은 도시의 떠올리고 그곳으로 여행을 떠난다. 영국에서 시작해 몰타로, 파리로, 바르셀로나로, 리스본으로, 로마로, 탕헤르로, 부다페스트로 김경은 끝없이 이어진 여행의 순간을 즐기며 일상과 여유, 문학적 감성이 공존하는 여행지들을 세밀하게 그려낸다.
영국 빅토리아 여왕이 공직자들에게 3년에 한번 한 달 남짓의 유급 독서휴가를 주었던 데에서 비롯된 말인 ‘셰익스피어 배케이션’은 편안하게 책을 읽고 여유를 찾을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여행’을 제시한다. 김경은 유명 관광지를 찾는 여행이 아닌 ‘셰익스피어 배케이션’식 여행으로 지중해에 떠 있으며 제주도의 6분의 1정도의 크기에 시간이 멈춰버린 것 같은 섬 ‘몰타’,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 중 하나인 ‘이탈리아’, 투우의 본고장 스페인의 ‘세비야’ 등을 돌아본다.
여행과 휴식 그리고 문학이 어우러진 그녀만의 독특한 여행은 흥미롭고 사색적인 시간들로 채워진다. 스페인 내전 당시의 바르셀로나를 배경으로 쓴 소설 ‘바람의 그림자’를 통한 신비로운 여행과 월터 샐리스의 영화 ‘낯선 땅’을 통해 만난 리스본의 시간을 음미하는 여행. 문학작품을 통해 상상했던 세계에 발을 디딘 김경은 세련된 감각으로 지적 감수성을 촉촉이 적셔줄 여행루트를 펼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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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셰익스피어 배케이션(Shakespeare Vacation)
동서고금의 위대한 왕들은 ‘독서 휴가’로 국정을 이끌었다. 조선의 현명한 임금 세종은 국가의 유능한 인재를 양성하고 문운(文運)을 진작시키기 위해서 젊은 선비들에게 사가독서(賜暇讀書)라는 이름의 긴 휴가를 주어 편안하게 책을 읽게 했다. 촉망받는 젊은 학자들에게 내리는 재충전을 위한 휴가인 셈인데, 성삼문, 박팽년 등이 기회를 얻어 조용한 절에서 독서에 전념했다고 한다.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1819~1901)도 고위 신하들에게 3년에 한 번 꼴로 한 달 남짓의 유급 독서휴가를 주었다. 셰익스피어 작품 중 5편을 정독한 뒤 독후감을 제출하도록 했는데 여기에서 ‘셰익스피어 휴가’란 말이 비롯되었다.
가장 자유로운 나와, 책, 여행지에서의 일상이 만나다.
2003년 칼럼집《뷰티풀 몬스터》와 2005년 인터뷰집《김훈은 김훈이고 싸이는 싸이다》를 세상에 내놓으며 몬스터급 재능을 지닌 칼럼니스트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김경이 오랜 공백을 깨고 4년 만에 돌아왔다. 김경은 그 특유의 도발적인 감수성과 날이 서 있는 감각적 글쓰기로 칼럼 연재할 당시 독자들로부터 열띤 호응을 받았다. 그간 별다른 활동 없이 잠잠하다 싶었는데 알고보니 장기 휴가를 받아 짧지 않은 시간동안 세계 이곳저곳을 여행하다 돌아왔다. 글을 통해 엿보았던 것처럼 끝 모를 듯 자유롭고, 세련된 감각의 그녀가 여행에서 돌아와 내놓은 글은 어딘지 많이 특별하다.
김경은 루브르에서 그림 한 점을 보고 파리를 경험했다고 말하지 않으며, 관광버스를 타고 스쳐가듯 보는 그런 피상적인 여행을 혐오한다. 가우디의 건축물을 보는 것보다 어느 일요일 오후 바르셀로나의 신호등 앞에서 만난 중년 남자와의 잡담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김경에게 여행의 매력은 책과 여행지에서의 사소한 체험이 교차하는 데에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여행’이 에펠탑을 보고, 트레비 분수에 동전을 던지는 것이라면, 김경에게는 해변의 파라솔 아래로, 지중해의 호텔방으로, 덜컹거리는 기차의 객실로 책을 가져가는 것이다. 가장 자유로운 ‘나’와 책, 여행지의 일상이 만나는 것을 만끽할 때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휴식이고, 일상으로 귀환할 수 있는 새 힘이 생긴다고 믿는다. 그녀는 이른바 ‘셰익스피어 배케이션’의 선수다. ‘독서 휴가’라는 여행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김경의 《셰익스피어 배케이션》은 가을동안 읽을 만한 책을 찾아 서점가를 서성일 지적인 감수성의 독자들에게 놀라운 세계를 열어줄 것이다.
“나를 데려가줘, 여기가 아닌 어디라도!”
간혹 우리를 느닷없이 먼 곳으로 데려가는 책들이 있다. 이를테면 《리스본행 야간열차》는 28번 전차가 다니는 리스본의 언덕길로, 《행복의 정복》은 이탈리아 시골마을의 고즈넉한 일상 속으로, 무모한 몽상가 《돈키호테》는 북적이는 바르셀로나의 뒷골목으로 우리들을 불러낸다. 나이 서른넷에, 1년이라는 믿을 수 없는 축복 같은 장기 휴가가 주어졌을 때 김경은 책 속에서 만났던 수많은 도시의 이름을 떠올렸다. 그리고 수년간 수많은 도시를 책과 함께 떠돌았다.
영국에서 시작했던 여행은 몰타로, 파리로, 바르셀로나로, 리스본으로, 로마로, 탕헤르로, 부다페스트로 끝이 없을 듯 이어졌고 여행에 심취한 나머지 돌아오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던 적도 있다. 하지만 결국 돌아왔고 여행의 순간마다 조금씩 적어 내려간 글들을 모아 책으로 묶었다. 《셰익스피어 배케이션》은 김경이 책이 부르는 곳으로 수년간 세계 이곳저곳을 떠돌았던 도시유영기이면서, 여행의 순간마다 함께 한 책들과의 교감을 담은 독서기이다.
매일 밤 안락의자에 앉아 남몰래 태평양을 건너는 사람들
드디어 도주는 시작되었다!
여행에서 돌아온 김경은 여행의 매력은 휴식이나 도피, 혹은 기분 전환이 아니라 사소한 체험에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또한 그 마법 같은 휴식이 반드시 멀리 떠나야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알았다. 사람들이 멀리 떠나고 싶은 욕망을 갖는 이유는 현실을, 할 일을 잊을 수 있는 공간으로 달아나고 싶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상과는 다른 체험들을 통해 삶을 새롭게 고양시킬 수 있는 에너지를 얻어 다시금 가족과 일상이 기다리는 곳으로 귀환한다. 그런데 어떤 면에서 음악이나, 책, 그리고 영화는 여행과 마찬가지로 우리를 일상의 시공에서 들어 올려 멀리 데려갔다가 다시 같은 자리에 돌려놓는다. 특히 독서는 여행에서 만나는 사람과 풍경, 장소에 대한 시각과 감수성을 무한대로 확장시킨다. 김경은 오랜 여행에서 돌아온 지금도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들으며, 한 달에 두어 번 고전 영화들을 보며 자신의 여행이 결코 끝나지 않았다고 느낀다. 오늘 밤도 자신의 방에서 토플리스 차림으로 책장을 넘기며 남몰래 태평양을 건너는 그 희열 가득한 도주를 감행하고 있을 것이다.
항공권도, 시차도 필요 없는 '마법' 같은 여행
내 방에서 누리는 토플리스 독서 휴가, 그 은밀하고도 희열에 찬 시간.
누구나 봄이면 꽃놀이를 가고 여름이면 피서를 가고, 가을이면 단풍, 억새 등 아름다운 전국 산천을 돌아보고픈 마음에 길을 나선다. 하지만 여행지로 가는 길목에서부터 현실은 우리의 기대를 배신한다. 산과 강을 찾아가는 길은 도로정체로 얼마나 끔찍하게 지루한가. 천신만고 끝에 여행지에 도착해봤자 인산인해를 이루는 사람들 틈에서 쉬기는커녕 줄서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거나, 성수기 바가지요금에 분개할 뿐이다. 여행에서 돌아오면 또 어떤가. 평소보다 두 배쯤 많아진 신용카드 고지서와 야근만이 우리를 반기는 현실은 너무나 익숙하다.
그래서 김경은 여름휴가 때 오히려 집에 있어 보라고 한다. 다른 사람 눈을 의식해 겨드랑이 털을 밀 필요도 없고, 배에 잔뜩 힘을 줄 필요도 없이 토플리스 차림이 된다. 그렇게 가장 자연에 가까운 상태로 안락의자에 앉아 책을 읽는다. 내 방이든, 호텔이든, 조용한 시골집이든 읽는 장소는 아무래도 좋다. 장소보다는 함께 떠난 책의 정체가 휴가의 만족도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토플리스 차림, 책, 아무도 방해할 수 없는 몰입의 시공간, 이 세 가지가 ‘독서자’의 은밀한 도주를 돕는다. 자신의 공간에서 옷을 벗고 책을 읽는 행위는 자기중심적인 것으로 절대 흔들림이 없고 사회의 금기라든가 관습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게다가 이건 땀 흘리지 않고 차비도 없이 태어나고 거주하는 곳에서 가장 멀리 갈 수 있는 방법이다.
뉴욕 타임스퀘어에 라마가 나타났다!
_ 매그넘 최초 여성 사진가 인지 모라스(Inge Morath)의 표지
한눈에 보는 사람의 시선을 확 잡아끄는 《셰익스피어 배케이션》의 표지에 쓰인 사진은 매그넘 최초의 여성 사진가 인지 모라스의 이다. 머리는 낙타를 닮았으나 귀가 길고 끝이 뾰족한 라마는 남아메리카 안데스 산맥이나 티베트 같은 해발고도 2,300미터 이상의 고지대에서 사는 동물이다. 라마는 피곤하거나 짐이 너무 많으면 누워서 움직이지 않는다. 게다가 라마를 화나게 하거나 공격하며, 공격자의 얼굴에 고약한 냄새가 나는 침을 뱉기도 한다는 소신과 고집의 동물이다. 심지어 몇 해 전 레바논에 침투하는 이스라엘 병사들의 무서운 장비를 나르는 일에 침투되었던 라마들이 평화를 사랑한 나머지 국경 넘기를 거부했다는 소식을 어느 팔레스타인 작가가 쓰기도 했다. 그런 라마가 1957년, 뉴욕 타임스퀘어에 나타났다. 실제 상황인지, 연출인지 모를 이 사진을 보면 마치 라마가 도시의 무언가에 화들짝 놀란 나머지 황급히 택시를 타고 제 고향 안데스의 고산지대로 귀향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신비롭고 비현실적인 생명체로 느껴지는 라마의 택시 여행은 마치 책을 통해 자신의 방에서 태평양을 건너는 ‘셰익스피어 배케이셔너(vacationer)’들의 흥미로운 도주를 떠오르게 한다.
김 경이 들고 여행한 책과 도시"
몰타공화국_ 《몰타의 매》(대실 해밋)
이탈리아 만델라_《행복의 정복》(버트런드 러셀)
프랑스 파리_ 《밤은 부드러워》(스콧 F. 피츠제럴드)
포르투갈 리스본_ 《여기, 우리가 만나는 곳》(존 버거), 《리스본행 야간열차》(파스칼 메르시어)
스페인 바르셀로나_ 《돈키호테》(세르반테스), 《바람의 그림자》(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스페인 세비야_ 《눈 이야기》(조르주 바타이유)
스페인 아라곤_ 《인간의 굴레》(서머싯 몸)
헝가리 부다페스트_ 《열정》(산도르 마라이)
모로코 탕헤르_ 《마티스와 함께한 1년》(제임스 모건), 《탕헤르의 여인, 지나》(타하르 벤 젤룬)
나미비아_ 《디 엔드 오브 게임》(피터 비어드), 《어린왕자》(생텍쥐페리)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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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정보
[프롤로그] 두드리면 열리나니, 당신도 책과 함께 떠나시라!
1부 누군가는 여행을 하고 누군가는 책을 읽는다
_해변의 파라솔 아래서, 지중해의 호텔방에서, 대륙횡단 기차 안에서
마냥 게으르고 나태한 인간들을 환영하는 나라가 있다고?/ 햇볕을 탐하며 보낸 한없이 게으른 나날들/ 이국의 여름 해변에서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것들/ 몰타의 미스터리/ 길냥이라도 괜찮아/ 천국으로 가는 몰타의 문/ 카프리에서 듣는 바람의 노래/ 로마의 휴일과 우아한 삶의 방식/ 브라보, 부라노!/ 오 나의 줄리엣/ 이탈리아식 달콤한 인생의 대가/ 빈둥거리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파리에서 만난 '레이디 채털리'/ 단 하루, 코코 샤넬로 살아보기/ 넉넉한 여인, 마리안의 봄/ 세상에, 라마야! 여기서 널 보게 될 줄이야
2부 나는 모든 사람들의 길 위에 서 있고 그들은 내게 부딪친다
_어둡고 비좁은 골목길에서, 주택가 계단을 오르내리며, 붐비는 전차 안에서
리스본 행 28번 전차/ 얼굴이 없는 남자/ 속지 마, 자정이 지나면 달라질테니/ 파두를 듣다/ 매력적인 이 도시의 건축물/ 나를 감동시킨 음식/ 리스본 행 야간 열차를 타고 우리가 만나는 곳/ 어느 영국인 환자와의 버스 여행/ 《돈키호테》를 들고 스페인으로/ Barcelona, You're Fucking Great!/ 바르셀로나의 수상한 매력/ 어기적어기적 걷는 즐거움/ 누구 하나 평범하지 않다/ 21세기 저니맨과의 우연한 만남/ 달리와 에스파드리유/ 개스트로섹슈얼을 만나다/ 히피를 찾아서/ 세비야의 에로티시즘/ 먹기 위한 도시 바르셀로나/ 나만의 플라멩코 레슨/ 아주 특별한 더블 크리스마스/ 유행으로서의 리디자인에 대하여/ 100% cooooooooool Guide of Barcelona
3부 기억은 내게 새로운 꿈을 갖게 한다
_호수에서 노를 젓고 책을 읽는 시간, 2달러짜리 아침 식사의 감동, 돈이 아닌 마음으로 감동시킬 줄 아는 이들과의 만남에서.
산도르 마라이의 열정을 찾아/ 늙은 피아니스트의 글루미 선데이/ 부다페스트에 젖다/ 도시의 폐허를 보물로 만드는 법/ 지구의 날엔 쓰레기 쇼핑을/ 밤으로의 긴 여로 _술꾼들을 위한 도시 가이드/ 마티스의 색을 찾아 탕헤르로/ 비누가 다 떨어지면, 세탁부는 기뻐한다/ 케이프타운에서 꾸는 ‘나쁜’ 꿈/ 피터 비어드와 함께 한 나미비아 여행/ 안녕 다시 보자, 안나푸르나/ 노새 이야기/ 고마워, 문/ 살고 싶은 도시 1위
[에필로그] 결국 돌아오기 위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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