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정신이 허물어진 연로와 아버지와 함께하는 하루하루!
『아버지와 함께한 마지막 날들』은 96세 아버지가 홀로된 후 숨을 거두는 날까지 38세의 아들이 써내려간 사진 일기로 회한의 경험을 통해 후회 없이 사랑할 지혜를 배우고 이를 실천한 아들의 기록을 담은 책이다. 아버지에 대해 그리고 아버지와 자신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며 너무 늦지 않게 찾아온 사랑과 작별의 시간을 보내는 소소한 일상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일상의 지극히 개인적인 기록이자 즐거운 폭로인 이 책을 통해 부모님과 함께하는 시간이 얼마나 행복하고 감사한 일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과장하거나 신파에 기대지 않고 진솔하면서도 절제된 표현과 자신만의 시선이 담긴 사진을 통해 일상을 그려내며 후회 없이 사랑할 지혜와 후회할 운명을 지닌 자식들, 바로 우리에게 지금이야말로 사랑을 표현할 때임을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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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 출판사 서평
사랑하기에 늦은 때란 없다. 그러나 부모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주저하고 미루는 사이 운명의 시간은 느닷없이 찾아오고, 자식에겐 후회하고 자책할 권리만 남는다. 어쩌면 후회는 자식으로서 우리의 운명인지도 모른다.
아버지, ‘엄마’보다 먼 사랑
어머니란 말을 들으면 거의 누구나 절대적인 사랑과 애틋함을 떠올린다. 반면 아버지란 말이 주는 울림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다. 누군가에게는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애틋한 대상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여전히 ‘가까이하기엔 먼 당신’인 까닭이다. 끝내 이해하거나 화해하지 못한 대상이 되고 마는 경우도 있다. 어머니가 ‘이구동성’에 가까운 존재인 반면 아버지는 저마다 다른, 즉 ‘이견’이 있는 존재에 가깝다고 해도 그리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어머니의 사랑이 아버지의 사랑보다 더 크고 간절함을 노래한 고려가요 을 보면, 오래전에도 지금과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물론 요즘에는 ‘딸바보’라는 용어가 흔히 쓰이는 데서 보듯이 자식에게 살가운 애정을 공공연히 표현하는 아버지가 분명 많아졌다. 그런데 그것도 근래에 와서 생겨난 현상이다. 또한 모성애처럼 보편적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아들에 대해서는 여전히 살갑지 않은 아버지가 많으니까. 또 ‘살가운 아버지’라 하더라도 ‘엄한 어머니’보다 애틋한 존재가 되는 경우는 드무니까.
그래서일까. 어른이 되어서도 어머니를 ‘엄마’라고 부르는 이들은 많지만, 아버지를 ‘아빠’라고 부르는 어른은 지금도 흔치 않다. 나이가 들수록 부모에 대한 애틋함이 커져도, 자식에게 아버지는 어머니보다 먼 존재다. 그리고 늦게 다가오는 사랑이다.
96세 아버지 홀로된 후 숨을 거두는 날까지
38세 사진작가 아들이 써내려간 사진 일기
2006년 9월 4일 사진작가 필립 톨레다노는 사랑하는 어머니를 잃었다. 난데없는 이별이었다. 어머니의 예기치 못한 타계로 흘린 회한의 눈물이 마르기도 전에, 설상가상으로 아버지가 심각한 기억상실에 시달린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빠졌다.
장례식이 끝나고 집에 돌아온 뒤,
아버지는 끝도 없이 물으셨다.
네 엄마는 어디 있냐고.
나는 도돌이표처럼 되풀이해서 설명해야 했다.
엄마, 돌아가셨잖아요.
아버지에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왜 아무도 말해주지 않은 게냐?
왜 장례식에 날 데려가지 않은 게냐?
왜 네 엄마가 입원한 병원에 나는 가보지 않은 게냐?
일련의 일들은 아버지의 기억에 없었다.
------- 본문 6쪽 중에서
필립 톨레다노의 아버지는 단기기억 상실을 동반한 치매에 걸린 상태였다. 알츠하이머는 아니었고 정신이 종종 또렷하고 명료했지만, 기억은 20~30분 간격으로 단절되었다. 필립은 암담한 현실에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유일한 자식이었던 그는 아버지를 모셔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을 때와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아버지를 모시고 산 지 일 년여가 지나, 필립 톨레다노는 사진을 찍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웹사이트를 만들어 아버지와의 소소한 일상을 사진과 단상에 담아 올리기 시작했다. 정신이 허물어진 연로한 아버지와 함께하는 하루하루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기록이자 즐거운 폭로였다.
그런데 뜻밖의 일들이 벌어졌다. 놀랍게도 세계 곳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웹사이트에 찾아와 뜨겁게 반응했던 것이다. 수년간 교류가 없었던 아버지에게 연락을 드려야겠다고 고백하는 아들, 부모님이나 조부모님을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고 말하는 자식, 부모님 생전에 작별인사를 나눌 기회를 놓치는 바람에 두고두고 후회가 된다고 털어놓는 사람 등등이 쓴 댓글과 이메일이 쇄도했다. 자신의 부모 사진을 첨부한 이메일도 적지 않았다. 필립의 웹사이트는 올마이페이브스(All My Faves) 선정 ‘2010년 최고의 사이트(Best of 2010)’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200만 네티즌을 감동시킨 포토 에세이
출간 즉시 아마존 베스트셀러(사진 책 1위)
필립 톨레다노는 웹사이트에 올린 글과 사진을 바탕으로 책을 펴내기로 했다. 그런데 출간을 앞두고 필립과 출판사는 표지 사진으로 어떤 사진을 고를지를 정하지 못해 난항에 빠지고 말았다. 그러다 필립의 사연에 뜨겁게 호응해준 사람들에게 의견을 물어보는 것이 좋겠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고, 그동안 이메일을 보내준 수많은 사람들에게 표지 사진을 골라달라는 이메일을 돌렸다. 결국 그들의 의견을 반영해 표지 사진이 정해졌다.
마침내 2010년 미국에서 《아버지와 함께한 마지막 날들(Days With My Father)》이 발간되었다. 발간일은 ‘아버지의 날’인 6월 셋째 일요일. 이 책은 출간 즉시 아마존닷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사진 책 1위). 영화화도 뒤따랐다. 책에 실리지 않은 미공개 영상과 사진, 저자 인터뷰 등을 추가해 약 45분 분량의 짧은 다큐멘터리 《A Shadow Remains》가 2012년 공개되었다.
너무 늦지 않게 찾아온 사랑과 작별의 시간
치매에 걸린 100세에 가까운 나이의 아버지를 모신다는 것은 얼마나 힘겨운 일이었을까. 하지만 저자 필립 톨레다노는 아버지와 함께한 나날에 정말로 감사한다고, 이보다 더 큰 선물은 없을 거라고 말한다. 3년여의 시간 동안, 말하지 못한 채 가슴에 묻어둔 이야기 같은 건 하나도 없으며, 서로 바닥까지 다 보여주면서도 한 점 후회 없이 사랑을 나누었기 때문이다. 그는 아버지가 얼마나 재미있는 분인지를, 자식이 이룬 것에 대해 당신께서 자부심을 느꼈음을 알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필립 톨레다노의 글과 사진은 슬플 때보다 재미있을 때가 더 많다. 또한 애정 어린 시선을 잃는 법이 없다. 무엇보다도 과장하거나 신파에 기대지 않고 진솔하면서도 절제된 표현으로 일상을 그려냄으로써 깊고 뭉근한 여운을 남긴다.
이 책은 회한의 경험을 통해 후회 없이 사랑할 지혜를 배우고 이를 실천한 아들의 기록이다. 그래서 자식으로서 ‘후회할 운명’을 지닌 우리에게, 부모에게만은 사랑에 서툰 존재인 우리에게, 이 책은 바로 지금이 사랑을 표현할 때임을 일깨워준다.
◎ 추천사
사라진 다음에야 이해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사라지고 나서야 실체가 뚜렷해지는 것들이 있다. 사랑, 혹은 아버지, 어머니. 이 책은 모든 것이 사라져 폐허가 된 마음의 기록이다. 이 책은 그러나 사라진 것들의 흔적을 사진으로 되살린 마술의 기록이기도 하다.
- 김중혁(소설가)
카페에서, 이 책의 교정지 파일을 열었다. 첫 페이지를 열자마자 갑자기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사람들이 볼까봐 고개를 숙인 채 휴지로 눈물을 훔쳤다. 가출해서 멋대로 쏘다니다가 예기치 않게 부모를 만난 기분이었다. 잊고 있었다. 그 존재감을. 이럴 때는 긍정할 수밖에 없고 또한 부정하고 싶어진다. 우리가 돌아갈 가장 확실한 곳은 죽음뿐이라는 걸. 노인은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모든 걸 알고 있다. 인생의 슬픔과 기쁨, 고통과 환희가 그 그로테스크한 표정들에 다 담겨 있다. 아흔이 넘은 아버지의 마지막 일상과 죽음을 바라보는 아들의 시선 속에 담긴 깊은 애정이, 그 순간들을 담담하고도 뭉클하게 포착한다.
- 성기완(시인, 뮤지션(3호선버터플라이 멤버))
많이 사람들이 비슷한 일을 겪고 비슷한 사연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처럼 아름답고 진솔하게 들려주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 《뉴욕타임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